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얼마나 사고팔았길래...미·중, '보복관세 붙일 게 안 남았다'

딸기21 2019. 8. 2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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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얼마나 많이 사고팔았던 걸까. ‘보복’할 대상이 더 남아있기는 한 걸까.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벌이며 보복관세, 맞보복, 추가 보복을 거듭하는 양상을 보며 드는 의문이다. 답은, ‘더이상 보복관세를 매길 물건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이 지난해 7월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본격화된 양국의 무역전쟁은 1년여가 지나면서 누그러지기는커녕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말 격돌과 ‘90일 휴전’, 지난 4월의 격돌과 5월의 ‘오사카 휴전’을 거쳤던 두 나라는 주말인 지난 23일 경쟁적으로 다시 관세율을 높였다. 새 관세가 적용되는 다음달 1일 격전이 예고돼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미국은 중국의 무역흑자를 계속 공격했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몇몇 가전제품과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관세를 올렸다. 이 때까지만 해도 중국산을 포함한 여러 나라 제품에 세금을 매기는 식이었다. 그러다가 하반기부터는 중국산을 콕 집어, 말 그대로 보복관세를 붙이기 시작했다. 대상 수입품은 7월의 340억달러 어치와 8월부터 부과된 160억달러 어치였다.

 

올들어서는 보복의 덩치가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커졌다. 5월부터 2000억달러 어치에 10%의 관세를 매기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엔 10%를 붙인다더니 25%로 올려버렸다. 이달 초 트럼프는 추가로 중국산 3000억달러 어치에 관세를 부과한다고 했는데, 그 중 일부는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되고 나머지는 연말 무렵 세금이 붙는다.

 

[라운드업] 미-중 무역전쟁, 어떻게 진행돼왔나

 

지난해 500억달러와 올들어 5000억달러를 합치면 미국이 보복대상으로 삼은 수입품은 총 5500억달러(약 670조원) 규모다. 미 정부 센서스국 대외교역 통계를 보면, 지난해 미국의 중국산 수입액은 총 5400억달러에 조금 못 미쳤다. 올 상반기에는 2190억달러 어치를 들여갔으며 한해 총 수입액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미국이 추가관세를 매기고 싶어도 더 매길 게 거의 없다는 뜻이다.

 

중국은 미국이 관세를 올리면 바로 맞받았지만 전체 대상 수입액 규모는 훨씬 작다. 미국산 수입액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산 500억달러 어치에 과세했다. 올 6월에 600억달러 어치에 세금을 붙였고 9월부터는 750억달러 어치에 과세한다. 지난해부터 합하면 총 1850억달러 어치가 보복관세 대상이다. 중국이 지난해 사들인 미국산은 1201억달러 어치였고 올 6월까지는 520억달러 어치를 수입했다. 이쪽도 ‘거의 모든’ 미국산에 세금을 매긴 셈이다.

 

더 붙일 것은 없지만 ‘세율 올리기’라는 무기가 있다. 트럼프는 10% 세금을 매긴다고 했다가 25%로 올리는 식으로 보복 수위를 높여왔다. 하지만 여기에도 한계는 있다. 미국외교협회(CFR) 등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율은 1970년대 이후로 계속 낮아져서, 트럼프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기준으로 평균 5.0%였다.

 

그런데 각국에 자유무역을 강요하던 미국이 이제 와서 관세장벽을 쌓고 있는 꼴이다. 중국산 수입을 의도적으로 줄여서 지난해 중국은 미국의 ‘제1 수입국’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이런 관세전쟁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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