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이란과 시리아를 '한방'에?

딸기21 2005. 10. 3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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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두 나라, 이란과 시리아. 사실 두 나라는 좀 다르다. '좀'이 아니라 많이 다르다. 민족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역사가 다르고 체제가 다르다. 시리아는 요즘은 변방이지만 아랍의 중심이었다. 반면 이란은 이란이다(자세히 설명하기는 좀 귀찮아서 -_-;;).

오늘 아침 어느 분 말씀, 내가 양쪽 대통령들 얘기를 쓰자고 했더니 '궁지에 몰린 두 중동지도자' 가 되는 거냐고 묻는다. '두 중동 지도자'라 하면 어감이 좀 묘해지는데, 이란 대통령은 이란 지도자고 시리아 대통령은 시리아 지도자...라고 할수는 있겠지만;; 이란과 시리아 대통령을 '중동 지도자'로 받아들일 중동 사람들은 거의 없다는 점. 암튼 이건 딴 얘기고.

이 두 나라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이슬람 그중에서도 시아파가 많은 드문 나라들이라는 것, 그리고 미국이 미워한다는 것이다.



“시리아, 너 잘 만났다” 별르는 미국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 배후로 지목된 시리아가 유엔 제재를 막기 위해 외교 총력전에 나섰다. 시리아는 자체 조사위원회를 만드는 등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미국은 이참에 철퇴를 날리겠다는 기세다. 2000년 아버지 하페즈 알 아사드의 뒤를 이어 집권한 바샤르 알 아사드(40 · 오른쪽 캐리커쳐) 대통령은 취임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오는 1일(현지시간) 이사국 외무장관 회의를 열어 대(對)시리아 결의안 채택 여부를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30일 보도했다.
앞서 지난 21일 유엔 ‘하리리암살 진상조사단’은 시리아가 사건의 배후에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냈었다. 미국은 즉시 시리아 제재 결의안을 만들어 이사국들과 협의를 벌였다. 결의안은 ▲하리리 암살 조사에 적극 협력할 것을 시리아에 촉구하고 ▲관련 인물들을 구금하고 자산을 동결토록 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시리아에 경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급해진 시리아는 29일 자체적으로 특별조사위원회를 만들었고 아랍권에서 미국의 양대 맹방인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지원을 요청했다. 30일에는 파루크 알 샤라 외무장관이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안보리 이사국 외무장관들을 만나 제재의 부당성을 설파할 예정이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사드 대통령의 앞길은 험난해 보인다. 결의안이 채택되려면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찬성해야 하고, 5개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존 볼튼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문제는 거의 해결됐다”고 말해 결의안을 채택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이 이미 끝났음을 시사했다. 볼튼 대사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은, 그동안 시리아를 ‘비호’해온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약조를 받아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시리아가 레바논 내 무장단체들과 이라크 테러집단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유엔 조사보고서는 하리리 암살에 아사드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매형인 아세프 샤우카트가 직접 개입했다고 지목하고 있어, 아사드 대통령이 직접 칼날을 맞아야 하는 상황도 올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참에 이란도 혼쭐을 내자” “누구 맘대로”


초강경 발언으로 미국과 유럽을 계속 자극해온 마무드 아마디네자드(49 · 왼쪽 캐리커쳐) 이란 대통령이 설화(舌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없애자”는 발언으로 서방측의 빗발치는 비난에 부딪쳤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에도 강경 자세를 굽히지 않고 핵 활동을 계속할 것임을 선언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우라늄 전환시설 가동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임 정부는 신뢰구축이라는 명분으로 너무 많은 것을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7월 초 취임 이래 무하마드 하타미 전대통령의 개혁파 정권이 유럽측과 약속했던 핵 개발 보류 약속을 모두 깨뜨렸으며, 서방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행보를 거듭해왔다.

미국과 유럽국들은 이란 새 정부의 공격적 언사를 더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불거져나온 이스라엘 비난 발언은 국제사회에서 이란의 입지를 몹시 약화시켰다. 이란 외무부는 “이란은 다른 나라를 무력 공격하거나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으나 이스라엘은 즉시 이란을 유엔에서 제명할 것을 촉구했고, 유엔은 이란을 비난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내부에서도 하타미 전 대통령이 “이런 말들은 세계에서 우리에게 수백가지 정치적, 경제적 문제를 만들어냈다”고 말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그러나 유엔 성명이 나온 29일에도 이슬람 민병대 ‘바시즈’ 지도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할 수 없다는 발언을 되풀이했다. 30일에는 최고종교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마저 “시오니스트들은 팔레스타인의 저항으로 무너질 것”이라고 말하는 등 이란 강경파들의 반 이스라엘·반미 발언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시리아 결의안, 강대국들의 '교묘한 담합'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meets to vote
unanimously in favor of a resolution demanding Syria
cooperate with a U.N. probe into the death of
former Lebanese prime minister Rafik Hariri
in New York October 31, 2005. REUTERS / Keith Bedford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31일(현지시간)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사건에 대해 시리아측의 조사 협조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됐다. 그러나 이번 결의안은 당초 미국과 영국, 프랑스 3국이 만들었던 초안에서 한발 물러서 금수조치 등 제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약화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안보리가 이사국 외무장관 회의를 열어 시리아에 하리리 암살사건 조사 전면 협조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언급됐었으나, 결의안은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미국 등 3국은 시리아 제재에 반대해온 러시아와 중국을 설득하기 위해 제재에 대한 언급을 삭제하는 대신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문구를 넣는 선에서 절충, 만장일치 찬성을 이끌어냈다.

결의안은 시리아에 ▲유엔 조사단 조사에 무조건 협력할 것 ▲유엔 조사단이 지목한 용의자들의 재산동결과 출국 금지 ▲용의자들에 대한 유엔의 자유로운 조사를 허용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시리아는 이날 결의안 채택에 대해 "안보리는 시리아의 범죄 개입을 전제로 해서 절차를 진행시켰다"며 반발했다. 시리아는 결의안이 통과되자 아랍국들에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아랍연맹에 긴급 정상회의 소집을 요청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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