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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엄청난 잠재력...멜라니아도 김정은 잘 알아" 트럼프 발언 속내는

딸기21 2019. 8. 27.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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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에겐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나라가 있다. 퍼스트레이디도 그를 잘 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원체 맥락 없이 이런저런 이슈들을 가져다붙이고 마음대로 해석하기를 잘 하는 사람이지만,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느닷없이 북한의 잠재력을 강조하고 부인 멜라니아까지 들먹인 것은 해석하기 쉽지 않은 일이었다. 트럼프의 이런 발언을 놓고 ‘북미 실무협상이 빨리 열리도록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멜라니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안다고 주장한 트럼프 발언의 진위에 더 관심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6일(현지시간) 프랑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참석을 마치고 돌아와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내리고 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G7 정상회의를 마무리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하다가 이란에 관한 질문을 받자 갑자기 북한을 거론했다. 그는 “이란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그런데 북한에 대해서도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 한국 사이에 있다”고 지리적 요건을 설명한 뒤 “내가 아주 잘 알게 된 김정은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나라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항공편 외에 철로로 북한에 가는 방법도 있다면서 “거기서 일어났으면 하는 일들이 많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북한은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이 있고, 김정은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프랑스를 떠나기 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도 트럼프는 “이란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또 누가 큰 잠재력이 있는지 아나. 북한, 김정은이다”라고 말했다. 북한이 상황을 망쳐버리길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망쳐버린다면 그들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진 G7 회의, 그리고 이집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란과 비슷한 처지’인 북한을 언급함으로써 북한에 에둘러 실무협상 재개를 촉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와 김 위원장은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에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발언이었다 해도, 트럼프 특유의 과장 때문에 다소간 빛이 바랬다. 트럼프는 마크롱과 공동회견을 하면서 자신이 김 위원장을 ‘잘 안다’는 점을 강조하다가 “퍼스트레이디도 그를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CNN 등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멜라니아 여사가 김 위원장을 만난 적이 한번도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할 때 트럼프는 “퍼스트레이디도 동행하고 싶었지만 의사가 비행기 여행을 자제하라고 해서 못 왔다”고 직접 설명한 적 있다. 올 2월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때에도 멜라니아는 동행하지 않았다. 6월의 세번째 만남 때에도 멜라니아가 아닌 트럼프의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함께 했다.

 

논란이 일자 스테파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비롯해 여러 사안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부인에게 말한다. 퍼스트레이디가 김 위원장을 만난 적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통령은 멜라니아 여사도 김 위원장을 잘 알게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복잡한 설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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