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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깊이보기] 도움은 모자라고... 시리아 난민들 어쩌나  

딸기21 2015. 4. 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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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쿠웨이트에 78개국 정부와 40개 국제 구호기구 관계자들이 모였다. 시리아 원조공여국 회의, 즉 전쟁으로 고통받는 시리아 난민들을 위한 모금 회의였다.

 

이 자리에서 국제사회는 38억달러(약 4조2000억원)을 지원하는 데에 합의했고, 발레리 아모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국장은 일단 만족을 표했다. 그러나 유엔이 올해 목표로 잡고 있는 시리아 돕기 모금액 84억달러에는 한참 못 미치는 액수라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유엔은 시리아 내에서 위기를 맞고 있는 사람들의 구호에 29억달러, 국경을 넘어 시리아 밖으로 탈출한 난민들을 위해 55억달러가 필요하다고 호소한 바 있다.

 

이번에 정해진 모금액의 4분의 1은 쿠웨이트와 미국 두 나라가 떠맡았다. 두 나라가 각각 5억달러씩 부담하기로 한 것이다. OCHA 금융추적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원조약속된 액수의 거의 4분에 1에 달하는 5억8500만달러는 아직 집행되지도 않고 있다.



특히 시리아 북서부 주요 도시인 이들리브가 최근 알카에다 계열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아흐라르알샴’에 장악되면서 피란민 물결이 더 늘어날 것으로 유엔은 보고 있다. 지난달 말 이들리브에서 벌어진 시리아 정부군과 아흐라르알샴 반군의 교전으로 이미 3만명 이상이 새로 난민이 된 것으로 유엔은 추정한다.


2011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세습 독재정권에 맞선 시위로 촉발된 내전은 ▲정부군과 반정부 진영의 싸움 ▲반정부 진영 내 세속주의·자유주의자들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충돌 ▲반 아사드 전쟁에 가담한 뒤 세력을 확대한 이슬람국가(IS)에 맞선 싸움 등 ‘세 개의 전쟁’이 겹쳐지면서 아수라장으로 치달았다. 

 

지난달로 내전 5년째에 접어든 시리아의 상황은 참혹하다. 세이브더칠드런, 옥스팜 등 세계 21개 구호단체들이 지난달 발표한 ‘무너져 가는 시리아’ 공동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에 숨진 시리아인은 7만6000명에 이르며 4년간의 사망자를 합치면 21만명을 넘어선다. 시리아인의 기대수명은 전쟁 4년 만에 76세에서 56세로 20년이나 짧아졌다. 



유엔난민기구(UNHCR)를 비롯한 구호기관들은 현재 시리아에서 식량과 약품, 천막 등 기본적인 생존에 필요한 것들을 원조에 의지해야 하는 사람이 12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인구의 절반인 1000만명은 집을 버리고 피란길에 올랐다. 터키, 요르단, 레바논 등 주변국들로 탈출한 사람이 400만명이고 그 중 100만명은 아이들이다.지금 시리아에서 태어난 아이는 환갑을 넘기기도 힘들다는 얘기다. 4년 새 국민의 80%가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30%는 생필품과 기본적인 음식물마저 구할 수 없다. 아이들 절반은 학교에 다니지 못한다. 전국에 있는 학교의 4분의 1은 전쟁으로 파괴됐다. 

 

구호예산도 모자라지만, 원조의 ‘물리적인 어려움’도 크다. 치안이 악화되면서 구호기구들이 접근할 수 없는 지역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시리아 주민 480만명이 유엔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으로 보는 지역에 살고 있었다. 그 전 해에 비해 이 숫자는 2배로 늘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치안이 나빠지고 의료시스템이 무너진 탓에 시리아의 의료 구호는 마비상태”라 밝히기도 했다. 의사들은 대거 시리아를 떠났거나 납치·살해됐다. 


[라운드업] 시리아 내전

 

시리아에 남아 있는 이들도 고통스럽지만, 난민들의 상황도 몹시 열악하다. 유엔과 구호기구들은 국제사회의 도움이 늘지 않을 경우 난민들을 받아들인 나라에서도 사회경제적 부담과 긴장이 심해질 것이라 걱정한다. 시리아 서쪽의 레바논은 인구 450만명의 소국인데 난민 120만명을 떠안고 있다. 요르단도 자국 인구의 10% 규모인 63만명의 난민들을 돌보느라 재정부담이 커지고 있고,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난민들이 가장 많이 가 있는 터키의 경우 인도적 지원 부담에 더해 자국 내 쿠르드족 민병대 문제, IS에 가담하려는 ‘월경자들’ 문제로 골치를 썩이고 있다. 터키 쿠르드족 젊은이들 상당수가 IS에 맞선 동족들의 싸움을 돕겠다며 시리아로 들어가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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