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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합의 막후의 실력자, 하메네이

딸기21 2015. 4. 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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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적인 유연성을 보여준 것.” 


민간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의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5일 파이낸셜타임스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75)의 결단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란은 4년마다 직선제로 뽑는 대통령, 역시 국민들이 선출하는 마즐리스(의회), 보수적인 이슬람 법학자들로 구성된 사법부, 성직자 집단과 혁명수비대(군부)가 때로는 연대하고 때로는 상호견제하는 권력구조를 가진 나라다. 핵 협상에 반대하는 강경파의 입을 막고 하산 로하니 정부가 핵 합의를 성사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은 이 복잡한 권력구조의 정점에 있는 ‘벨라야트 이 파키르(최고지도자)’ 하메네이였다.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4일 “최고지도자의 지침이 핵 협상을 진전시키는 빛이 돼줬다”고 치하했다. 이란데일리 등은 5일 군 최고위 장성인 하산 피루자바디 육군참모총장이 하메네이에게 핵 합의 ‘축하’ 인사를 보내며 협상 타결을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아직 하메네이는 핵 합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최측근인 피루자바디의 입을 통해 협상결과를 승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래 하메네이는 이란 정치사의 빼놓을 수 없는 주역이었다. 소수민족 아제르계이지만 파르시(이란어)와 아랍어 모두에 능통하며 1989년까지 8년간 1~2대 대통령을 지냈다. 1989년 호메이니 사망 뒤 최고지도자로 뽑혔을 때만 해도 카리스마가 없다는 평을 들었으나 절묘한 균형잡기와 성직자·군부를 망라하는 인맥을 통해 권력을 장악했다.



겉으로는 종교적 권위를 내세우지만, 하메네이 정치술의 핵심은 ‘견제’다. 개혁파 모하마드 하타미 정권 때에는 번번이 개혁 속도를 늦추며 체제를 단속했다.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정권 때에는 오히려 보수파들을 견제했으나, 대선 부정선거 의혹으로 테헤란에 시위대가 몰려나오자 강경대응을 주도했다. 아마디네자드의 거친 행태로 고립이 심해지고 경제가 무너진 후에는 로하니 정권을 지원하며 핵협상을 승인했다. “그는 언제나 누군가를 견제하고 있다”는 평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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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권력구조


핵합의가 하메네이에게는 ‘독이 든 성배’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아무리 이란 정부가 자국민들에게 ‘승리’를 떠벌인들, 미국의 압박에 두 손 든 것임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어쩔 수 없이 타협을 했지만 하메네이는 군부와 성직자 집단 등 보수파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향후 다른 전략적 이슈에서들까지 후퇴하지는 않을 것임을 보수파들에게 보여줘야만 하는 입장”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다.


내가 보았던 한 장면을 기억한다시위대가 행진하고 있었다병원 옆을 지날 때 그들은 갑자기 조용해졌다환자들을 성가시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또 다른 장면도 있다소년들이 행렬의 맨 마지막을 따라가면서 쓰레기를 주워 쓰레기통에 넣고 있었다시위대가 지나간 길은 깨끗해야 했기 때문이다이런 영상도 있었다아이들이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총탄이 날아가는 소리를 듣는다군인들이 시위대에 발포하고 있다아이들은 공책을 찢어 도로 위에 갓 흘려진 피를 종이에 적신 뒤 거리를 달리며 행인들에게 경고의 표시로 보여준다주의하세요저쪽에서 총을 쏘고 있어요이스파한에서 찍힌 영상이다.


카푸시친스키, SHAH OF SHAHS


호메이니의 유지를 잇는 최고지도자는 이란 헌법상 최고권력자다. 최고권력기구인 혁명수호위원회 위원 12명 중 절반을 지명하고 사법부 수장과 군사령관을 임명한다. 그렇다고 ‘무소불위의 권력자’는 아니다. 종신직이지만 세습권력은 아니며 전문가위원회라는 기구에서 후임을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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