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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정신없이 바쁘기도 했고 여러가지로 복잡한 처지였는데, 그 와중에도 '막간의 틈'이 있었어요. 저절로 생겨난 것은 아니고, 정말 힘들게 바쁜 생활의 樂으로 만들어낸 틈이었달까요. 교보문고에 가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백야행>을 읽었습니다. 상중하 3권으로 돼있어서 월화수 내리 사흘을 교보로 달려가 2시간씩 '독파'를 해야 했어요. 이렇게 말하면 정신없이 바빴다는 제 말이 설득력 없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덕택에 거의 연예인 수준으로 짜여진 스케줄 -_- 을 소화해야 했답니다.
저는 유독 '성장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글쎄, '유독'이라고 말할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군요, 다른 분들도 다들 성장소설, 성장을 다룬 영화 좋아하시는지 어떤지 잘 모르니까. 아무튼 저는 굳이 성장소설로 분류되지 않는 것들까지도 가끔은 그 테마에 맞춰서 읽곤 하거든요. 예를 들자면 토마스 해리스의 <양들의 침묵>도 제겐 클라리스 스털링 수사관의 어릴적 악몽에서 '나비로의 도약'을 다룬 성장소설로 읽혔답니다.
<백야행>을 드라마로 먼저 보았는데요, 보시다시피 아야세 하루카와 야마다 타카유키 주연입니다. 저는 보지 않았습니다만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세카추)에서 나란히 주연을 맡았던 배우들이고, <백야행>의 주제가도 <세카추>와 똑같이 (무섭게 생긴 미녀) 시바사키 코우가 불렀어요. 검색해보니 <백야행> 드라마는 작년 봄에 나온 것이니까 저는 일드매니아인 아지님 덕에 꽤 '핫'한 시점에서 본 것이 되는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드라마 쪽이 소설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누군가와 '폭력적 욕구'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엽기적, 악마적 범죄라든가, 잔혹한 폭력 뭐 그런 것들. 하드고어 영화 같은 것 저는 보지도 않습니다만 '남들은 왜 그런 걸 볼까' 생각해보면 - 뭐, 어떤 사람들은 너무나 싫어하는 롤러코스터 따위 나는 좋아하는 것과 비슷한 것 아닐까,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피 철철 넘치는 거라면 저는 너무너무 싫어해요. 시각적 잔혹성 뿐 아니라 범죄 이야기 자체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무언가를(특히 살아있는 대상을) 찢어발기고 싶다든가, 두들겨패고 싶다든가, 그런 생각은 해본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자판 두드리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내 모습을 상상하려 해도 솔직히 잘 되지 않아요. 그런 종류의 사악함이라면, 천성적으로 안 가지고 태어난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그렇게 어지럽고 심란한 것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 하는 인간형일까요.
엽기잔혹물, 범죄물을 놓고 "인간 본성의 사악함을 그렸다"라고 하는 것이 저로서는 별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인간 본성은 사악한가? 아니면 '어떤' 인간 중에는 사악한 본성을 가진 자들이 있는 것인가? 혹은 인간 본성 중 '어떤' 측면은 사악함을 갖고 있단 말인가?
사악한 인간은 없다, 인간에게 사악한 본성 따위는 없다, 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인류 역사상의 그 수많은 사악함과 잔인함을 설명할 도리가 없을테니까. 그냥 범죄물이나 추리소설을 놓고 편하게 얘기하자면 그냥 내 경우는 '인간 본성' 운운하는 쪽은 이해 안 간다는 거고요. 반면에 '어쩔수 없이 나락으로 빠져드는' 상황이 설득력 있게 묘사돼 있다면 그리 마다하지는 않습니다.
"나도 그렇게 하고(죽이고) 싶었어, 그러니까 내가 죽인 거야"
드라마 <백야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사. 드라마는 어린 소년소녀의 극도로 '왜곡된 성장'을 보여줍니다. 장면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고 상황들이 설득력있어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반면에 소설은, 별 다섯개 중에 세 개 이상은 주고 싶지 않습니다. 일찌감치 범인을 알리고 들어갔던 드라마와 달리 원작소설은 추리소설 형식에 충실한 편인데요. 그러다보니 인간 본성이 사악해져가는 과정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여주인공의 미모를 지나치게 강조한 탓에 특별할 것 없는 팜므파탈류 정도로만 읽혔습니다.
여주인공으로 나오는 아야세 하루카. 윗 사진은 드라마 <백야행>의 한 장면이고, 밑의 사진은 잘 모르겠네요. 아이돌스럽게 나왔네...
인터넷에서 사진 찾아보니, 수영복에 컵 사이즈 강조해서 찍은 것들이 우르르 쏟아져나오더군요 -_-
저는 아야세의 얼굴이 일본 여배우들 중엔 거의 제일 이쁘지 않을까(더 예쁜 배우는 <런치의 여왕>의 타케우치 유코 정도? ^^) 하고 생각하는데... 일단 멍청해뵈지 않아 좋고요, 청순하면서도 팜므파탈 같은 분위기가 없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실제로는 그래뷰어 모델 출신이래요. 그래뷰어(일본말로는 '그라비아' -_-)는 화려한 원색의 컬러인쇄를 가리키는 말인데, 우리 말로 하자면 '선데이서울 모델' 같은 거겠지요. 비키니 차림새 세미누드 미소녀들 사진 모아놓은 원색잡지 모델. 아야세는 그라비아로 출발해서 <세카추>에서 대성공을 거뒀고, <백야행>을 통해서 인기를 굳혔지만 '출신' 이야기가 꼭꼭 따라붙는다는군요. 그렇거나 말거나, 이쁘고 연기도 좋으니 대성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유독 '성장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글쎄, '유독'이라고 말할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군요, 다른 분들도 다들 성장소설, 성장을 다룬 영화 좋아하시는지 어떤지 잘 모르니까. 아무튼 저는 굳이 성장소설로 분류되지 않는 것들까지도 가끔은 그 테마에 맞춰서 읽곤 하거든요. 예를 들자면 토마스 해리스의 <양들의 침묵>도 제겐 클라리스 스털링 수사관의 어릴적 악몽에서 '나비로의 도약'을 다룬 성장소설로 읽혔답니다.
<백야행>을 드라마로 먼저 보았는데요, 보시다시피 아야세 하루카와 야마다 타카유키 주연입니다. 저는 보지 않았습니다만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세카추)에서 나란히 주연을 맡았던 배우들이고, <백야행>의 주제가도 <세카추>와 똑같이 (무섭게 생긴 미녀) 시바사키 코우가 불렀어요. 검색해보니 <백야행> 드라마는 작년 봄에 나온 것이니까 저는 일드매니아인 아지님 덕에 꽤 '핫'한 시점에서 본 것이 되는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드라마 쪽이 소설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누군가와 '폭력적 욕구'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엽기적, 악마적 범죄라든가, 잔혹한 폭력 뭐 그런 것들. 하드고어 영화 같은 것 저는 보지도 않습니다만 '남들은 왜 그런 걸 볼까' 생각해보면 - 뭐, 어떤 사람들은 너무나 싫어하는 롤러코스터 따위 나는 좋아하는 것과 비슷한 것 아닐까,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피 철철 넘치는 거라면 저는 너무너무 싫어해요. 시각적 잔혹성 뿐 아니라 범죄 이야기 자체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무언가를(특히 살아있는 대상을) 찢어발기고 싶다든가, 두들겨패고 싶다든가, 그런 생각은 해본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자판 두드리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내 모습을 상상하려 해도 솔직히 잘 되지 않아요. 그런 종류의 사악함이라면, 천성적으로 안 가지고 태어난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그렇게 어지럽고 심란한 것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 하는 인간형일까요.
엽기잔혹물, 범죄물을 놓고 "인간 본성의 사악함을 그렸다"라고 하는 것이 저로서는 별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인간 본성은 사악한가? 아니면 '어떤' 인간 중에는 사악한 본성을 가진 자들이 있는 것인가? 혹은 인간 본성 중 '어떤' 측면은 사악함을 갖고 있단 말인가?
사악한 인간은 없다, 인간에게 사악한 본성 따위는 없다, 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인류 역사상의 그 수많은 사악함과 잔인함을 설명할 도리가 없을테니까. 그냥 범죄물이나 추리소설을 놓고 편하게 얘기하자면 그냥 내 경우는 '인간 본성' 운운하는 쪽은 이해 안 간다는 거고요. 반면에 '어쩔수 없이 나락으로 빠져드는' 상황이 설득력 있게 묘사돼 있다면 그리 마다하지는 않습니다.
"나도 그렇게 하고(죽이고) 싶었어, 그러니까 내가 죽인 거야"
드라마 <백야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사. 드라마는 어린 소년소녀의 극도로 '왜곡된 성장'을 보여줍니다. 장면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고 상황들이 설득력있어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반면에 소설은, 별 다섯개 중에 세 개 이상은 주고 싶지 않습니다. 일찌감치 범인을 알리고 들어갔던 드라마와 달리 원작소설은 추리소설 형식에 충실한 편인데요. 그러다보니 인간 본성이 사악해져가는 과정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여주인공의 미모를 지나치게 강조한 탓에 특별할 것 없는 팜므파탈류 정도로만 읽혔습니다.
여주인공으로 나오는 아야세 하루카. 윗 사진은 드라마 <백야행>의 한 장면이고, 밑의 사진은 잘 모르겠네요. 아이돌스럽게 나왔네...
인터넷에서 사진 찾아보니, 수영복에 컵 사이즈 강조해서 찍은 것들이 우르르 쏟아져나오더군요 -_-
저는 아야세의 얼굴이 일본 여배우들 중엔 거의 제일 이쁘지 않을까(더 예쁜 배우는 <런치의 여왕>의 타케우치 유코 정도? ^^) 하고 생각하는데... 일단 멍청해뵈지 않아 좋고요, 청순하면서도 팜므파탈 같은 분위기가 없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실제로는 그래뷰어 모델 출신이래요. 그래뷰어(일본말로는 '그라비아' -_-)는 화려한 원색의 컬러인쇄를 가리키는 말인데, 우리 말로 하자면 '선데이서울 모델' 같은 거겠지요. 비키니 차림새 세미누드 미소녀들 사진 모아놓은 원색잡지 모델. 아야세는 그라비아로 출발해서 <세카추>에서 대성공을 거뒀고, <백야행>을 통해서 인기를 굳혔지만 '출신' 이야기가 꼭꼭 따라붙는다는군요. 그렇거나 말거나, 이쁘고 연기도 좋으니 대성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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