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는 로봇 매니아들에겐 도요타만큼이나 유명한 회사다. 1992년 매서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자들이 만든 팀에서 출발했고, 소프트뱅크 그룹이 지분을 갖고 있다가 2020년 12월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했다. 한때는 미국 산업혁명의 중심지였고 이어 미국 노동운동의 중심이 됐던 매서추세츠주 월댐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 회사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뛰고 달리고 던지고 잡고, 심지어 사람들에게 얻어 맞고 춤추는 로봇들이다. 예를 들면 스팟(SPOT)은 개 모양의 로봇인데 사방을 돌아다니며 ‘보고’ 움직인다.
핸들(HANDLE)은 두 바퀴 유모차에 긴 팔 하나가 달린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창고에서 무거운 상자를 나르고 쌓는 작업을 꽤 부드럽게 할 수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아틀라스(ATLAS)다. 휴머노이드인 이 녀석은 자갈 덮인 산길을 달리고, 사람이 공을 던지면 비틀거리다가 다시 중심을 잡고, 물건을 들고 가라고 지시를 내리면 온갖 방해공작을 이겨내고 임무를 수행한다.
2019년까지 상용화된 것은 이 회사 제품 중 스팟 밖에 없다. 그러나 지치지 않고 감정도 없고 대들지도 않는 이런 로봇들이 생산 현장에서 쓸모가 얼마나 많을지를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자동차 공장을 비롯한 대형 사업장의 생산시설들이 기계화, 자동화된 것은 이미 지난 세기의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 안팎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디자인하고 설계하고 지휘하고 관리감독하고 경영하는 것 외에도 기계 생산의 틈새에는 사람들의 손이 필요한 자잘한 일들이 반드시 있었다. 그런 노동에 아틀라스를 투입한다면. 숱한 ‘작은 노동’들이 로봇의 몫이 될 것이다.
잠깐 생각을 돌려, 좀 더 먼 미래의 노동자들을 상상해보면 어떨까. 인간이 기계와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게 아니라, 아예 우리의 몸의 일부가 기계화하는 미래 말이다. 인공지능이 완전히 사람들의 두뇌 수준을 따라가기 전까지는, 아무래도 사람이 개입하는 편이 기업들 입장에선 나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의 팔뚝 혹은 다리 근육을 기계화해서 인간의 장점과 아틀라스의 장점을 결합시켜버리면 어떨까. 지금은 황당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특이점이 온다>에서 기계와 인간의 구분이 점점 사라지는 ‘버전 2.0 인체’, ‘버전 3.0 인체’를 상상한다. 그는 이르면 2030~40년대에 그런 일들이 시작될 거라고 했는데 그것이 들어맞을지, 혹은 섣부른 예측일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저 동영상 음악 믹스한 사람은 대단대단.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오래 전부터 동영상 팬이었는데.
현대차를 다시 봤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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