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바에서 찍은 사진들, 두번째로 모아 올린다.
히바 성채 안에 있는 미나레트. 아름답냐고? 보시다시피, 아름답다. 실제로 보면, 사진에 나타나있는 것보다 열배 더 아름답고, 백배 더 감동적이다. '크고 오래된 것들'이 주는 감동이 있다. 세월의 두께와 엄청난 존재감 앞에 압도당하는 그 느낌, 그것이 역사유적을 찾게 되는 이유가 아닌가.
이 미나레트는 아름답고 감동적이었지만, 희한하게도 아름다운 색채 때문인지 위압적인 느낌은 주지 않았다. 히바의 성채 안에 사실 아름다운 모자이크 타일로 장식된 곳은 많지 않았다. 이 미나레트는 그 몇안되는 빛깔 가득한 존재 중 하나로, 모랫빛 성채 안에서 홀로 빛나는 것 같았다.
좀더 가까이 다가가서 본 모습.
아래에서 올려다본 미나레트.
입구 근처에 늘어선 가게 들 중 한 곳. 사고싶은 것 많았지만... 달랑 배낭 하나 메고 간데다가 돈도 없어서 아무것도 못 샀다. 항상 돌아오고 나면 후회가 된다.
목공예품을 파는 가게. 공예품도 이쁘지만, 저 문, 정말 너무 이쁘지 않나요?
가게들 맞은편 노점. 노점도 저 정도면 예술 아닌가!
이 여행길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피사체는 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문이라는 것은 원래가 사람의 관심을 끌 수 밖에 없겠지만, 특히 이 동네의 문들은 모두 너무너무 아름답다. 어떤 문이든, 잡아 열고 싶다. (내가 열려고 잡아당겨본 문들은 거의 안 열렸지만;;)
저녁이 되니 얼마 안 되는 관광객들은 호텔로들 찾아들어가고, 분위기가 고즈넉해졌다.
이 자;;가 누군지 아시는가.
바로바로... 알 호라즘이라는 사람이라고 나으 가이드는 설명해줬다. 믿거나말거나.. 내가 알기론 알 호라즘은 사람 이름이 아닌 지역 이름이고 징기스칸 시절에 그 이름을 딴 왕국이 존재하기도 했었다(징기스칸에게 망했다;;)
저 사람은... 중세의 수학자라고 한다. 아랍권(이 동네는 아랍계는 아니지만)은 중세 때 수학 과학 등등이 발달했었다. 알 호라즘의 이름을 따서 알고리듬이란 말이 나왔다고 한다. 수학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별로 달가운 이름 내지는 인물은 아니겠다.
우즈벡에서 찍어온 사진들 속엔 '사람'은 별로 없다. 일단 사람들이 많지가 않고... (인구밀도가 높지 않음;;) 또 여기 사람들은 예의 바르고, 악다구니 안 쓰고, 치대지 않고, 그러니까 친절하고 선량하면서도 외국인들에겐 좀 거리를 둔다고 할까.
외국에서 사진 찍을 때, 좀 조심스러워지는 측면이 없잖아 있다. 사실 내가 돌아다닌 곳들은 경제적으로 한국보다 못 사는 나라들, 개발 덜 된 곳들이 많았다. 그곳 사람들 사는 모습 찍다 보면, 옛날 서양인들이 오지 구경 다니던 모습처럼 보이지 않을까...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사람들에게 미안해져서 셔터를 눌러대기가 미안할 때가 많다. 또 사진 찍어온 뒤에도... 인터넷에 올려서 '이 사람들 이렇게 산대' 구경시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주저하게 되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사람들' 사진 올리는 것은 주로 아이들 사진이다.
이런저런 부담 거두고 가뿐히 올릴 수 있는 사진 한 장.
내가 묵었던 호텔 아줌마(인지 아가씨인지). 넘 친절해서... 그리고 호텔에 손님도 없고, 사실 호텔이 아니라 그냥 이층집 수준. 그래서 부엌 들어가서 막 라면도 끓여먹고, 아주 좋았다. 작동은 잘 안 됐지만 에어컨도 있고, 물은 잘 안 나왔지만 샤워기도 있다. 1박 15달러에 아침도 주는 맘에 드는 호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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