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40

[2021 부여] 2박3일 낯설고 즐거웠던 부여 여행

동생이 회사의 복지혜택의 일환으로 숙박권을 구할 수 있다고 해서 부여에 갔다. 벌써 너무 오래전이 돼버린... 2021년 9월 14~16일의 여행이었다고 아이폰 사진 기록이 알려주네 -_-;; 부여군 소개에 따르면 ... 이라고 한다. 대학 1학년 때 가보고 30여년 만에 다시 가본 부여. 생각보다 굉장히 작고(부여가 '시'가 아니라 '읍'이라는 걸 이제야 알았음;) 먹을 것은 참 없고(심지어 먹으러 간 식당들 엄청 불친절+퉁명+맛도 없음) 백제 무왕 시절 이래로 쇠락을 거듭해온 것 같은 느낌. 하지만! 너무 좋았다. 코로나 때여서 그랬는지 여행객은 별로 없었지만 잘 다듬어진 산책로, 슬슬 걸어 올라가서 백마강을 내려다보며 선선한 강바람을 맞을 수 있는 낙화암, 그 주변 돌아다니다가 만난 누각들, 맑고 ..

[2021 남해 여행] 독일 마을과 양떼 목장

핸드폰에 사진이 너무 쌓였다. 오래전 것들부터 정리 삼아 올림. 남해의 '독일 마을'은 들어보기만 하다가 처음 가봤다. 2021년 8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못 가게 된 모든 이들처럼 가족 휴가를 국내에서 보내게 됐는데 덕택에 처음 구경가본 곳. 2박 3일 묵었는데 아주 상쾌하고 좋았다. 마을이 참 예뻤고, 우리가 묵은 집도 아주 잘 꾸며져 있었다. 노리타케 비싼 라인의 고급스러운 본차이나 식기에 빵과 계란 등등 아침 식사를 차려주셨는데 그 뒤 울집에도 휴일에는 그 식사를 흉내낸 '브런치'가 도입됐었지. 첫날 저녁 독일마을 초입 식당에서 독일식 족발;;과 맥주를 먹었다. 음식은 그냥 그랬지만 분위기는 좋았음. 둘째 날에는 남들 다 간다는 보리암을 우리도 방문. 여기도 정말 좋았다! 안개가 짙게 끼었는..

푸틴을 옹호하는 '진보적 지식인'들

벌써 10년이 돼 간다. 우크라이나에서 존엄혁명(마이단 혁명)이 일어났다. 소련에서 떨어져나온 뒤 우크라이나의 역사는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원하면 러시아가 찍어누르고, 시민들이 다시 일어나고, 그러면 다시 러시아가 찍어누르고... 이것의 반복이었다. 러시아는 마이단 혁명 뒤 아예 우크라이나 땅덩이를 떼어가려고 했다. 크림반도를 병합했다. 러시아군 표식만 뗀 군인들 혹은 용병들을 동원해 우크라 동부를 내전 상태로 만들었다. ('그 나라 정부의 통제력이 미치지 않는 지역'으로 만들어 영토를 갈라놓는 것은 패권국들의 흔한 수법이다.) 그 때 한국의 진보적 지식인이자 유명한 환경운동가였던 어느 선생님은 이런 주장을 했다. 1. 우크라이나 '시민혁명'은 없었다. 2. 키예프의 시위는 CIA가 사주한 쿠데타 음모였다..

[2022 이탈리아] 남들 다 가는 두오모, 나도 갔다

피렌체의 상징, 두오모. 정식 이름은 Santa Maria del Fiore, 꽃의 성모 마리아 성당. 이제 올라가야지.... 올라가서 본 피렌체의 풍경. 옆에 딸려 있는 산조반니 세례당. 그리고 성당에 딸려 있는 Opera del Duomo Museum. 도나텔로의 '참회하는 막달레나'. 1440년 경 작품이라고 하는데 좀 기괴하다. 찾아보니 도나텔로의 이 작품, '세례자 요한'과 비슷한 분위기. 아래 것은 베네치아 프라리 교회에 있다고. 피렌체에서 돌아다니다 보면 두오모를 이 방향 저 방향으로 뺑뺑 돌면서 다니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자꾸 보게 되고, 볼 때마다 멋있고... 해질녘에 보면 더 멋있음.

[2022 이탈리아] 베키오 다리, 피렌체 야경 보며 와인 마시기

첫 사진들이 야경이다. 아르노강 언덕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내려다본 피렌체의 야경이 좋다 해서 우리도 올라갔고, 야경은 좋았고, 하지만 야경이야 뭐... 밤 되면 어디든 대체로 다 이쁘지 않나? 강바람이 시원하고 기분은 좋았다. 낮에는 진짜 볼 것들이 많지 말입니다! 아카데미아 이야기가 나왔으니, 아카데미아에서 본 것들. 정식 명칭은 GALLERIA DELL'ACCADEMIA DI FIRENZE. 여기가 왜 유명하냐. 이분 때문이다. 바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나는 베르니니의 다비드가 더 보고 싶었으나, 로마 보르게세 예약을 안 한 관계로 못 보고 피렌체의 미켈란젤로 다비드로 만족. 그런데 이 다비드, 정말 너무나 멋졌다. 속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이랄까, 그런 기개가 느껴지는 조각상. 뭐 이런 분위기?..

100년 된 물건들이 들어왔다

엄마네 집 이사를 앞두고, 오래된 물건들을 우리집으로 가져왔다. 놋쇠 상자는 외할아버지가 20대 때 만드신 거라고 한다. 외할아버지가 1900년대 초반생이시니까 100년 가까이 된 물건이다. (비포 사진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못 찍었음.) 우리 집 재미난 여대생과 함께 어제 오후 내내 과탄산소다와 식초를 가지고 수세미로 문질렀다. 거의 암갈색이던 것을, 비록 얼룩이 남아 있긴 하지만 반짝거릴 정도로 환하게 만들었다. 안에는 금은보화를 넣어놨…..;; 외할아버지는 내가 서른 무렵에 돌아가셨지만 할아버지와 얽힌 추억은 별로 없다. 늦게 결혼하셔서 늦게 엄마를 낳으셨기 때문에 다른 집 할아버지들보다 훨씬 연세가 많았다. 그래서 내게 할아버지는 언제나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나이 드신 분이었다. 선원이었고 ..

[2023 캄보디아] 반떼아이스레이의 예쁜 부조와 훈센에 관한 대화.

오늘은 가이드 속 Sok과 함께 반떼아이스레이 투어, 앙코르 와트를 중심으로 한 스몰 서킷보다 좀 크게 도는 그랜드 서킷 투어를 했다. 거의 비슷하게 생겼고 지어진 시기도 비슷한 Eastern Mebon Temple. 제일 먼저 간 것은 프레룹 사원. 그다음에, 지금은 말라붙은 이스탄 바라이 즉 동쪽 인공호수 가운데에 있는 이스턴 메본. 이어서 불교 사원인 따솜을 들렀다. 앙코르 패스 3일권을 샀는데 하루만 보고 버리기 아까우니 투어를 한번 더 하자 하는 생각으로 신청. 코스는 쁘레룹, 이스턴 메본, 따솜, 네악 뻬안, 반떼아이스레이, 쁘레아칸. 의외로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 날씨가 좋았다. 너무 덥지 않았고 적당히 흐렸고 오후에는 살짝 해가 비치다가 이내 비가 오면서 날이 선선해지고 사원들 분위기는 점..

[2023 캄보디아] 캄퐁 플럭 수상촌

내려서 사람들 만나본 것도 아니니 가봤다고 하기도 뭣하지만. 시엠립에서 두번째 투어. 가는 길에 들러 본 시장. 바나나 튀김이 보여서 냉큼 사먹었다. 이건 지나칠 수 없지(라고 하면서 바나나도 사먹고 땅콩도 사 먹음). 전기는 대체로 다 들어와 있는 것 같은데 등유를 병에 넣어 시장에서 파는 걸 보면 아직 전기화가 많이 부족한듯. 수상촌은 밤에도 거의 한 집 한 전등인 것 같았고. 수상촌 초입에서 배를 타고. 똔레삽 호수의 수상촌이 몇 곳이 있는데 대부분 베트남에서 넘어 온 사람들이 사는 곳이고 여기 캄퐁 플럭은 캄보디아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에 그래도 땅에 말뚝을 받고 있는 집들이 많이 늘어서 있다. 지금 건기라 물이 말라서 기둥이 다 드러나 있는데 우기에는 바로 밑에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