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세포의 시간을 거꾸로 되돌려보내는.

딸기21 2007. 6. 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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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과학자들이 생쥐의 피부 세포에 간단한 유전자 조작을 가해 배아줄기세포(ESC)와 비슷한 상태로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ESC가 아닌 일반 세포를 가지고도 비슷한 기능을 얻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 건데요. 이번 연구를 통해 ESC 연구의 윤리논란을 피해갈 길이 열렸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6일 보도했습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다 자란 세포의 성장단계를 되돌린 것이어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는군요.

상상할수 있으십니까? 성장단계를 되돌린다는 것.

야마나카 신야(山中 伸彌) 교수가 이끄는 교토(京都)대 연구팀은 생쥐의 피부세포에 성장과 관련된 유전자 4개를 집어넣어 어떤 조직으로든 분화될 수 있다는 ESC와 비슷한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연구팀은 유전자신호를 조작한 이 세포를 키워 조직세포를 생산해냈다고 합니다.
당초 연구팀은 유전자 24개를 가지고 실험을 해오다 단지 4개만 있으면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는군요. 연구팀은 지난해 이 4개 유전자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고, 야마나카 교수팀과 동시에 미국 매서추세츠주 화이트헤드 연구소 등에서 2개 팀이 비슷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세 팀은 모두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고요. 이들의 연구결과는 나란히 과학전문지 `네이처'와 `셀' 등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야마나카팀의 연구결과를 발전시키면 ESC가 없이도 신장, 간, 심장 등의 장기를 인공배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연구가 ESC 연구에 뒤따르는 `생명파괴' 논란을 `거의 혹은 모두' 없애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과연? 뿐만 아니라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함으로써 장기이식 때 면역 거부반응 같은 부작용도 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유전자 이식은 ESC 연구의 핵심인 핵이식보다 기술적으로도 쉽다는 이점이 있다고 합니다.
미국 하버드 의대 데이빗 스캐든 교수는 "세포에 유전자조작을 가해 재프로그래밍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은 대단한 성과"라며 "연구 수준을 10년은 앞당긴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스탠포드대 생화학자 어빙 바이스먼도 "바이오 의약품 연구의 현단계에서 상상할 수 있는 최대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했습니다.

이 얘기를 들은 제 후배는, "그렇다면 (사람이) 늙지 않고 다시 젊어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해요.
"내 팔뚝에서 팔 하나가 또 나오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냐"라고도 하고요.

세상엔 상상할수도 없는 일들이 '현재진행형'으로 많이도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사실, 양을 가지고 양을 만든다는 것, 10년 전만 해도 누가 상상이나 했나요. 소한테 고기를 먹여 피식피식 쓰러지게 만드는 짓 따위를 인간들이 하고 있다고, 누가들 알았나요, 인간들이 피식피식 쓰러지기 전까지.
저는 기술 만능주의를 싫어합니다만 그래도 낙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요. 과학기술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과학기술도 체제의 패러다임 안에서 이뤄지는데, 연구가 이뤄지는 '내부'의 의사소통 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그런 건지도... (그래서 한국인들 모두가 자발적으로 황우석 박사에게 속아넘어갔는지도 모르지요)

서로 다른 종의 유전자가 섞인 것을 키메라라고 부르는데, 야마나카팀 말고 화이트연구소 팀에서는 저렇게 '되돌려진' 배아를 쥐에게 착상시켜 새로운 쥐를 탄생시키는 연구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배아가 아닌 일반세포를 썼을 뿐, 핵이식-착상-복제로 이어지는 과정은 흔히 말하는 ESC 복제와 비슷합니다.
얼마전에 영국에서 미노타우루스를 만드는 연구를 하려다가(소와 사람의 유전자를 섞으려 했지요) 당국의 금지령으로 무산됐는데, 사람들이 하는 짓,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습니다. 제 후배의 생각이 영 '냉택없는'(그 녀석이 잘 쓰는 표현입니다;;) 얘기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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