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863

<하버드 중국사- 남북조>

하버드 중국사 남북조 - 분열기의 중국 China Between Empires: The Northern and Southern Dynasties 마크 에드워드 루이스 (지은이), 조성우 (옮긴이) 너머북스 왕조 중심의 세계사 수업에서 중국을 배우면서 은주-(춘추전국)-진한-(위진남북조)-수당-송원-명청으로 이어지는 역사가 각인돼 있다 보니, 남북조 시기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었다. 그러다가 중국 드라마들 보면서 아주 약간 관심을 갖게 됐고, 를 순서대로 읽다 보니 두 번째 권에서 이 시대를 만났다.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중국인은 중국이 통일되고 군사적으로 강성했던 시대를 중심으로 중국 역사를 서술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로 한 제국이 무너진 이후 400년 역사는 소홀하게 다루어진다. 이 ..

딸기네 책방 2023.06.28

<하버드 중국사- 진·한>

진.한 - 최초의 중화제국 | 하버드 중국사 The Early Chinese Empires: Qin and Han (2007년) 마크 에드워드 루이스 (지은이),김우영 (옮긴이) 너머북스 책 엄청 좋음. 번역자 선생님께서 정말 고생 많으셨을 듯. 중국 고전 원문 찾아 하나하나 넣으려면... 진과 한 두 제국은 중국 문명의 '고전기'를 이루는데, 이 시대에 중국 최초의 통일이 이루어진 방식을 파악하지 않고서는 그 후에 펼쳐진 중국의 역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 고전시대의 다섯 가지 주요 특징은 ① 제국의 질서에 의해 상당히 약화되었지만 완전히 뿌리 뽑히지는 않았던 뚜렷한 지방색, ② 황제 개인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구조의 강화, ③ 표의문자인 한자에 기초한 문해력의 함양과 국가가 공인한 경전의 보급 ..

딸기네 책방 2023.06.27

소병국, <동남아시아사>

동남아에 대해 통사로 쫘악 훑어보는 것은 근 20년만인데다 책이 너무 훌륭했다. 생각해 보니 태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를 여러 번 갔는데 대충 구경하고 오는 여행일 때가 많았다는 점이 아쉽다. 다음에 가게 되면 책의 내용을 떠올리면서 꼼꼼히 봐야겠다. 동티모르 라오스 필리핀 브루나이 미얀마 싱가포르는 안 가봤고 말레이시아는 리조트에 한번, 그리고 콸라룸푸르 1박이 전부라 가봤다고 할 수 없다. 담엔 라오스에 가봐야지. 미얀마도 늘 위시리스트에 있지만 지금 상황이 저 모양이니… 현대 부분은 슬슬 넘겼고 잘 몰랐던 옛날 얘기들 중심으로 스크랩. 동남아시아는 대륙부 반도 도서부로 이뤄져 있다. 그러한 지리적 구분에 따라 이 지역을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태국을 포함하는 ‘대륙 동남아시아’와 인도..

딸기네 책방 2023.06.19

아시스 난디, <친밀한 적>

친밀한 적 아시스 난디. 이옥순, 이정진 옮김. 창비 읽고 곶감 빼먹듯 하나하나 챙겨 읽은 책. 읽기는 젤 먼저 읽었는데 정리가 늦었다. 근대 식민주의는 군사적•기술적인 힘보다는 전통적인 사회질서와 배치되는 세속적인 위계질서를 창출하는 능력을 통해 위대한 승리를 거두었다. 이 새로운 질서는 다수에게, 특히 전통적인 사회에서 착취당하거나 궁지에 몰린 이들에게 새로운 삶의 전망을 열어주었다. 그들에게 새로운 사회질서는 보다 공정하고 평등한 세계를 향한 첫걸음으로 보였고, 바로 거기에 식민주의의 심리적 유인이 있었다. -14-15쪽 제3세계는 적어도 지난 여섯세대동안 두번째 식민주의를 해방의 방식으로 여기도록 교육받아왔다. 이 형태의 식민주의는 신체와 더불어 정신을 식민화했고, 식민화된 사회에서 문화적 우선순..

딸기네 책방 2023.06.15

린 마굴리스,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명이란 무엇인가? 린 마굴리스, 도리언 세이건. 김영 옮김. 리수. 6/7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말을 들으면 자연히 슈뢰딩거의 그 유명한 강연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언젠가 슈뢰딩거 트리니티 강연 50년을 맞아 펜로즈, 굴드, 다이아몬드 등등 쟁쟁한 이들의 글을 모은 을 읽으면서 번역;; 문제로 골치아팠던 기억이. 이 책은 아주아주 재미있다. 이것도 를 통해 알게 됐는데, 근래 읽은 최고 재미난 책이다. 슈뢰딩거의 질문 이후, 50년 플러스 알파의 시간이 흐르면서 생명을 보는 우리의 시각이 얼마나 많이 확장됐는지를 생각해봄. 기후위기라는 달갑잖은 액셀러레이터가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1944년에 출간된 명저

폴 비릴리오, <속도와 정치>

속도와 정치. 폴 비릴리오. 이재원 옮김. 그린비. 작년에 읽은 에서 언급된 책들을 하나씩 읽고 있다. 아슈스 난디의 에 이어 비릴리오의 이 책을 읽었다. 프랑스 학자의 글인데다^^;; (그래도 인도 사람들보다는 낫다) 1970년대에 쓰인 것이지만 반짝반짝하는 통찰들이 있어서 즐겁게 읽었다. 미국의 대테러전부터 팬데믹 시대의 계급 구분, GPT와 인공지능 등 요즘의 주제들을 생각하며 곱씹어볼 것들이 많았다. 번역자가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지, 옮긴이 주석과 해설을 읽는 재미도 컸다. 보병은 적의 포탄이 발사되자마자 적의 포진을 향해 달려가야만 한다. 그의 목숨은 달리는 속도에 달려 있다. 너무 느리다면 그는 정면으로 날아오는 포탄에 맞아 말 그대로 산산조각 나서 죽게 되므로. 결국 이 새로운 전쟁은 인간이..

딸기네 책방 2023.05.21

박태균, <베트남 전쟁>

베트남 전쟁 - 잊혀진 전쟁, 반쪽의 기억 박태균, 한겨레출판 전쟁을 이야기할 때, 전쟁을 보는 한국 사람들의 시각을 말할 때, 기지촌과 코피노와 성매매를 생각할 때, 파고들어가다 보면 늘 부딪치게 되는 것은 베트남 전쟁이다. 우리가 아직도 정직하게 대면하지 않고 있는 전쟁. 책은 아주 재미있었다. 특히 내가 스스로에게 놀란(?) 것은, 베트남 전쟁보다 한국에 대해 정말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 우리 집앞 흙길에 아스팔트가 깔린 것이 1970년대 후반이었는데 1980년대 중반의 나는 친구들과 압구정동 현대백화점에 구경을 갔었다. 불과 얼마 되지 않은 그 기간의 갑작스런 '발전'은 기억 속에서 너무나 놀라운 사건으로 인식돼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1970년대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니 선물을 받은 기분..

딸기네 책방 2023.05.19

마이클 그린, <신의 은총을 넘어서>

신의 은총을 넘어서 마이클 그린. 장휘, 권나혜 옮김. 아산정책연구원. 5/7 비문에다 틀린 거 투성이에다 주어 술어 안 맞고 번역이 엉망이다. 또 부시 행정부 국가안보팀에서 일했던 저자 자체가 보수 우익에 일본주의자이다 보니 시각이 극도로 편향적이어서 믿거나 말거나인 부분이 많다. 재미는 있었다. 아, 미국 보수파 중에는 저렇게 생각하는 자들도 있구나~ 하며 읽었다. 남들에게 권해줄 생각은 없다. 역사적 기록은 첫째 미국이 대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립해 왔고, 둘째 현실주의 전제에 기반한 전략들이 가장 잘 결실을 맺었으며, 마지막으로 이상주의적 전제에 기반한 전략들이 결실을 무위로 돌리기 가장 쉬웠다는 것을 보여준다. 트로츠키가 말한 것처럼 “당신은 전략에 관심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전략은 ..

딸기네 책방 2023.05.07

사미르 아민, 유럽중심주의

유럽중심주의. Eurocentism. 사미르 아민. 김용규 옮김. 세종출판사. 5/5 “역사는 성공하지 못한 사회들의 죽은 시신들로 가득차 있다.” (140쪽) 안드레 군더 프랑크의 책을 읽은 때부터 아민의 이 책을 사고 싶었지만 품절/절판 상태라 구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새 십여 년이 지나가버렸다. 식민주의-탈식민에 관한 책들 리스트를 올리면서 이 책을 구하지 못하고 있어서 아쉽다고 한 마디 붙였는데, 블로그에 늘 와주시는 companiero 님이 그걸 보셨다. 내 리스트를 보고 중고로 사셨고, 읽으신 뒤 보내주신 덕에 이 책이 드뎌 내 손에 들어왔다!!! 세상에 이렇게 신기하고 반갑고 감사한 일이. ㅠㅠ 아민의 책은 1989년에 나왔고, 소련이 해체되기 직전 시기까지만을 언급하고 있다. 한글판..

딸기네 책방 2023.05.05

[서울경제] 나무 1억그루 심기…女 환경운동 분투기

2023-02-23 조상인 기자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29LV3GI5MO ■숲으로 간 여성들 오애리·구정은 지음, 들녘 펴냄 과거 전통적인 성역할 규범을 따르던 여성은 자연에서 먹을 것을 구하며 자녀를 양육하고, 삶을 영위했기에 자연 파괴의 위험성을 가장 먼저 포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여성이 환경운동의 시초부터 그 중심에 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 책은 세계 곳곳에서 지구와 자연을 지키기 위해 힘써온 여성 환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침묵의 봄’으로 전 세계를 강타한 레이첼 카슨, 기후 위기의 인류를 향해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 그레타 툰베리가 대표적이다. 산업혁명 당시 더 이상 공장 들어설 자리도 없는 영국 런던 한복판에 녹지 공원을 조성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