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이웃동네, 일본

일본은 가끔씩 사람을 놀라게 한다

딸기21 2006. 1. 2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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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 라이브도어의 회계부정 사건으로 출발한 일본의 ‘라이브도어 스캔들’이 결국 도쿄 증시 전체를 뒤흔들었다. 라이브도어 쇼크로 도쿄증시에 매도 주문이 몰리면서 전산망 과부하 때문에 거래 전체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 도쿄증시 시스템의 취약성이 단번에 드러난 이번 사건으로 일본이 충격에 휩싸였다.

초유의 ‘거래 전면중단’ 조치

도쿄증권거래소(동증∇證)는 18일 오후 라이브도어 파문으로 주식 매도주문이 쇄도하면서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을 우려가 커지자 전 종목 매매를 정지시키는 전례없는 긴급조치를 실시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동증은 이날 오후 2시40분 도쿄증시 2409개 전종목과 전환사채(CB) 등의 매매를 강제 정지시키는 조치를 사상 처음으로 발동했다. 처리능력의 한계로 전종목 매매가 정지된 것은 1949년 동증 설립 이래 처음이다. 니시무라 다이조(西室泰三) 동증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라이브도어에 대한 검찰 수사 사실이 알려지면서 팔자 주문이 몰려 약정 건수가 갑자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측은 19일부터 당분간 거래 시간을 30분 단축하고, 1일 약정건수가 400만건을 넘거나 거래 주문건수가 850만건을 넘을 경우 다시 전 종목 매매를 정지시키기로 했다. 동증의 거래시간 단축조치는 버블(거품)이 최고조에 달했던 1988년 이래 18년 만이다.


일본 오사카 시민들이 18일 도쿄 증권거래소 주식거래 전면 정지 뉴스가 실린 니혼게이자이신문 호외를 받아보고 있다. / 교도


초유의 ‘전 종목 거래 중단’ 사태까지 간 것은 도쿄증시의 거래전산망 과부하 때문. 동증 시스템은 1일 매매주문 900만건, 매매 약정은 450만건까지 처리할 수 있다. 도쿄증시의 규모에 비해 시스템 처리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전부터 나왔으나 동증이 안일하게 대응, 시스템 보강을 게을리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약정건수는 16일까지 1일 300만건 정도였으며 라이브도어 문제로 주가가 급락한 17일에는 382만건으로 급증, 시스템 과부하가 사실상 ‘예견’됐었다. 일본 정부는 동증에 시스템 증강을 서두르라고 긴급 지시했다.

라이브도어 상장 폐지 검토

작은 인터넷 벤처기업에서 출발해 10년여만에 6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한 라이브도어는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일본 경제계의 총아로 각광받았다.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堀江貴文) 사장은 일본 최대 민영방송 후지TV 인수전을 벌여 재계의 기린아로 부상했고, 비록 낙선하긴 했지만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에 발탁돼 지난해 9월 총선에 이른바 `자객'으로 무소속 출마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분식 결산으로 허위 경영보고서를 만들고 헛소문을 퍼뜨려 주가를 조작한 혐의가 드러나면서 도쿄지검의 수사를 받게 됐다. 고이즈미 총리와 자민당은 `호리에 불똥'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흘전만해도 시가총액 1조200억엔을 호가했던 라이브도어의 주식은 18일 하한가에도 거래가 끊겼다. 동증 측은 라이브도어의 주식 상장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국 증시 동반 하락

이날 도쿄증시 닛케이 평균주가는 한때 전날보다 746.43엔 떨어진 15059.52까지 내려가, 2001년 미국 9.11 테러 이래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기관투자자들이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종가는 전날보다 464.77엔 떨어진 15341.18엔으로 마감됐다.

도쿄 증시 급락과 거래중단, 유가 반등세 등으로 이날 세계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도쿄 증시 급락에 이어 인텔과 야후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못미치는 것으로 발표되자 미국 뉴욕증시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날보다 23.05포인트(1.00%)가 내린 2,279.64를 나타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1.46포인트(0.38%) 하락한 0,854.86에 거래가 종료됐다. 유가가 반등했던 것도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 증시도 도쿄증시 영향으로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싱가포르 증시는 전날보다 0.74%, 대만은 3.16%, 홍콩은 0.61%가 각각 떨어졌다. 유럽에서는 영국 런던시장의 FTSE100지수가 전날보다 1.1% 떨어진 5636.6을 기록했고, 독일의 DAX지수도 1.8% 떨어졌다. 프랑스의 CAC 지수도 1.6%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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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취약하다는 건 좀 놀라운데,
이건 나의 '상상' 수준의 추측인데 말이다.
어쩌면 일본은 너무 안전(=안일)하다보니깐 외려 위험해지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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