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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여행은 처음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전에도 이탈리아 땅을 밟은 적은 있다. 제일 처음 닿았던(이라고밖에는;;) 것은 아마도 2006년. 난민촌 둘러보고 로마에서 비행기 갈아타는 동안 몇 시간이 남아 포로로마노를 봤다. 그때 모처럼 즐거웠고, 참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이번에는 어떨까?
유적들은 결국 폐허다. 오랜 세월이 흐르고 흘러서 지금은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공간. 일상을 벗어난 공간인 것이다. 그래서 폐허에 가면 늘 기분이 좋아진다. 경건함이 결합된, 시공간을 이동해와 스스로 이물질이 된 것 같은 즐거움이랄까. 시간적 격리와, 일상이 사라져버린 공간의 특별한 느낌이 경외감을 주고 때로는 우리를 압도해버린다.
그런 곳들에 가면 기분이 좋아진다. 사실 '좋아진다'라는 말로만은 설명하기 참 힘든데, 예전에 <사라진 버려진 남겨진> 책을 쓰면서도 많이 적었지만, 인간은 참 위대하구나, 그리고 인간은 참 오만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어쩐지 숙연해지기도 하고 '문명'이라는 복잡한 실체가 갑자기 머리와 마음 속으로 훅 들어오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그리하여 결론은, 이번에도 포로로마노는 매우 좋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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