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혐의로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64·아래 사진) 전 중국 충칭(重慶)시 당서기가 기소됐다. 뇌물, 공금횡령, 직권남용 등의 혐의가 인정되면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관영 신화통신은 25일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 인민검찰원이 이날 뇌물 수수와 횡령,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보시라이를 중급인민법원에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보시라이가 “국가기관 업무에 종사하면서 직무상 권한을 이용, 재물을 챙긴데다 그 액수도 매우 크다”며 “피고인은 국가와 인민에 중대한 손실을 끼쳤다”고 강조했다.
앞서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산둥성 고위직 판사 여러명이 최근 행적을 감췄다면서 사법 당국이 보시라이 재판에 앞서 판사들을 소집, 비공개회의를 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르면 다음달 중순 지난에서 보시라이에 대한 공판이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보시라이는 중국 혁명의 ‘8대 원로’ 중 한 명인 보이보(薄一波) 전 부총리의 아들로, 중국 공산당 고위층 자제들을 가리키는 이른바 ‘태자당’의 선두주자였다. 인구가 3000만명이 넘는 충칭시 당을 이끌며 범죄 소탕과 빈부격차 해소 등 문화대혁명 식의 좌파정책을 들고나와 서민층에게 인기를 끌었으며 한때는 최고지도부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개혁개방을 계속 추진하려 하는 지도부가 이런 선동정치에 부담을 느끼면서 낙마했다.
검찰은 보시라이를 기소하면서 구체적인 뇌물 액수와 횡령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홍콩의 일부 언론들은 중국 내 소식통들을 인용해 “뇌물·횡령 금액이 총 3000만 위안(약 54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6460만 위안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류즈쥔(劉志軍) 전 중국 철도부장(장관)이 사형유예(사형을 선고하되 집행유예 기간의 반성 태도에 따라 무기징역형으로 감형할 수 있도록 한 중국의 형량제도)를 선고받은 것으로 미뤄, 보시라이는 일단 사형선고는 면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류즈쥔의 사형유예 자체가 보시라이의 사형선고를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분석도 많았다.
중국 최고지도부가 여름철에 함께 휴가를 보내며 여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다음 주에 개최될 예정이어서, 이 회의에서 보시라이의 처분이 최종적으로 정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딸기가 보는 세상 > 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교도들의 무슬림 공격, '종교충돌'에 휩싸인 아시아 (2) | 2013.08.11 |
---|---|
플랜테이션의 역습... 아시아 곳곳 '물 부족' (1) | 2013.08.11 |
호주인들이 시리아로? 호주 무슬림사회 '시리아 파장' (0) | 2013.07.17 |
면도한 빈라덴 못알아본 파키스탄 경찰... '아보타바드 위원회 보고서' (0) | 2013.07.09 |
파키스탄 무샤라프, 반역죄로 제소... '쿠데타 사슬' 끊길까 (0) | 2013.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