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파키스탄 소요, 교민들은 어떤지

딸기21 2006. 2. 17.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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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에서 `무하마드(마호메트) 만평' 항의시위 와중에 15일 한국계 기업이 수십억원대의 재산 피해를 입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슬라마바드에 거주하고 있는 교민 조숙자(55)씨는 16일 전화 통화에서 한국 교민들이 안전문제 때문에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그런 일이 발생해 충격을 받았다면서 파키스탄 곳곳은 계속되는 거센 시위로 아수라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조씨는 "이번 사건은 우발적인 일일 뿐"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파키스탄에서 아주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큰 피해를 입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슬라마바드에서 4년째 거주하며 한국식당 `서울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조씨는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으니 외출을 자제하자고 교민들이 자체적으로 연락망을 돌렸는데, 어젯밤에 결국 폭력 시위로 우리 기업이 피해를 입었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특별히 한국 기업을 겨냥한 것이라기보다는 시위 도중 일어난 사고로 본다"고 말했다.




불에 탄 페샤와르의 버스정류장


앞서 아프가니스탄과 접경한 파키스탄 북부 대도시 페샤와르에서는 만평 항의시위대가 폭도로 변해 한국계 기업 삼미대우가 운영하는 고속버스 터미널에 불을 질렀다. 이 방화로 고속버스와 밴, 터미널 시설 등이 불타면서 30억원에 이르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슬람권 만평 항의시위로 한국인 혹은 한국계 기업이 피해를 입은 것은 처음이다.

삼미대우는 과거 ㈜대우가 소유했던 파키스탄 현지법인이었으나, 대우그룹이 무너진 뒤 삼미에 매각됐다. 현재는 파키스탄 동부 대도시 라호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한국인 직원 4명에 현지 직원 2800명을 고용한 대기업이다. 파키스탄 곳곳에 도로망을 건설하고 이슬라마바드와 페샤와르, 라호르, 라왈핀디 등 주요 도시들을 잇는 고속버스 운송망을 운영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몇손가락 안에 드는 대기업에 속한다. 조씨는 "삼미대우는 이곳에서는 한국의 대명사라 해도 될 정도"라면서 "무슬림들의 공격을 받을 별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파키스탄에는 한국 교민 350∼400명 가량이 거주하고 있다. 수도 이슬라마바드에는 60∼70명이 살고 있으며, 대부분 교민들은 남부 수출항인 카라치나 라호르에 거주한다. 방화 사건이 일어난 페샤와르에는 한국인 기독교 선교사 1명만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선교사의 안전은 15일 저녁 확인됐다고 조씨는 전했다.

 

  엇, 저기 갔던덴데!! 저기가 한국 기업이었다고라고라;;; 근데, 저기가 저렇게 불타다니- 아니, 알고는 있었지만, 또 뭐랄까. 으으으 2006/02/16    
  외신들도 저 사진을 많이 썼는데, 정작 저게 한국기업 소유인지는 잘 몰랐나봐. 2006/02/17    
  내가 갔던 곳에 무슨 일이 생기면 기분이 이상하고 가슴이 아프지... 2006/02/17  



파키스탄 시위 확산 (2006.2.20)

파키스탄에서 `무하마드 만평'으로 촉발된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서방의 이슬람 모독에 항의하는 집회는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위로 바뀌었고, 보안군이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봉쇄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AP통신은 파키스탄 보안군이 19일 이슬라마바드 주변을 에워싸고 모래주머니 등으로 참호를 만들어 봉쇄했으며 주요 도로들도 모두 통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보안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면서 실탄을 발사하기도 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 주전국에 시위금지령을 내렸으며 주요 이슬람 지도자들을 가택연금했다. 이슬람세력과 야당들은 정부 조치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만평 항의시위는 아랍권보다도 특히 이슬람권의 `변방' 지역인 파키스탄에서 격렬하게 일고 있다. 현지 TV들은 단지 혼돈을 즐기는 듯 파괴행위에 열을 올리며 카메라를 향해 웃어보이는 10대들의 모습을 비췄다. 파키스탄에서 유독 거센 시위가 일어나는 배경에는 무샤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숨어 있다. 1998년 무혈쿠데타로 집권한 군 출신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슬람 세력을 탄압하고 미국에 아프가니스탄 침공기지를 제공하면서 그 댓가로 30억 달러 이상의 원조를 받았다. 하지만 국민들에게는 경제적 혜택이 돌아가지 않았고, 미군의 알카에다 수색작전으로 민간인 피해만 늘어났다. 이슬라마바드의 시민운동가 자라풀라 칸은 "무샤라프는 미국을 향해 `이 혼란을 진압하려면 나를 더 밀어달라'고 말할 것"이라며 현 정부가 이슬람 세력을 탄압하면서 한편으론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현재 중국을 방문 중이다.

주말 내내 이슬람권에서는 만평 항의시위가 계속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시위대 수백명이 미국대사관을 공격했으며 터키 이스탄불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기독교도와 무슬림간 오랜 충돌이 벌어져왔던 나이지리아 마이두구리 지역에서는 기독교도 15명이 피살됐다. 17일에는 리비아에서 시위대 10명이 사살됐었다.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만평 사태로 숨진 사람이 총 45명에 이른다고 AP가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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