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228

'바그다드 카페'는 없다... 이라크 카페들 노린 잇단 테러

이슬람 성월 ‘라마단’을 맞아 낮동안 금식한 이들이 한밤의 식사를 즐기기 위해 찾아든 이라크 키르쿠크의 한 카페. 금식을 깨는 만찬 즉 ‘이프타르’를 위해 모인 사람들에게 지난 12일 참사가 덮쳤다. 한 남성이 카페로 들어와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 외친 뒤 자살폭탄테러를 저지른 것이다. 시끌벅적하던 카페는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했다. 이 공격으로 39명 이상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시 당국은 추가공격을 우려해 시내 카페들에 임시 휴업령을 내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290km 떨어진 키르쿠크는 이라크의 주요 유전 도시 중 하나다. 키르쿠크 뿐 아니라 이라크 곳곳에서 카페를 노린 테러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 4월 바그다드 시내 알아메리야의 ‘카페 두바이’에서 폭탄테러가 일..

바그다드, 그 후 10년 (이라크 전쟁 10주년)

10년 전 '황해문화'에 이라크 전쟁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10년 후, 다시 황해문화(2013년 여름호)에 보낸 글입니다. 2003년 1월 18일, 영하의 추위 속에서 미국 워싱턴의 의사당 앞에 수만 명이 모여 ‘전쟁 반대’를 외쳤다. 미국을 ‘깡패 국가’라 부른 것은 북한도 이라크도 이란도 아닌, 미국의 시민들이었다. 시위대의 피켓 중에는 ‘정권 교체(Regime Change)’라 적힌 것들도 있었다. 하지만 시위대가 원하는 정권 교체의 대상은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악마 취급을 하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아니라 부시 자신이었다. 시민들은 부시가 말한 ‘악의 축’이라는 발언을 부시에게로 돌리면서 “이 악이 우리 아이들 머리위에 내리지 않기를” 바랐다. 그날 프랑스에서는 파리를 비롯한 40개 도..

이라크라는 나라

이라크라는 나라.... 이라크전이 벌어진 지 벌써 10년이 지났지요. 물어오시는 분들이 계셔서, 자료 삼아 이라크에 대한 뒤늦은 ‘소개’를 올려봅니다. 오래 전 역사 역사가 아주 깁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라 중 하나입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오래됐다 하지만, 중국의 갑골문자가 오래됐다 하지만, 오늘날의 이라크와 이란 북부, 시리아와 터키 북부로 이어지는 ‘비옥한 초승달’ 지역이야말로 인류 문명의 요람이었습니다. 문자라는 ‘개념’(문자 자체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글자라는 개념을 말하는 겁니다)이 싹트고 농경이라는 것이 시작된 게 이 지역이었습니다. 1258년 바그다드를 공략하는 몽골의 훌라구. /위키피디아 이 나라의 특징은 유라시아 한복판에 있다는 것. 동쪽엔 이란이, 북쪽엔 터키가, 남쪽엔 ..

케리 미 국무 중동 첫 순방, 시리아 해법은?

2009년 2월 미 상원 외교위원장이던 존 케리 의원이 시리아를 방문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직후 이뤄진 깜짝 방문이었다. 전임 조지 W 부시 정부가 북한·이란과 함께 ‘악의 축’으로 지목했던 시리아를, 오바마 정부는 반대 방향에서 접근했다. 이라크 안정화, 이란 핵협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과정, 레바논 헤즈볼라 문제 등 중동의 여러 난제를 푸는 연결고리로 여기고 관계개선을 추진했던 것이다. 케리는 다마스커스로 가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만났고, 이후 미국은 시리아와 대사급 외교관계를 복원했다. 4년이 지나 오바마 2기 정부가 출범했고 케리는 미국의 외교 수장인 국무장관이 됐다. 지난 19일부터 중동 순방에 나선 케리의 행보는 4년 전과는 반대다. 이번엔 이·팔, 요르단, 이라크에..

이라크전 10년, '하지 말았어야 했던 전쟁'

>2003년 1월18일, 영하 7도까지 내려가는 강추위 속에 미국 워싱턴의 의회의사당 앞에 수만명이 모여 ‘전쟁 반대’를 외쳤다. 미국을 ‘깡패 국가’라 부른 것은 북한도 이라크도 이란도 아닌, 미국의 시민들이었다. 시위대의 구호 중에는 ‘정권 교체(레짐 체인지)’도 있었다. 그들이 원하는 정권 교체의 대상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악마 취급하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아니라 부시 자신이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이던 프랑스에서도 그날 40개 도시에서 반전 평화시위가 벌어졌다. 영국, 러시아, 일본, 시리아, 요르단, 이집트, 독일, 스웨덴, 그리고 한국.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평화집회가 열려 미국의 무모한 전쟁 계획에 항의했다. 베트남전 반대 시위가 유럽과 미국에 국한된 것과 달리 이 때..

이라크에 대한 조지 W 부시의 거짓말들

벌써 10년이 되어가는군요. 저도 실은 잊고 있었습니다. 10년 전의 바그다드를. '전쟁이 일어난 그 날'이 다가오니, 이라크 전쟁 10년을 돌아보는 외신 기사들이 하나둘씩 흘러 나오네요. 10년 전의 기억 - [황해리포트] 카우보이가 파괴하는 바빌론 그래서,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볼까 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조지 W 부시의 거짓말'이 되겠습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한 뒤 테러조직 알카에다(Al Qaeda)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Osama Bin Laden. 1957-2011)이 은신해있던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War On Terror)’은 아프간 침공으로만 끝나지 않았습니다. President George W. Bush addres..

조지 부시의 걸프전 개전 선언

1990년 8월 2일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Saddam Hussein Abd al-Majid al-Tikriti. 1937-2006)이 산유국 쿠웨이트를 침공했습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 미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파견됐습니다. 쿠웨이트 유전을 이라크의 공격에서 보호하고 사우디 국경에 대규모로 집결해 있는 이라크 군대를 저지한다는 명목이었죠. 이른바 ‘사막의 방패(Desert Shield)’ 작전입니다. 8월 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라크에 경제제재를 취했고, 이라크가 금수(禁輸) 조치(엠바고·embargo)를 위반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해군을 동원해 페르시아 만(통칭 영어 고유명사로 ‘걸프(Gulf)’라고 하면 미국 멕시코 만(灣)을 가리키는 용어였으나, 걸프 전(戰) 이후 페르시아 만을 지칭하는 용..

2010 중동·아프리카

이라크전이 공식 종료됐습니다. 이란 핵문제는 별 돌출 없이 한 해 동안 지리한 공방이 반복됐습니다. 이스라엘의 여러 가지 만행과 말썽이 또다시 문제가 됐습니다. 아프리카는 의미심장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이 복잡다단한 지역에 대한 초간략 정리랍니다. 먼저 중동 정세. 이라크 미군 철수, 전쟁 종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8월 31일 대국민 연설에서 ‘이라크 자유작전(Operation Iraqi Freedom)’이 끝났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로써 미국의 이라크 전쟁은 공식 종료됐습니다. 미군은 이미 올초부터 단계별 철수를 시작해 8월 말에는 전투부대들이 거의 모두 이라크를 떠났습니다. 시리아 접경지대 등 ‘요주의 지역’을 남기고 바그다드 시내의 캠프들은 폐쇄됐습니다. 한때 16만명에 이르던 미군들은 9월..

아부 그라이브, 그 후 6년

2004년 세계를 분노에 빠뜨렸던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의 수감자 학대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미군 병사들은 이라크인 수감자들에게 극도의 모욕과 고통을 주는 고문을 저지르면서 ‘웃고 즐기는’ 모습이 사진 등으로 공개돼 엄청난 비난을 받았지요. 만행의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문제가 다시 미국에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2004년 아부 그라이브 사건 당시 미국의 이라크전을 책임지고 있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의회에 나와 증언하면서 “비참하고 짐승 같은 학대와 잔인함을 겪은” 이라크인 수감자들에게 보상을 해줄 법적인 길을 찾았다고 말했습니다. 아부 그라이브 스캔들로 사임 압력에 부딪친 럼즈펠드는 “보상을 해주는 것이 올바른 일”이라면서 “우리가 하는 일을 지켜보라”고 말했습니다. In this May ..

미군 떠난뒤 중동은

미군은 이달 말 이라크를 떠난다. 이라크 내 미군 주요 기지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착착 정리되고 있다. 시리아 접경지대 등 ‘요주의 지역’을 남기고 바그다드 시내의 캠프들은 진작에 폐쇄됐다. 한때 16만명에 이르던 미군들은 9월1일부터 5만명 선으로 줄어든다. 남는 병력 대부분은 재건 작업을 지원하고 치안을 돕는 역할을 주로 하게 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임무 종료’ 선언이 발표되고 ‘눈에 보이는 미군’의 존재가 줄어들고 나면 이라크엔, 중동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오바마 대통령은 철군을 강행하고 있지만,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은 23일 미군 전역병들을 상대로 연설하면서 이라크 상황에 대해 혼란스런 평가를 내비쳤다. ‘포스트워(post-war) 이라크’의 미래와 중동 정세의 향방에 대해 미국조차 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