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문화 68

무슬림 청바지

유럽에 이슬람 이민자들이 급증하면서, 나날이 커져가는 `무슬림 시장'을 잡으려는 기업들의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이탈리아의 한 의류회사가 무슬림들을 겨냥, 기도할 때 입기에 편한 청바지를 내놓기로 했다고 CNN방송이 21일 보도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작은 의류회사에서 일하던 디자이너 루카 코라디는 최근 `알 쿠즈'라는 회사를 설립, 무슬림용 청바지 생산에 나섰다. 알쿠즈는 예루살렘의 아랍어 이름. 겉보기엔 보통 청바지와 큰 차이가 없지만 주머니에 아랍어 자수가 놓아져 있다. 하루 5차례씩 메카를 향해 기도하는 무슬림들의 습관에 맞춰서 일어서고 앉기 편하게 통을 넓혔다. 기도 용품을 넣을 수 있도록 커다란 주머니를 달고, 솔기는 무슬림들이 신성한 색으로 여기는 초록색으로 박았다. 회사 측은 프랑스의 ..

무함마드 만평 파문 총정리

전세계 무슬림(이슬람교도)들의 이른바 ‘무하마드 만평시위’에 대한 뉴스가 한동안 시끄럽게 외신을 장식했다. 이슬람권의 중심인 아랍국들에선 시위가 어느 정도 사그러들었지만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무슬림들의 항의시위와 유혈충돌이 그치지 않고 있다. 석달 가까이 계속된 시위로 곳곳에서 사망자가 속출했고, 결국 최대 피해자는 유럽인들이 아닌 무슬림들이 되고 있다. 만평, 항의, 폭력, 유혈사태. ‘비무슬림’의 시각에서 보기에 무모하기 짝이 없는 격렬한 만평 시위는 왜 일어난 것일까. 무슬림들은 ‘별것도 아닌’ 신문 만화에 어째서 그렇게 거세게 항의하고 나선 것일까. ‘표현의 자유’와 센세이셔널리즘을 오간 언론들 이 사건을 바로 보는 첫걸음은 원인이 된 만화들을 보는 것이다. 만평 파문을 촉발한 것은 덴..

메카 콜라, 잠잠 콜라

이슬람 창시자 무하마드를 모독한 만평 때문에 이슬람권에서 덴마크 등 유럽산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지요. 더불어 `만악(萬惡)의 근본'으로 여겨져온 미국에 대한 감정도 더욱 나빠졌는데요(사실 무하마드 만평 파문의 근본도 미국의 일방주의와 그간의 횡포에 있다고 봐야겠지요). 이런 분위기를 타고, 서방 문화의 상징인 코카콜라 대신 이슬람권 토착 상표의 콜라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로이터통신이 21일 보도한 내용입니다. 이것이 메카콜라랍니다. 디자인은 코카콜라 표절 같네요 ^^;; 대표적인 것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본사를 둔 메카콜라 제품. 이 회사의 타우피크 카틀루티 회장은 최근 매상이 3배나 늘어나, 곧 메카콜라를 두바이 증시에 상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무하마드 만평은 용납할..

사우디의 밸런타인 데이

머하는 것일까, 아저씨- 2월14일은 밸런타인 데이. 초콜릿 상술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의 밸런타인 풍속도도 다양하게 펼쳐졌다. 중국 최대 도시 상하이(上海)에서는 연인들의 코나 눈 모양을 같게 만드는 성형수술이 밸런타인 `선물'로 인기를 끌었고, 미국에선 사람찾기 웹사이트에 지하철에서 만나 점찍은 상대방과 연결시켜주는 `놓쳐버린 열차'라는 게시판이 생겨나 인기를 모았다. 그런가하면 미국의 기독교단체들은 밸런타인 데이를 `순결의 날'로 삼자며 순결을 상징하는 흰 팔찌나 티셔츠를 교환하기도 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슬람 근본주의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젊은 연인들은 종교적 규제 때문에 비밀리에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한다. 연인들이 이 날을 맞아 마치 범죄를 저지르듯 비밀리에 붉은 장미를 사..

'이슬람=테러집단' 표현의 자유?

덴마크의 한 신문이 이슬람 창시자 무하마드(마호메트는 영어식 표기다)를 테러범으로 묘사한 만화를 실었다가 거센 공격을 받고 넉달만에 사과했다. 덴마크 일간지 `율란츠-포스텐'은 30일 편집국장 명의로 웹 페이지에 사과성명을 내고 "(이슬람을) 모욕할 의도는 없었지만 무슬림들이 수치심을 느끼게 한 것은 분명하다"고 시인했다. 이 신문은 지난해 9월 폭탄 모양의 터번을 두른 무하마드를 그린 만화를 실어 이슬람국가들의 항의를 샀었다.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총리는 신문의 사과 성명에 대해 "필요한 조치였다"고 환영했지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정부 차원의 사과는 거부했다. 앞서 만화가 게재된 뒤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슬람 국가들은 대사까지 소환하면서 사과를 요구했고, 몇몇 나라에서는 덴마..

하지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요즘 무슬림들의 대순례, `하지'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하지가 시작되면서 약 250만 명의 순례객이 올해 사우디의 메카를 찾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를 앞두고 메카의 한 호텔이 무너져 60여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 기간에 메카에서는 압사 사고와 붕괴사고 등이 종종 일어나는데다, 올해엔 조류인플루엔자(AI) 위험까지 겹쳐 당국이 초경계 태세에 들어섰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메카의 대모스크에 있는 성스러운 검은 돌 카으바. / AFP 하지에 참여한 무슬림 순례자들이 9일 메카 남동쪽 아라파트 평원에 있는 자발 알 라흐마(자비의 언덕)을 가득 메우고 있다. / AFP 무슬림 순례자들이 메카 주변 무즈달레파에서 하지 이틀째날 ..

하룬과 이야기바다- 천일야화의 슬픈 오마주.

하룬과 이야기 바다 Haroun and The Sea of Stories 살만 루슈디 (지은이) | 김석희 (옮긴이) | 달리(이레) 살만 루시디라면 너무나 유명한 인물인데다, 내가 그의 이름을 처음 들은 것만해도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오래 전의 일이다. 하지만 ‘악마의 시’라든가 ‘한밤중의 아이들’ 같은 책을 읽어보지 못한 상태이고, 이 책 ‘하룬과 이야기바다’가 내가 읽은 루시디의 첫 책이다. 한 문장으로 말하면 ‘아라비안나이트의 슬픈 오마주’가 되겠다. 타이틀롤을 비롯해 곳곳이 천일야화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 주인공 이름은 하룬이고, 아버지의 이름은 라시드이다. 그들의 ‘성(姓)’은 ‘칼리파’로 나오는데 종합하면 ‘칼리파 하룬 알 라시드’가 되겠다. 위대한 하룬 알 라시드는 물론 천일야화의..

딸기네 책방 2006.01.10

파키스탄 '엽기 살인'

파키스탄 동부 펀잡주의 가고 만디 마을. 지난 23일(현지시간), 막노동을 하는 40세 가장 나지르 아메드는 한밤중에 흉기를 들고 의붓딸 무카다스(25)가 잠들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부인 비비는 옆방에서 3개월된 아들을 재우고 있다가 갑자기 터져 나온 비명소리를 들었다. 아메드는 무카다스가 부정을 저질렀다며 푸줏간에서 쓰는 칼로 딸의 목을 찔러 살해한 참이었다. 아메드는 이어서 어린 세 딸 바노(8), 수마이라(7), 후마이라(4)가 잠들어 있는 방으로 갔다. 비비가 제발 딸들을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남편은 피묻은 칼을 휘두르며 "소리를 지르거나 방해하면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아메드는 비비의 눈앞에서 세 딸을 살해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다음날 아침 아메드는 아무 저항도 않고 순순히 경찰에 ..

낙타 이야기 2

지난주에 이어, 아랍뉴스에 소개된 낙타 이야기. 과거 한국의 농민들에게 소 한마리가 전재산을 상징했던 것처럼, 아랍의 유목민들에게는 낙타가 그만큼 소중한 존재였다. 하지만 요사이 유목민의 후예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젊은이들 중에는 낙타에 대해 잘 모르거나 관심없는 이들이 많다. 아랍뉴스는 그렇게 `전통을 모르는 젊은 세대들'을 위해 낙타 특집까지 마련해서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낙타가 슬플 때 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우리 농촌 어르신들이 그렁그렁한 소의 눈망울을 보며 애잔함을 느끼듯, 유목민들은 낙타의 큰 눈에서 슬픔을 보는 모양이다. 어린 새끼를 억지로 떼어놓을 때 낙타 암컷들은 눈물을 흘리며 소리내어 운다고 한다. 이누이트족은 눈(雪)을 표현하는 수십가지 단어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낙타 이야기 1

낙타를 가리켜 중동의 유목민들은 `사막의 배'라 부른다. 열사의 사막에 고속도로가 깔리고 거대한 유조차들이 씽씽 달리는 요즘도 유목민들에게 낙타는 없어선 안 될 벗이다. 기름 천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자동차에 밀리는 신세가 된지 오래이긴 하지만 유명한 `자나드리야 축제' 등의 낙타 경주는 사라지지 않았고, 낙타젖과 낙타고기를 찾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사우디 영자신문 아랍뉴스가 22일(현지시간) 리야드 근교에서 사육되고 있는 낙타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현지인들은 아라비아 낙타를 털 빛깔에 따라 밝은 갈색털을 가진 슈울, 흰색에 가까운 우푸르, 어두운 밤색 털을 가진 무자힘 등 세 종류로 나눈다. 사하라 사막의 베르베르족이 낙타를 교통수단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기록상 3세기까지 거슬로 올라간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