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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그다디는 죽었다" 공식 발표한 트럼프…정치적 궁지 벗어날까

딸기21 2019. 10. 27.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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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백악관에서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사망했음을 확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사망 사실을 확인한 극단조직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8)는 숨질 당시 ‘폭탄조끼’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리아 북부 철군으로 터키의 침공을 허용,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알바그다디 제거에 성공함으로써 일단 체면을 살린 셈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알바그다디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극악한 테러조직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죽었다”라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에서 벌어진 알바그다디 제거작전을 직접 승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작전에서 미군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터키, 이라크의 IS 격퇴전 협력에 사의를 표하면서 터키의 공격을 받고 있는 시리아 쿠르드족도 특별히 언급했다. 앞서 그는 기자회견을 예고하면서, 들뜬 기분을 그대로 드러내듯 트위터에 “대단한 일이 일어났다!”는 글을 올렸다. 미국의 묵인 하에 터키가 시리아 북부를 침공, 쿠르드 무장조직을 무력화하면서 IS 격퇴 전선이 흐트러졌다는 비판이 비등하던 상황이었다.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성과’를 강조하며 궁지를 모면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가 집권하기 오래 전부터” 저질러진 IS의 만행들을 열거하면서 이번 작전은 “믿을 수 없는” 것이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잔혹한 살인자를 제거”한 소식을 전해들은 전날 밤은 “대단한 밤이었다”고 했다. “겁쟁이(알바그다디)는 개처럼 죽었다”면서 “미국은 위대하다”고 말했다. 연설에 이은 질의응답에서는 “러시아군이 있는 지역에서 작전을 했다”며 러시아의 협력을 수차례 강조했다. 중동에서 러시아에 밀리는 데에 대한 미국 내의 비판적인 시각을 의식한 듯했다. IS가 얼마나 위험한 조직이었는지 여러번 설명하면서 “집권 첫날부터 나는 ‘알바그다디는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알바그다디는 터키 쪽 국경과 가까운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의 바리샤 지역에 있는 은신처에 숨어 있었다. 미군은 2주쯤 전부터 정보를 입수해 작전을 준비했다. ‘델타포스’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미 육군 특수작전사령부 소속 제1특수부대작전분견대 정예군인들이 은신처를 급습했고. IS 전투원들과 교전을 벌였다. 2011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은신 중이던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넵튠 스피어 작전’을 수행한 것은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이었는데 이번엔 델타포스가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알바그다디는 2014년 10월 미군 등 연합군의 폭격에 부상을 입었으며 그 후 몇 차례나 사망설이 돌았다. 하지만 모두 루머로 판명됐다. 2015년 2월 요르단 공군의 거센 공습으로 IS 조직원 7000명이 시리아에서 사망했지만 이미 알바그다디는 이라크로 넘어가 모술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군이 모술의 은신처로 알려진 곳을 맹폭했으나 역시 제거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 공격은 피할 수 없었다. 미군의 공격이 시작됐을 때 알바그다디는 자폭테러범들이 입는 폭탄조끼를 입고 있었고, 가족들도 함께 있었다. 빠져나갈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자 그는 몸에 두르고 있던 폭탄을 터뜨려 자폭했다. 교전이 시작되고 2시간 만이었다. 바그다디의 아내 두 명도 역시 입고 있던 폭탄조끼를 터뜨려 자폭했다. 미군은 이후 현장을 수습하고 DNA 분석을 통해 사망자가 알바그다디임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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