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55

페트병 전구, 깡통 라디오, 항아리 냉장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현대의 에디슨들

대낮에도 어두운 슬럼가의 판잣집. 전기가 들어오지 않거나, 전기요금 낼 돈도 없는 빈민촌이 환하게 밝아진다. 전기가 아닌 햇빛으로 반짝이는 물병, 1.5ℓ짜리 페트병으로 만든 등불이다. 최소한 낮동안이라도 천정을 뚫고 박아넣은 물이 든 페트병을 통해 햇빛을 끌어들일 수 있다. 이 간단한 페트병은 각도를 잘 맞춰 설치하면 55와트 전구 만큼의 빛을 낸다. 전기요금도 필요없고 제작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데다 한번 설치하면 5년은 간다. 이 장치의 아이디어를 낸 것은 브라질의 기술자 알프레두 모세르였다. 정전이 잦은 브라질에서, 더군다나 대도시 곳곳에 넘쳐나는 판잣집에서 지붕을 살짝 뚫고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자연광 전구를 2002년 개발한 것이다. 지붕에 요렇게 물병을 박아넣으면 실내는 이렇게 빛이 들어오고 ..

방글라데시 사태와 '윤리적 대응'의 딜레마

방글라데시 다카 북쪽의 가지푸르에 있는 ‘가리브’라는 의류공장 벽에 지난 3일 금이 갔다. 이 건물에는 의류공장 2곳이 입주해 있었다. 공장주들은 기계를 멈추고 노동자들을 내보냈다. 다카 근교 사바르 의류공장 붕괴사고를 본 공장주들이 일단 공장 문부터 닫은 것이다. 일간 데일리스타는 이 건물에서 2010년 2월 불이 나 21명이 숨진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자들은 그 후 “안전한 근무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해왔지만 번번이 묵살당했다. 경찰은 공장주들에게 “건물 정밀검사 후 가동을 재개하라”고 했으나 지켜질지는 알 수 없다. 하루 벌어 먹고살기도 힘든 노동자들만 일당을 날리게 됐을 뿐이다.약 6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바르 사건이 일어나자 영국 등의 대형 의류판매체인들이 방글라데시산 ‘노동착취상품’을..

게이츠 재단 "콘돔 디자인 10만달러 현상 공모"

준비되지 않은 임신을 막고, 여성들의 에이즈 감염 등 질병을 막는 가장 값싸고 손 쉬운 방법은? 콘돔이다. 남성들이 콘돔을 쓰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연간 150억개의 콘돔이 팔리고, 세계 200여개 나라 중 콘돔이 쓰이지 않는 곳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지에선 남성들이 콘돔을 쓰길 거부하면서 에이즈가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산모를 통해 아이들이 감염되는 일이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자선재단으로 꼽히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이 문제와 정면으로 맞서기로 했다. 게이츠 재단은 최근 자신들이 운영하는 ‘세계보건의 위대한 도전(Grand Challenges in Global Health)’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새로운 콘돔 디자인을 개발하는 사람에게 10만..

왜 인도주의는 전쟁으로 치닫는가- 인식을 호도하는 잘못된 제목

왜 인도주의는 전쟁으로 치닫는가? : 그들이 세계를 돕는 이유 카너 폴리 저/노시내 역 | 마티 | 원서 : The Thin Blue Line: How Humanitarianism Went to War (2008) 책을 처음 접할 때부터 제목이 좀 지나치다 생각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책은 인도주의 구호기구 활동가로 일해온 저자가 오랜 경험을 통해 '인도적 지원' '인도주의 구호활동'의 실상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국제앰네스티와 유엔난민기구 등에서 일했다는 저자는 현장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구호활동가'로서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의식들을 생생히 전한다. 그 중에는 구호활동의 한계나 구호기구의 관료주의 문제, 구호기구의 예산 쓰임새, 구호기구에 대한 관리감독 문제, 기금을 ..

딸기네 책방 2012.03.06

[아침을 열며] 안철수, 최중경, 아인슈타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참 대단하다. 돈을 1500억원이나 벌었다는 것도, 그걸 내놓겠다는 것도 대단하다. 그런데 그의 기부를 놓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사회에서 재산 사회환원은 주로 ‘꼼수’ 부릴 일이 생긴 사람들이 하는 일, 궁지에 몰린 이들이 면피용으로 던지는 말들이었다. 그렇다 보니 안 원장에게도 ‘혹시 딴생각 있는 거 아냐’ 하는 의구심이 쏠린다. 이해는 된다.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MS)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선재단 일에 매달린다고 했을 때 미국 일부 언론들도 ‘등떼밀려 털고 나온 것’이라는 둥의 보도를 했던 기억이 난다. 기부를 했다가 오히려 위신 깎인 사람도 많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갑부 알 왈리드 왕자는 2001년 9·11 테러가 일어난 뒤 피해자 구호기..

캐서린 햄린, '지구에 하나뿐인 병원'

지구에 하나뿐인 병원 The Hospital by The River (2001) 캐서린 햄린 (지은이) | 이병렬 (옮긴이) | 북스넛 | 2009-05-20 재작년부터 읽기 시작했던 것 같은데... 책을 여기저기 던져두다가 이제서야 다 읽었다. 에티오피아 누(출산시의 문제로 인해 방광, 직장 등 장기에 구멍이 뚫리는 여성 질환) 환자들을 돌본 호주 출신 의사 부부의 회고록. 책을 쓴 건 부인인 캐서린인데, 2009년 대안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바른생활상'(Right Livelihood Awards)을 받기도 했다. 내용 중 하나님 예찬과 영국 예찬, 에티오피아 황실 예찬이 상당부분 차지하는 데다가 너무나도 개판인 번역(무려 왕세자 crown prince를 크라운 왕자로 번역했다능;; 이런 류의 무지를 ..

딸기네 책방 2011.09.04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빌게이츠가 화장실 연구에 돈을 댄다?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19일 빈곤지역에 널리 보급할 수 있는 화장실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4200만달러(약 44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화장실 연구에 수백억원이라니!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굉장히 중요하다면 중요한 문제입니다. 세계의 빈곤지역은 대부분 아프리카 등 열대지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비위생적인 생활환경이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고요. 유엔 등에 따르면 위생적인 화장실이 없이 살고 있는 사람이 전 세계 26억명에 이릅니다. 수세식 화장실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화장실이 사실상 없는 사람들 숫자가 그 정도라는 겁니다. 세계 인구의 5분의2에 이르는 사람 가량이 위생적인 화장실이 없어 배설물을 구덩이나 땅 위에 그대로 버리고 있는..

체르노빌, '돈 먹는 하마'

며칠 있으면 체르노빌 원전 사고 25주년이 되죠. 그런데 그 뒤처리 때문에 지금도 국제사회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19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미국 등 50여개국이 참석한 가운데 체르노빌 원조공여국 회의가 열렸습니다. 원조공여국 회의라는 건 쉽게 말하면 '기부 회의'입니다.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놓고 그동안 몇차례에 걸쳐 각국이 공여국회의를 한 바 있죠. 아이티 지진 뒤에도 공여국회의가 열렸고요. 어떤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 돈이 필요할때, 유엔이 각국에 기부를 호소하죠. 그러면 돈을 낼 의사가 있는 나라들이 모여서 얼마를 낼지를 논의합니다. 이번 회의는 옛소련 체르노빌, 현재의 우크라이나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원전사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돈을 모으려는 자리였습니다. Chernobyl ..

아이티 준다던 돈은 어디로

아이티 지진이 일어난지 벌써 1년이 지났네요. 작년 1월 12일. 우리 시간으로는 오늘 아이티에서는 지진 참사 1주년을 맞아 추모 물결이 일었습니다. 최소 23만명이 숨진 엄청난 재난이었죠. 수도 포르토프랭스 등지에서는 주민들이 성경을 들고 성당을 찾아 추모미사를 드렸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국영TV에서는 1년 전의 참사 장면 동영상이 나오고 있고, 국민들은 숨진 이들을 기리고 있다고 합니다. 르네 프레발 대통령은 수도 외곽의 지진 희생자 묘지를 찾았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2일 오후 4시 53분(한국과는 14시간 차이), 1년 전 지진이 일어난 순간에는 당시의 참사를 되돌아보는 ‘침묵의 시간‘도 있었습니다. 수도 안팎의 임시 천막촌에서 지금도 80만명 넘는 이재민들이 힘겹게 지내고 있습니다. ..

미국 부자들 "재산 기부"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설득이 미국의 부자들을 움직였군요. 미국의 억만장자 40가족이 생전, 혹은 사후에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게이츠와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인 버핏은 4일 기부 캠페인 사이트인 ‘더 기빙 플레지(http://givingpledge.org)’에 공동 성명을 발표, 자신들 외에도 억만장자 38가족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착한 부자들’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MS 공동창업자 폴 앨런,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오라클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 CNN 창업자 테드 터너,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 호텔 재벌 힐튼 가의 좌장 배런 힐튼, 레블론 화장품 회장 로널드 페렐만, 헤지펀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