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블레어의 구두

딸기21 2007. 6. 22.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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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성공의 비밀은 신발에 있었다."

10년간의 집권 뒤 오는 27일 퇴임하는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의 농담 섞인 고백이 화제가 되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최근 더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18년 동안 동고동락한 구두 한 켤레"를 소개하면서 자신이 누려온 모든 영예를 "구두 덕"으로 돌렸다. 블레어 총리는 10년전 총리 취임 이래로, 매주 의회에서 대정부 질의에 답할 때마다 어김없이 이 구두를 신었다면서 "모든 것이 신발 덕분이었다면 우스꽝스런 말로 들리겠지만 그 구두와 18년을 함께 했으니 감사할만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화제의 구두는 영국 중부 노댐튼의 처치스(CHURCH'S)라는 구두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발등 부분에 구멍이 뚫려 있는 아일랜드 전통식 가죽구두다. 영국인들은 아일랜드 사투리를 빌려 이런 신발을 `브로그(Brogues)'라고 부른다. 블레어 총리의 이 `고백'이 알려지자 처치스에는 신발에 대해 묻는 질문이 폭주했다. 18년전 한켤레에 150파운드(약 28만원)였던 이 구두는 지금은 2배 가까운 290파운드에 팔리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이 신발을 너무 좋아해서, 심지어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사라고 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블레어 총리와 친한 데이빗 블런킷 전 내무장관은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블레어가) 자꾸만 사서 신어보라고 해서 결국 사고 말았다"고 말했다. 총리직을 이어받을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도 똑같은 구두를 1999년 한켤레 구입했는데, 역시 블레어 총리가 권유한 것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더타임스는 명쾌한 것을 좋아하는 블레어 총리가 공개적으로 `미신'에 가까운 발언을 한 것은 이번 신발 이야기가 처음이라면서 "하지만 부인 셰리 여사는 총리 관저에 풍수 전문가를 부른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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