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분노의 지리학

딸기21 2008. 6. 1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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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지리학 : 공간으로 읽는 21세기 세계사
Why Geography Matters : Three Challenges Facing America

하름 데 블레이 저 | 유나영 옮김 | 천지인




부제는 괜찮은데, 큰 제목이 좀 지나쳤다. 영어 원제가 말해주듯 이 책의 주제는 ‘지리학은 중요하다’라는 것이다. 이 세상 돌아가는 일을 (특히 미국인들은) 좀 알아야 한다, 그런데 지리적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이 세상 돌아가는 일을 잘 알 수 있다, 하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내용이다. 제목에다가 괜하게 <분노>라는 강한 어감의 단어를 집어넣어놓으니 책에 대한 모종의 이미지가 선입견으로 와 박히는데, 사실 책의 ‘색깔’ 같은 것은 없다. 국제정세를 지리적 공간과 연결지어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지리학자이지 국제정치 전문가는 아니다. 그래서 국제정치에 대한 분석은 그리 면밀하지는 않다. 하지만 책 많이 읽고 신문기사 많이 읽고 하면서 충실히 정리해(이것만 잘 해도 어느 정도 통찰력은 생긴다고 본다) 알기 쉽게 설명한다는 장점이 있다. ‘신문기사와 지도를 같이 읽는다’라는 컨셉트로 술술 읽어갈 만 하다. 



▷ 이라크의 시아파는 이란 시아파와 힘들고 복잡한 관계를 맺어왔다. 지도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이란 후지스탄 지방(주도는 아바즈)은 실제로 아랍인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데, 이 지방의 일부를 합병하는 것이 1980년대 이란과의 전쟁에서 사담의 목표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라크 아랍게 시아파와 이란 시아파의 견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지도에 나타나있지 않다. 이라크 시아파는 아크바리라는 신앙형태를 고수하며, 강한 정치적 동기가 없고 굳이 정치적 권력 구조를 만들려고 나서지 않는다. 반면 이란의 시아파는 우술리 교의를 따르는데 이 교의에서는 종교와 정치 사이의 연결 고리가 훨씬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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