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13

토끼 울타리.

토끼 울타리.도리스 필킹턴. 김시현 옮김. 황금가지. 5/19 오랫동안 책꽂이에 꽂아만 두고 있다가 생각이 나서 회사에 들고 왔다. 퇴근길 전철 안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책이 길지도 않거니와 재미가 있어서 후다닥 넘겼다. ‘혼혈아들을 원주민들 틈에 버려둘 수 없다’는 이유로 호주 백인들이 몰리 자매 세 소녀를 이름만 학교일뿐인 강제수용소에 넣었는데, 소녀들은 그곳을 탈출해 백인들이 쳐놓은 토끼막이 울타리를 따라 2400km를 걸어 집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다. 이 소녀들은 ‘혼혈’이었고, 책에는 백인들이 얼마나 잔혹하게 혹은 무의식중에 원주민들을 죽였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와 있지 않다. 오히려 이 책 속의 백인들은 자기네들 멋대로 혼혈 소녀들을 ‘보호’하려고 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고, 실제로 그런 측면도..

딸기네 책방 2006.05.19

제국의 지배자들- 이제부터 호주를 미워하리라

제국의 지배자들 존 필저 / 문현아 옮김 / 책벌레 "인도에는 조합원 30만명이 모두 여성인 자가고용여성협회가 있고, 브라질에는 토지없는 사람들의 운동이 있으며 멕시코에는 사파티스타가 있다. 대개 서방에서는 거의 알지 못하는 이들의 승리는 웅장하다. ...서방에서는 그런 승리의 소식들을 잘 모른다. 아르헨티나에 관한 보도는 우리의 삶과 관계 있는 투쟁소식들은 없고 온통 혼란에 관한 것뿐이다. 언론자유를 위한 터키 언론인들의 투쟁, 콜롬비아 노동조합원들의 투쟁, 동아시아의 새로운 ‘호랑이’ 노조의 투쟁 같은 웅장한 이야기는 서방에 거의 알려지지 않는다. 신화와 달리, 사람들은 그다지 순종적이지 않다. 냉전 종식 이후의 정치적 초현실주의 시기는 끝났다. 사람들은 다시 움직이고 있다. -머리말 중에서" 구구절..

딸기네 책방 2006.02.18

독수리의 눈

독수리의 눈 론 버니 (지은이) | 심우진(그림) | 지혜연 (옮긴이) | 우리교육 | 2000-09-25 호주 동화를 보는 건 처음이다. 호주라는 나라, 어릴 적에는 백호주의라는 이상한 사상을 가진 나라 또는 캥거루나 코알라같은 동물들이 사는 낯선 나라 정도로만 알았었다. 물론 지금도 내게 호주는 낯선 나라다. 호주에 대한 이미지가 바뀐 계기를 굳이 찾으라면 한 장의 그림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백인 정복자들이 원주민을 사냥하는 그림을 책에서 본 일이 있다. 말을 탄 백인들이 총과 창을 들고, 도망치는 원주민들을 사냥하는 그림. '독수리의 눈'은, 내가 그림에서 보았던 바로 그 장면을 글로 써놓은 동화다. 동화라고는 하지만, 말 그대로의 페어리 테일은 절대 아니다. 사촌지간인 소년과 소녀는, 가족들이 ..

딸기네 책방 2000.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