딸기가 보는 세상/이웃동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위험등급 상향

딸기21 2011. 3. 1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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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 위험등급이 한 단계 격상됐습니다. 1박2일 동안 헬기와 살수차를 동원, 냉각수 투입작업을 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18일 후쿠시마 원전 1~3호기 원자로 화재·폭발로 인한 사고의 등급을 국제원자력사고평가등급(INES) 기준 4단계 ‘해당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사고’에서 5단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사고’로 올렸습니다. 보안원은 4호기에 대해서도 3단계 ‘중대한 고장’으로 평가했습니다.

안전보안원은 이날 오후 6시쯤 웹사이트(nisa.meti.go.jp)에 공개한 자료에서 “1~3호기에 바닷물을 계속 넣고 있지만 2, 3호기에서 연기가 계속 분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INES 5단계는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원전사고와 같은 등급입니다.

일본 내에서 지금까지 최고 위험도를 기록했던 것은 99년 이바라키현 도카이무라 핵연료공장 방사성물질 누출사고(4단계)였습니다. 앞서 일본 측은 1~3호기 위험도를 4단계라 발표했으나, 프랑스 원전관리당국은 “최고 위험등급(7단계)이었던 체르노빌보다 한 단계 낮은 6단계”라며 일본 정부보다 위험도를 훨씬 높게 잡은 바 있죠.



18일 제한송전 실시로 사이타마현 미사토시의 일부지역이 어둠에 잠겨있다. 
도쿄전력은 지진 이후 지역별로 돌아가면서 전기 공급을 중단하고 있다. /교도

 

이번 안전보안원 등급조정은 프랑스 등의 평가보다는 위험도를 낮게 잡은 것이긴 하지만, 일본 당국이 1~3호기 노심이 일부 용해됐음을 공식 확인하고 4호기의 폐연료봉 보관소 상황도 심각하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더욱이 이날 등급조정은 전날부터 계속된 자위대·경찰청·소방청·도쿄전력의 공동 급수작전 이후에 이뤄졌습니다. 당초 당국이 판단했던 것보다, 실제 작업을 하면서 파악한 현장 상황이 훨씬 심각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당국은 전날에 이어 18일에도 후쿠시마 1원전에 접근해 물을 붓고 전기를 연결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이날 오전 자위대 소방차가 무너져가는 3호기 원자로에 수십톤의 물을 들이부었습니다. 1호기 부근에서는 같은 시각 도쿄소방청 소방팀이 현장 가까이 다가가는 모험을 감행했습니다. 3호기 물 투입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1호기의 폐연료봉 저수조에 물을 넣을 수 있을지 알아보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러나 전날 헬기를 동원해 4차례에 걸쳐 공중에서 30t의 물을 3호기에 뿌렸던 자위대 측은 18일에는 헬기를 띄우지 않았습니다. 방위성은 “현장에 헬기를 준비시키긴 했으나 자위대원들의 위험과 효과를 검토하고 다시 결정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뒤 지상 차량작업만 했습니다. 경찰청도  “지상에서 원자로 윗부분의 폐연료봉 저수조에 물을 뿜어올리기는 힘들다”며 차량 살수작업을 중단했습니다.

 

자위대와 경찰청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것은, 현장의 위험성에 비해 효과가 적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18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기자회견에서 “수증기가 올라온 것으로 보아 어제 부은 물이 3호기 폐연료봉 저수조에 닿은 것은 틀림없지만 얼마나 들어갔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밤 지상에서는 자위대 소방차량 5대와 경찰청 고압살수차 1대가 원자로를 향해 물을 쏘았습니다. 그러나 경찰청 차량의 물줄기는 원자로 건물에 닿지도 않았다고 요미우리는 보도했습니다. 

원자로에서 2㎞ 떨어진 서쪽 문 부근에서 측정된 방사선량은 18일 자정 무렵 시간당 351.4마이크로시버트(μSv)에서 오전 11시에는 265μSv로 다소 떨어졌으나, 살수작업 덕분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미야모토 신이치 전 도시바 원자력기술연구소장은 “17일 공중에서 뿌린 30t 중 1t도 저수조에 닿지 못했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이틀간의 작업으로 원자로에 송전선을 일부 연결했지만 냉각장치를 가동시킬 수 있는지는 불확실한 모양입니다. 도쿄공업대의 니노카타 히사시 교수는 “전력이 복구돼도 쓰나미로 소금물이 들어간 상태여서 냉각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며 “원자로 내부에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을 들여보낼 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국 정부의 냉각기술 지원요청을 거부했던 일본은 결국 미국 측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미군 태평양 사령부는 이날 후쿠시마 원전 문제 해결을 돕기 위해 450명의 방사능 피해관리 전문가의 파견을 본국 정부에 요청했다고 합니다. 

계속 뒷북만 쳐온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은 18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일본에 오면서 방사선량 측정팀도 데려왔다”며 “오늘 밤부터 IAEA 직원 1명을 도쿄사무소에 상주시켜 도쿄 도내 방사선량을 측정키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도쿄 시민들의 불안감이 더 커질지, 안심을 시켜주는 수치가 나올지... 

 
결국 해결 방안이 묘연한 가운데 일본은 도호쿠 대지진 발생 뒤 두번째 주말을 맞게 됐습니다. 지진·쓰나미 사망자는 18일 현재 6539명으로, 1995년 한신(고베) 대지진의 6434명을 넘어선 것으로 공식 집계됐습니다. 지진 당시 쓰나미로 가라앉은 땅은 여의도에 48배인 400㎢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본 판단착오로 사태가 이 지경에...?


“후쿠시마 원전 포기도 감안하자(미국).” “안된다(일본).” 

도호쿠 대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 제1원전에 이상이 생긴 뒤 미국 정부가 일본 측에 기술지원을 제안했으나 일본 정부가 거절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18일 집권 민주당 간부의 말을 인용, “미국 정부가 원자로 냉각을 기술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일본 정부가 거절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지난 11일 도호쿠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판명된 직후에 제안을 해왔는데, ‘기술적 지원’의 내용이 원자로 폐쇄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일본 측이 거부했다는 겁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원전을 재가동하는 데에 집착한 나머지 현재와 같은 위험을 예상치 못하고 판단착오를 했다는 뜻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측은 원자로 냉각기능을 복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미국의 제안이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와 여당 안에서도 “그 때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였더라면 원자로들이 폭발해 방사성물질이 주변에 퍼지는 지금 같은 심각한 사태는 없었을 것”이라는 비판론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18일 이 보도 내용에 대해 질문을 받고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과 최대한 협력을 하고 있다”며 “실무적인 면에서는 현지(원전)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보아가며 의논, 조정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참고로 이 양반의 화법은 너무나너무나 두루뭉수리... 이고 내용 없는 조사 류의 군더더기가 많더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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