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부시가 나쁜건지, 미국인들이 멍청한 건지

딸기21 2006. 6. 1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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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을 겨냥해 핵무기 개발 의혹을 제기하고 군사공격 위협까지 서슴지않고 있지만 세계인들은 이란보다 `이라크에 주둔하는 미군의 존재'가 세계평화에 더 큰 위협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 미국의 주장과 달리 이라크전쟁으로 사담 후세인이 축출된 뒤 세계는 이전보다 "더 위험해졌다"는 여론이 지배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HT)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미 워싱턴의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미국의 대외 이미지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보도했다.


◆"미국이 이란보다 더 위험"


퓨리서치센터가 3월31일부터 5월14일까지 세계 15개국 1만67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세계인들이 보는 미국의 이미지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미국의 절친한 우방국 국민들조차 미국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미국을 도와 이라크전에 파병을 했다가 2004년 마드리드 열차폭탄테러 사건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스페인의 경우 미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사람은 조사대상자의 23%에 그쳤다. 작년 41%보다도 훨씬 떨어진 수치다. 미국의 맹방 영국에서조차도 미국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2002년에는 75%였다. 인도,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하락했다. 이슬람국가인 터키에서는 12%만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대답했다.

 

영국과 이집트, 요르단, 인도네시아인들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최대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과 독일은 이란 핵문제를 가장 큰 위협으로 꼽았다. 반면 중국, 러시아, 프랑스, 스페인, 터키, 인도, 파키스탄 7개국 응답자들은 미군의 이라크 주둔이 최대위협요인이라고 답했다. 영국과 인도네시아, 이집트, 요르단도 이란 강경정부보다는 미군의 이라크 주둔이 세계평화에 더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유일하게 북한을 꼽았다.

 

"후세인 축출로 세계는 안전해졌다"는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주장과 반대로 "이라크전 뒤 세계가 더 위험해졌다"는 응답이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이라크 정국 전망도 대개 부정적이었다. 미군의 이라크 주둔에는 미국과 독일에서만 과반수가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벌이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지지도도 낮아져, 러시아와 인도에서만 50%를 웃돌았다. 스페인에서는 20%에 그쳣다. 이라크 정국에 대한 전망도 대개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각국 응답자들은 보통의 미국인들에 대한 호감과 부시 행정부에 대한 반감을 명확히 구별해 이미지 실추의 원인이 부시대통령에 있음을 보여줬다. 일본인들은 82%가 "미국인들이 좋다"고 말해 미국인 호감도에서 최고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대상국에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부시 미국 내 인기는 상승


미국이 세계를 주무르고 있지만 정작 미국인들의 세계에 대한 인식 수준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쿠바 관타나모 등지에서 벌어진 미군의 포로학대에 대해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90% 이상의 응답자가 "언론을 통해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미국인들 중에는 "모른다"는 사람이 25%였다. 지구온난화 현상에 대부분 응답자들이 큰 우려를 나타냈으나 미국과 중국에서는 20%만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세계에서 반감을 사고 있는 부시대통령은 미국 내에서는 오히려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다. 지난달 31%로 바닥을 쳤던 부시대통령 지지도는 이달 들어 실시된 USA투데이-갤럽 공동조사에서 38%로 상승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이라크 알카에다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 사살이 부시대통령 지지도를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라크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응답도 두달 전 39%에서 48%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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