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대로 인간계의 일에 적용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 되기 쉽다. 인간의 이성을 강조하다가도 전쟁이나 폭력같은 사안을 접할 때면 불현듯 '본능'을 강조하면서 인간 역시 동물의 일종이더라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악한에게 면죄부를 주는 짓이 되기 십상이다. 그렇지만 '비유' 정도로만 해석한다면 생명체들이 겪고 있는 일들은 분명 사회의 메커니즘을 읽는데에 도움을 줄 때가 많다. 다윈의 진화론이 식민주의의 이데올로기로 환원이 됐듯, 특히 '진화'와 관련된 현상들은 사회의 흐름과 비슷하게 흘러갈 때가 많다. 기후변화와 같은 대대적인 격변기를 거치면서 멸종의 위기에서 살아남은 생물들은 과연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을까. 격변을 거친 뒤의 혼란은 언제나 있는 것이고, 승자와 패자도 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