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스피박의 대담 -마이너리티는 누구의 입을 통해 이야기하나

딸기21 2007. 6. 4.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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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캘커타에서 찍힌 소인 The Post-Colonial Critic 스피박의 대담 

가야트리 스피박 (지은이) | 새러 하라쉼 (엮은이) | 이경순 (옮긴이) | 갈무리



스피박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 나와서 무모한 용기를 내어 주문했고, 꾸역꾸역 읽어치우긴 했는데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것도 같다가, 너무 어려운 소리들만 해서 또 하나도 이해를 못하겠다 싶기도 하다가... 번역도 너무 직역이어서 문장이 아주 꼬여있어서 나하고는 영 안 맞는 스타일의 책이었다. 그래도 생각하게 만드는 것들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나는 외국에 가서 ‘제3세계 여성 지식인’이 돼본 경험은 없지만 유추를 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우리 사회에서 내가 마이너리티적인 요인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내가 ‘여성’이라는 점일 것이다. 이것은 아직까지도 너무나 압도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요인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마이너리티로서의 자각을 피해갈 수가 없다. 


이 책에서 스피박이 얘기하는 어려운 말들을 이해하고 그런 개념어들을 가지고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내가 (글을 읽을 때) 누구의 글을 읽고 있는 것인가, 나는 누구의 언어로 쓰인, 누구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는 것인가. 뒤집어서, 내가 이야기할 때, 나는 누구의 시각에서, 누구의 목소리를 이야기하는 것인가를 끊임없이 되새기고 인식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했다. 


자신있어 보이면서도 고뇌어린 듯한 스피박의 얼굴, 짧게 자른 머리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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