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에 센서와 통신기능을 달아 인터넷에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시대가 오고 있다. 장사가 될 것 같은 분야가 있으면 ‘생태계’를 새로 만든다며 거액 베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 IBM이 사물인터넷 시대를 노리고 30억달러(약 3조33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31일 IBM이 사물인터넷 분야에 앞으로 4년 동안 3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사물인터넷은 가전제품이나 모바일 장비 등 온갖 종류의 물건에 데이터 센서를 달고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막대한 잠재력을 지닌 분야로 평가된다. 장비·통신은 물론 보안산업 등 다양한 부문이 연결돼야 하는 복합적인 IT 패러다임이기도 하다.
IBM은 웨더채널 등 정보공급망을 보유한 미국 케이블·위성방송회사 웨더컴퍼니와 계약해 우선 날씨와 관련된 정보들을 비즈니스에 접목할 수 있도록 하는 사물인터넷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IBM은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과 데이터 분석 부문에서 축적된 능력을 활용, 기업들의 사물인터넷 비즈니스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사물인터넷 관련 사업조직을 새로 만들고 거액을 쏟아붓기로 했다.
‘빅 블루’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한때 IT 업계를 대표했던 IBM은 장비·인프라·컴퓨터·소프트웨어 등 모든 부문에서 거센 도전을 받았고, 시대에 뒤쳐진 ‘공룡’ 취급을 받는 듯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시스템스 같은 대기업들은 물론이고 아일라 네트웍스나 PTC 같은 스타트업 기업들로부터도 파상공세를 받고 있었다.
IBM이 사물인터넷에 거액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전통적인 경영스타일을 되풀이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 분야의 사업성을 그만큼 높게 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밥 피치아노 IBM 분석부문 수석부사장은 “여러 소스로부터 전달되는 정보들을 결합시키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IBM이 트위터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트위터 데이터들과 비즈니스의 접목을 꾀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IBM과 손잡기로 한 웨더컴퍼니는 애틀랜타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70만개의 날씨 정보를 1초에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자랑한다. IBM은 자신들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블루믹스’를 이용해 사물인터넷 앱을 개발할 수 있게 지원하게 된다. 웨더컴퍼니는 항공기나 드론, 모바일 기기 등에 있는 센서를 이용해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정교한 날씨 정보를 보낼 수 있다. IBM은 지난달 클라우드와 모바일, 분석기술 분야에 4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시장조사회사 IDC는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에서 2021년까지 세계에서 사물인터넷을 장착할 수 있는 장치 수가 280억개에 이를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GE는 사물인터넷 시스템을 통해 향수 20년 동안 세계의 총생산이 15조달러 늘어날 것이라 내다봤다. 시스코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지멘스 등은 이미 사물인터넷 분야에 10억달러 이상씩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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