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12

[구정은의 '수상한 GPS']'삼색 연정' 숄츠의 독일, 기립박수 받은 메르켈

독일 총리가 바뀌었다. 올라프 숄츠 총리가 8일(현지시간) 취임하면서 앙겔라 메르켈의 네 차례 임기가 막을 내렸다. 9월 연방선거에서 메르켈의 기민-기사연합에 근소한 승리를 거둔 사회민주당(SPD)의 숄츠는 석달 여의 협상 끝에 녹색당, 자민당과 연정 구성에 합의했다. 숄츠는 절차에 따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임명을 받고 분데슈타크(연방의회) 비밀투표에서 찬성 395표, 반대 303표로 총리에 선출됐다. 이어 의회에서 선서를 함으로써 전후 9번째 독일 총리로 취임했다. 이로써 16년에 걸친 메르켈 시대는 '역사'가 됐다. 중도우파에서 중도좌파로 독일이 방향을 튼 셈이지만 우파 성향 자민당도 연정에 들어가 있고, 정권의 변화보다는 연속성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63살인 숄츠는 노동..

[구정은의 '현실지구'] 여왕을 내친 바베이도스

중미 섬나라 바베이도스에서 영국 깃발이 내려졌다. 영국 국왕이 국가원수인 ‘군주국’에서 공화국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11월 30일 바베이도스 수도 브리지타운의 국가영웅광장에서 산드라 메이슨이 대통령으로 취임하자 박수갈채와 함께 21발의 축포가 울렸다. 지난해 공화국으로의 전환을 결정한 미아 모틀리 총리는 이날 기념식에서 “식민지의 과거를 뒤로 하고 완전히 떠날 때”라 했고 시인 윈스턴 패럴은 “유니온잭은 내려놓고 바얀의 깃발을 들자”고 했다. 바얀(Bajan)은 현지인들의 언어를 가리키는 이름이자 바베이도스 사람들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 중 하나는 바베이도스 출신 가수 리하나였다. 리하나는 아프리카-아일랜드계 아버지와 아프리카계 후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알콜과 마약에 찌든..

[구정은의 '수상한 GPS'] 100억달러 펀드...터키와 손잡는 UAE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터키에 투자하기 위해 100억달러(약 12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부다비 왕세제 모하메드 빈 자예드(MBZ)의 24일 터키 방문에 맞춰 UAE 국영통신 WAM을 통해 거액 투자 발표가 나왔다. 아부다비 국부펀드(Abu Dhabi Development Holding, ADQ)와 터키 국부펀드인 TVF, 터키 대통령투자실, 그리고 몇몇 터키 기업들이 펀드에 참여해 에너지와 보건 분야에 주로 투자할 것으로 보도됐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부는 언론들을 대거 문닫게 하고 통제를 강화한 뒤 '소통국'을 만들어서 대외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는데, 소통국 성명에 따르면 양국 협력 관계를 전방위로 추진할 것이라고 한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에르도안 터키 대..

[구정은의 '수상한 GPS'] 2040년 전기차 전환...도요타는? 비행기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기후변화 대응을 외쳐온 이들에게 다소간 실망감을 안겨주며 끝났지만 성과는 있었다. 회의 종료를 이틀 앞두고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다임러, 볼보, 재규어랜드로버, 중국 BYD 등 10여개 자동차 회사가 내연기관 차량을 단종시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주요 시장에서는 2035년까지 출시를 중단하고, 2040년에는 세계 시장에서 가솔린과 디젤 차량을 내놓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이 생산하는 차량은 세계 전체 생산량의 25%정도다. [S&Pglobal] COP26: Major automakers, governments fail to sign 2040 zero-emissions transport pledge 포드는..

[구정은의 '수상한 GPS']강제 재택근무, 그린패스, 해고 법안...유럽 또 코로나 비상

요즘 유럽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7일 아메리카, 유럽, 아시아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프리카, 중동, 남아시아는 7월 이후 감염자 증가추이가 누그러졌지만 특히 유럽은 심각하다고 했다. 11월 둘째 주에 보고된 세계 신규 감염자 330만명 중 210만명이 유럽에서 발생했다.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의 설명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된 이래 한 주 간 확진자 숫자로는 가장 많다. 러시아, 독일, 영국 모두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노르웨이, 슬로바키아는 사망자 숫자가 크게 늘었다. WHO에 따르면 유럽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한 주 동안 5% 증가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COVID-19 사망자가 늘어난 지역이다. 긴급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내년..

[구정은의 '현실지구'] 하시나와 바이든, V20과 부자 나라들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 아시아의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이다. 1947년, 인도에서 갈라진 파키스탄이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직후에 훗날 방글라데시가 되는 동파키스탄에서 태어났다. 현대 방글라데시의 역사는 그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한 차례 총리를 지냈고, 잠시 정권을 빼앗겼다가 2009년부터 지금까지 다시 총리를 맡고 있다. 두 임기를 합치면 17년에 이른다. 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나 미얀마의 아웅산 수지처럼 그 역시 2세 정치인이다. 초대 대통령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의 맏딸로서 1981년부터 집권 아와미리그 당을 이끌고 있다. 해마다 타임이나 포브스 같은 외국 잡지들이 뽑는 ‘세계의 영향력 있는 여성’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다. 하지만 재임 기간 내내 논란..

[구정은의 '수상한 GPS']마다가스카르와 갈라파고스 사이

인도양의 마다가스카르. 아프리카 대륙 동해안에서 400km 떨어져 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고, 지구상의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동식물이 포함된 독특한 생태계를 갖고 있다. 보통 5~10월 건기와 11월에 시작되는 우기의 두 계절로 나뉜다. 하지만 이 섬나라는 최근 몇년 동안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어떤 곳들은 몇 년씩 비가 오지 않았다. 마을마다 들판이 말라붙고 물이 모자라 작물을 키울 수 없게 됐다. 사람들이 먹는 곡식이나 채소는 물론이고 가축들 사료로 주기 위해 키우던 선인장 잎까지 말라붙었다. 로이터통신의 지난달 보도를 보면 남부 Grand Sud 지역의 어느 마을에서는 보이는 것이 누런 흙과 선인장 뿐이라고 한다. 먹을 것조차 없어진 농민들은 소를 내다 팔고, 농지며 집까지 팔고..

[구정은의 '수상한 GPS']폴렉시트? 폴란드와 EU는 왜 싸울까

유럽연합(EU)의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27일(현지시간) 폴란드에 하루 100만 유로, 약 14억원의 벌금을 내라고 명령했다. 폴란드는 2018년 대법원에 징계위원회를 만들었는데, 유럽사법재판소는 올 7월 이 위원회의 기능을 중단시키라는 임시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폴란드 측이 이행하지 않자, 이행할 때까지 혹은 최종판결이 나올 때까지 EU 집행위에 매일 벌금을 내라고 한 것이다. [바르샤바 보이스] Another huge penalty for Poland 유럽사법재판소는 7월 판결에서 징계위원회를 둔 폴란드의 판사 징계 절차가 EU 법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EU는 폴란드의 징계위원회가 민주주의의 가치를 해친다고 본다는 점이다. 유럽사법재판소는 “EU의 법질서..

[구정은의 '수상한 GPS']기후대응 방해한 일본, 호주, 사우디

영국 글래스고에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11월 1일 개막된다. 이 회의를 앞두고 영국 BBC가 유엔 문서들을 입수, 몇몇 나라 정부들이 유엔의 기후위기 대응을 방해하기 위해 로비를 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6년 파리 기후변화협약을 통해 세계는 산업화 이전 시기와 비교해서 지구의 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BBC가 입수한 문서들은 각국 정부와 기업들, 혹은 과학자 단체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유엔에 제출한 문서 3만2000건이다. 이런 자료들을 바탕으로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이 6~7년에 한번씩 평가보고서를 내놓는다. 기후변화의 추이를 예측하고 세계의 대응 틀을 만드는 기초 자료다. [BBC] COP26..

[구정은의 '수상한 GPS']말라리아 백신 첫 승인...왜 이제야?

대표적인 열대성 질병인 말라리아 백신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용 승인을 받았다. WHO가 RTS,S/AS01(RTS,S)이라는 말라리아 백신 사용을 공식 승인했다. 영국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한 것으로, 처음 효과가 입증된 것은 6년 전이다. 아프리카 서부에 있는 가나, 동부의 케냐, 남부의 말라위 3개 나라에서 2019년부터 어린이 약 80만명에게 시범접종을 했다. 특히 말라리아 질병을 일으키는 원충들 가운데 감염자의 치명률(사망률)이 높은 열대열원충 Plasmodium falciparum을 막는 백신이어서, 사망자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WHO는 발표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