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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 약탈됐다가 근 70년만에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 에티오피아의 유명한 악슘 오벨리스크(사진)가 귀국 직전까지 `노심초사'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현재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악슘 오벨리스크가 당초 오는 13일 에티오피아행 비행기에 실릴 예정이었지만, 악슘 공항에 레이더 관제시설이 없어 기상조건이 좋아질 때까지 좀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11일 보도했다.
과거 이탈리아의 베니토 무솔리니 정권이 약탈했던 악슘 오벨리스크는 높이 24m, 무게 160톤의 대형 석조물. 1700여년전 만들어진 에티오피아의 대표적인 문화재이지만 1937년 이탈리아 침공군에 약탈 당했다. 로마에 있는 동안 대기오염에 시달렸고, 지난 2002년에는 벼락을 맞기도 했다. 이탈리아는 1947년 유엔의 권고로 오벨리스크 반환에 합의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아 에티오피아측의 반발을 사왔다.
결국 구체적인 반환 준비에 들어간 것은 2003년 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정부가 파시즘의 역사를 청산한다며 반환계획을 확정, 오벨리스크는 고향에 돌아가게 됐다. 그러나 초대형 석조물을 비행기에 실을 수 없어 화강암 몸통을 세 토막으로 잘라야 했고, 이 작업만 1년 넘게 걸렸다. 이번에 돌려보내기로 한 것은 그 중 한 토막이고, 나머지 두 토막은 이달 말 화물기에 실을 예정이었다. 운공료와 재건비용 4억5000만달러는 이탈리아가 부담키로 되어있다.
악슘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700km 떨어져 있는 유적도시. 전설의 시바 여왕이 다스리던 고대국가 악슘의 수도였고, 지금도 130여개의 크고작은 오벨리스크가 남아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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