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유가 조절, 안 하나 못 하나

딸기21 2005. 6. 14. 00:14
728x90
유가 조절을 안 하는 것인가, 못하는 것인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를 앞두고 유가가 다시 뛰어올랐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 지난주 말보다 2.08달러(3.9%) 급등한 배럴당 55.62달러에서 거래가 마감됐다. 영국 런던 국제석유거래소 7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지난주 말보다 2.11 달러 오른 배럴당 54.78달러에서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석유 증산과 유가안정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1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예정인 OPEC 회의를 앞두고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국제유가 상승은 원유 공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전세계의 정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고,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도 "OPEC가 증산을 결정해도 유가가 진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OPEC은 이번 회의에서 1일 생산쿼터를 50만 배럴 늘리는 데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전세계 석유소비량을 하루 8430만 배럴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달 하루 평균 석유생산량은 8460만 배럴. 난방수요가 줄어드는 시기인데도 이미 생산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1일 생산량이 100만 배럴만 오르락내리락해도 국제유가가 요동치는 상황이다.

세계 산유량의 40%를 차지하는 OPEC가 이미 가격조절 능력을 잃었다는 분석도 많다. OPEC 국가들이 이미 생산능력을 풀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쿼터 조정을 통한 유가조절은 더이상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석유수입국 쪽에선 에너지기업과 OPEC 국가들이 생산설비 투자를 게을리 한다고 공격하는 반면, 산유국들은 소비국들의 정유능력이 문제라며 서로 책임공방만 벌이고 있다. AFP통신은 IEA 자료를 인용해 "선진국들이 오일쇼크에 대비, 석유재고를 틀어쥐고 있는 점도 고유가를 부추기는 요인"이라며 유가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