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아프간 인질사건 '후폭풍'

딸기21 2007. 9. 3. 08:17
728x90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에 억류돼 있던 한국인 인질들은 풀려놨지만 인질사태의 후폭풍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질사건과 이후의 협상 과정을 통해 존재를 과시한 탈레반은 한국인들이 아프간 영토 내에서 모두 나갈 것을 재차 요구하며 한국 대사관을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서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한국 측으로부터 몸값을 받았다고 큰소리치며 "테러 자금으로 쓰겠다"고 공언, 한국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탈레반 대변인 역할을 해온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2일 한국이 인질 석방 조건 중 하나였던 `한국인 전원 철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카불의 한국대사관 등을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아마디는 "한국은 석방 조건으로 8월 내에 아프간에 있는 모든 한국 민간인을 철수시키겠다고 했지만 오늘(9월2일)까지도 일부가 남아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약속을 어겼다면 카불의 한국 대사관을 비롯해 한국이 지원한 교육시설까지 공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카불 서부에는 한국이 지원한 교육시설이 있고 한국인 교사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디는 "아프간 내 한국인은 어느 곳으로도 돌아다닐 수 없다"고 위협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 1일 탈레반 `지도자위원회' 멤버인 고위 간부가 한국측으로부터 2000만 달러 이상의 몸값을 받았음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인사는 한국인 19명을 풀어주는 대가로 2000만달러 이상을 받았으며, 그 돈을 무기와 자살폭탄테러용 차량 구입에 쓸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자국민 1명이 여전히 탈레반에 억류돼 있는 독일과 아프간에 대규모 군대를 파병한 캐나다 등은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직접 협상'에 당혹스러워하면서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미국도 "테러범과 협상해서는 안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아프간 땅에서 버젓이 진행된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직접 협상이 국제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탈레반이 "몸값으로 테러를 준비하겠다"고 주장하고 나섬으로써, 한국의 입장은 더더욱 난처해지지 않을 수 없게 된 것. 한국 정부도, 아프간 정부도 몸값설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알자지라 방송 등 외신들은 계속해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몸값 논란이 아니더라도, 외신들은 협상 자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계속해서 내보이고 있다. AFP통신은 한국 정부가 협상을 통해 탈레반에 정치적 합법성을 안겨주는 듯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아프간 정부의 무장세력 소탕작전에 타격을 입혔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아프간 정치인들의 말을 인용, 이번 협상이 "시종일관 탈레반에 유리한 것이었다"고 분석하면서 ▲탈레반이 2001년말 축출된뒤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까지 가졌던 점 ▲한국과 탈레반의 협상을 위해 가즈니 일대 `통로'까지 열어줘야 했다는 것 등을 들었다. 통신은 이번 사건이 "아프간 정부가 남부 지역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내보였다"며 "반대로 탈레반은 일국 정부와 대면 협상을 벌일 능력이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탈레반이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일대 전략요충지를 절반 이상 장악하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728x90

'딸기가 보는 세상 > 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터키가 왜 이러나  (0) 2007.10.18
파키스탄, 어디로 가나  (0) 2007.09.11
사드르, "6개월간 공격중단"  (0) 2007.08.30
터키 대선  (0) 2007.08.29
파키스탄 '실패한 국가' 되나  (0) 2007.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