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이웃동네, 일본

도요타의 힘.... 워싱턴의 막강한 인맥

딸기21 2010. 2. 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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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리콜사태를 계기로 궁지에 몰리자, 그동안 도요타에 밀려 안방까지 내줬던 미국은 이 참에 호적수를 공략하려는 듯 칼날을 벼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시장에서 도요타가 그리 쉽게 추락할 것 같지는 않다. 도요타는 본국인 일본보다 더 중요한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수십년간 공을 들여왔다. 미 의회가 ‘도요타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지만 그동안 도요타가 쌓아올린 워싱턴의 인맥이 워낙 탄탄해 아성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AP통신은 8일 도요타가 전방위적으로 미국사회에 네트워크를 형성해왔다면서 ‘워싱턴의 도요타 친구들’을 집중 조명했다.

미 하원 정부개혁감시위원회는 10일 도요타 리콜 관련 청문회를 열 예정이고, 에너지통상위원회는 25일 별도의 청문회를 연다. 상원 통상과학교통위원회도 도요타 리콜 문제점과 고속도로안전관리국(NHTSA)의 감독 문제를 추궁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 위원회의 의원들 대부분은 도요타 공장이 있는 지역구 출신들이다. 


상원 통상과학교통위 제이 록펠러 위원장(민주)은 1960년대부터 도요타 창업주 일가와 교분을 맺어왔고, 이를 바탕으로 96년 지역구인 웨스트버지니아주 버팔로에 도요타 공장을 유치했다. 2006년 버팔로공장 10주년 기념연설에서는 “나는 도요타의 공장 입지선정팀 팀원들과 완전히 함께 뛰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하원 에너지통상위의 제인 하먼 의원(공화)은 도요타 미국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토런스가 지역구이고 남편은 도요타 납품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재산공개에서 하먼의 남편은 도요타 주식 11만5000달러 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도요타 엔지니어가 비행기사고로 사망하자 하먼은 “미국 프리우스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면서 의회에서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도요타 공장이 있는 미주리, 텍사스, 미시시피, 미시간, 인디애나, 켄터키주 출신들이 에너지통상위에 포진해있다.



도요타의 자동차 판매에서 미국시장은 32%를 차지, 25%인 일본시장보다 비중이 더 크다. 도요타는 미국시장에서 ‘미국 브랜드’로 인식되기 위해 사활건 노력을 해왔다.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나스카(NASCAR) 자동차경주에 막대한 돈을 들이고 있고, 연간 500만달러 이상을 자선기부해 미 사회에 환원한다. 미국 남부 삼림보호를 위해 빌클린턴 자선재단에 49만6000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로비 인맥도 막강하다. 도요타는 지난해 민주·공화 양당에 발을 걸친 유력 로비회사 퀸 길레스피를 고용하면서 500만달러를 미 정부·의회 상대 로비에 투입했다. 도요타 곁에는 조세핀 쿠퍼, 톰 레너 등 정치인들과 가까운 특급 로비스트들이 포진해 있다. 


게다가 도요타와 미 행정부 환경·에너지·통상 부서 관료들은 ‘회전문 인사’로 엮여 있다. 상원의 조사를 받을 NHTSA 데이비드 스트릭랜드 국장은 록펠러 의원 밑에서 8년을 보내 도요타 인맥으로 분류되는 사람이다. 도요타 이사 톰 스트리커는 연방환경청 간부 출신이고, 자문위원 알렉시스 허먼은 빌 클린턴 정부 노동장관 출신이며 또다른 자문위원 페데리코 페냐는 클린턴 정부에서 교통·에너지장관을 지내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선거운동에 관여했다. 


하지만 도요타의 가장 큰 무기는 ‘일자리’다. 현재 도요타 미국공장들에 고용된 인원은 3만6000명이지만 판매망까지 포함하면 16만6000명에 이른다. 별다른 산업이 없는 켄터키주의 경우 20년 이상 도요타와의 파트너십에 재정을 의존하고 있다. 켄터키는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인 미치 매커널 의원의 지역구다. AP는 “도요타의 안전문제를 추궁하기 위한 의회 청문회는 도요타의 친구들과 적수들 간 영향력 싸움의 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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