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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선, 이번에도 맘에 드는 후보가...

딸기21 2009. 6. 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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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 이란 대선에는 현대통령을 비롯한 4명의 후보가 출마, 치열한 보수-개혁 대결을 벌이고 있다. 유가하락으로 경제가 후퇴하고 핵개발 문제로 서방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대통령이 아직은 근소한 우세를 보이고 있다. 개혁파 후보가 판세를 뒤집고 이란의 정치행로를 바꿀지 주목된다.


대선 후보는 보수강경파인 아마디네자드와 개혁파 후보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총리, 중동온건파인 메흐디 카루비 전 국회의장, 혁명수호군(이란 정규군) 사령관 출신인 보수파 모흐센 레자이 4명이다. 현재로서는 아마디네자드가 유리하다. 1989년 아야툴라 호메이니가 숨지고 ‘민주선거’가 시작된 뒤로, 현직 대통령이 출마해 재선에 실패한 적은 없었다. 테헤란타임스는 31일 “마즐리스(의회) 의원 295명 중 211명이 아마디네자드 지지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테헤란 시장을 지낸 아마디네자드는 ‘서민 정치인’ 이미지로 2005년 돌풍을 일으키며 대선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핵개발을 놓고 미국·서방과 불필요한 마찰을 빚었고,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인기가 떨어졌다. 돌출발언과 변덕스럽고 독단적인 행동 때문에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여전히 농민·빈민들 사이에서는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다.

무사비는 개혁파의 상징인 모하마드 하타미 전대통령의 측근으로,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기간 총리를 지내면서 전시 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명성을 얻었다.
그는 이란 경제의 개혁과 연착륙, 서방과의 관계 개선, 인권신장 등을 약속하며 개혁성향 유권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보수파 집권 뒤 후퇴한 여성 권리를 늘리고 불평등한 법조항들을 고치겠다는 여성분야 공약이다. 무사비는 아내 자흐라 라흐나바드와 함께 유세를 하며 “길거리에서 여성들의 옷차림을 검사하는 ‘도덕경찰’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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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후보 무사비. 인상 너무 좋죠?


90년대 하타미 ‘무혈혁명’의 기반이 됐던 여성과 젊은층은 무사비에 열광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젊은이들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인터넷을 통해 피라미드식 무사비 지지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무사비는 또 이란 주류민족인 페르시아계가 아니라 인구 4분의1을 차지하는 아제르계다. 아제르계를 비롯해 쿠르드·아랍·길란족 등의 소수민족들은 이번 대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아마디네자드가 확실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것에 비해, 아직 개혁파들은 확실한 세몰이를 하지는 못하고 있다.
현 정권과 보수파의 선거운동 방해공작도 극심하다. 정부는 최근 인터넷 사용자들의 페이스북(미국 인터넷사이트) 접속을 막았다가 CNN방송이 비판보도를 하자 다시 열었다. 지난달 중순에는 무사비를 지지한 개혁파 신문을 폐간시켰다. 

전문가들은 “최대 관건은 투표율”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권자 4600만명 중 1300만명은 확실한 ‘아마디네자드 표’다. 투표인원이 2600만명 이하이면 아마디네자드 승리가 점쳐진다. 하지만 3000만명 이상이 투표한다면 무사비도 승산이 있다. 개혁파의 8년 집권뒤 치러진 지난 대선에서는 테헤란 등 대도시 중산층의 투표율이 매우 낮았다. 이번에는 그들 사이에 ‘반 아마디네자드 투표독려’ 바람이 불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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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만 잘생긴게 아니라, 유권자도 미스유니버스 급이네요.^^ /AP


최고종교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의 의중도 중요하다. 세속권력은 대통령이 갖고 있지만, 이란의 최고 통치자는 하메네이다. 하메네이는 근래 아마디네자드의 돌출행동을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공교롭게도 하메네이는 아제르계로, 개혁파 무사비와 친척이고 동향 출신이다. 선거전 막판에 온건파 메흐디 카루비가 전격 사퇴해 온건-개혁세력 후보단일화를 이룰지도 관심사다.

핵갈등을 협상으로 풀고 국제사회에 복귀하려 한다면, 미국 버락 오바마 정권이 손을 내밀고 있는 지금이 딱 적기다. 또한 이란이 전근대적 이슬람율법을 고수할 것이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여성·소수민족을 포함한 시민들의 권리를 존중해주는 법치국가로 나갈 것이냐가 이번 선거에 달려 있다.
이란 정치분석가 파티 알 마라기는 ‘이슬람온라인’ 기고에서 “이란이슬람공화국(이란의 국호)은 지금 ‘이슬람’과 ‘공화국’ 중 어느 쪽으로 나아갈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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