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한국 사회, 안과 밖

미국 & 한국, 전직 대통령들이 받는 돈은?

딸기21 2013. 3. 26. 14:01
728x90

미국 대통령이란 자리가 쉬운 자리일 리 없다. 돈도 많이 들어가는 자리다. 현직일 때뿐 아니라 물러난 뒤에까지 돈이 들어간다. 

한국에서도 ‘29만원 밖에 없다’는 전직 대통령의 경호 및 처우가 논란거리가 된 적 있지만, 미국 국민들 역시 이미 백악관을 떠난 전직 대통령을 위해 큰 돈을 내야 한다. AP통신이 25일 미국 대통령들에게 들어가는 ‘퇴임 후 비용’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도했다.


미국 조사기관인 의회리서치서비스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납세자들은 지난 한 해 전직 대통령들을 위해 370만달러(약 40억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직대통령법’에 따르면 대통령들은 백악관을 떠난 뒤 각료 수준의 연봉을 지급받는다. 지난해의 경우, 전직 대통령들은 연금 20만달러를 받았고, 사무실 운영비 9만6000달러를 별도로 지급받았다.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간 전직 대통령은 조지 W 부시였다. 부시는 버락 오바마 현대통령의 바로 직전 대통령이기 때문에, 법에 따라 이전 대통령들보다 많은 돈을 받는다. 부시는 연금으로 40만달러를 받았다. 

연방정부 돈을 지원받아 고향인 텍사스주의 댈러스에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사무실 전화요금으로만 8만5000달러가 나갔다. 그 밖에 여행 경비로 6만 달러를 썼다. 부시가 한 해 동안 받아 쓴 돈을 모두 합하면 130만달러에 이르렀다.

부시보다 대외활동을 훨씬 더 많이 하는 빌 클린턴은 100만달러, 그 전 대통령인 조지 H 부시는 85만달러를 썼다. 클린턴은 정부로부터 받은 돈 대부분을 사무실 임대료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턴은 땅값 비싼 뉴욕의 할렘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데 그 임대료만 연간 44만2000달러였다. 

생존하는 전직 대통령 중 재임기가 가장 앞섰던 지미 카터는 50만달러를 받았다. 


2010년 미국 백악관 로즈 가든에 모인 미국 대통령들. 조지 W 부시 전대통령(맨 왼쪽),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가운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만나 아이티 지진 구호 등에 대해 논의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전직 대통령이 사망하면 부인이 연금을 받는다. 하지만 연금액은 일반인들의 예상보다는 적다. 

미국인들이 지금도 사랑하는 로널드 레이건의 부인 낸시는 지난해 2만달러를 받기로 돼 있었지만 스스로 사양했다. 그 대신 활동에 필요한 우편 관련 경비로 1만4000달러를 받아 썼다. 


미국의 전직대통령법이 제정된 것은 1958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 때다. 물러난 이들이 ‘품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지만, 최근에는 반대론이 많이 나온다. 

공화당 하원의원 제이슨 샤페츠는 지난해 전직 대통령 연금 상한선을 20만달러로 낮추자는 법안을 발의했다. 국민 돈으로 품위를 유지시켜줘야 할만큼 돈 없는 전직 대통령이 어디 있냐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샤페츠 의원은 “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벌어들이는 돈은 대부분 자신의 경력을 활용해서 나오는 것이므로, 전직 대통령이 연간 4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면 초과액만큼을 연금에서 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샤페츠의 법안은 하원에서 부결됐지만 전직 대통령의 ‘부유한 생활’에 대한 납세자들의 시각은 곱지 않다.


한국은 전직 대통령 처우에서 미국보다 인심이 후하다. 민주통합당 정청래 의원은 얼마전 트위터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퇴임 뒤 월 1125만원의 연금을 받으며 비서관과 운전기사 등 4명의 인건비도 지원받는다”고 썼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의 95%를 연금으로 받는다. ‘보수연액’은 대통령이 매달 받는 돈의 8.85배로 시행령에 정해져 있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 ‘장관급’ 보수를 받는데 비해 한국의 전직 대통령은 예우를 잘 받는 셈이다. 이 전대통령은 올해 1억8600만원 정도의 연금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법상 전직 대통령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경우 예우를 박탈당하기 때문에, 전두환·노태우 두 전대통령은 금전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두 전대통령의 경호비용으로 연간 15억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