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 재판 30

어제의 오늘/ 도조 히데키 전범 기소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1884년 도쿄 고지마치에서 일본제국 육군중장 도조 히데노리의 셋째 아들로 태어난 도조 히데키는 1905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군에 들어가 엘리트 군인의 길을 걸었다. 육군 보병 소위로 임관해 2년만에 중위로 승진, 육군대학교 졸업 뒤 대위 승진, 중대장 승진. 1919년에는 스위스에서 주재 무관으로 일하기도 했고, 20년에는 소좌로 올라갔다. 이듬해 다시 독일에 파견돼 주재관으로 근무하는 등 당시 일본 ‘제국 군대’에서는 두드러지게 ‘서구화’된 인물이었다. 행정과 야전경험 모두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인 도조는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35년에는 관동군 헌병대 사령관이 됐고, 37년에는 관동군 참모장이 됐다. 일 처리가 빨라 ‘가미소리(면도기’)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관동군..

수단 대통령 <전범 기소>

“여자들은 모두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다. 집들을 불태우고 우물에는 독을 풀었다.” 대량학살, 인종청소(제노사이드) 등의 반인도 범죄를 재판하기 위해 세워진 유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수단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다르푸르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살 사태에 다시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수단 정부군에 속해 다르푸르 작전에 참가했던 한 탈영병은 4일 영국 BBC방송에 출연해 자신을 비롯한 군인들이 저지른 잔혹행위들을 털어놨다. “상관들이 총을 들고 우리를 감시하면서 아이들까지 사살하라고 명령했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숨어있던 아이들을 찾아내 죽였다. 우물에는 독을 타 주민들이 돌아오지 못하게 했다.” 할리드(가명)라는 이 남성은 2002년말부터 1년여 동안 다르푸르 분쟁의 중심지였던 코르마 마..

“이스라엘 전범재판 회부해야”

유엔기구들과 인권단체들 사이에서 이스라엘의 가자 민간인 학살을 전쟁범죄로 다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이스라엘을 국제형사재판소(ICC) 법정에 세우거나 유엔 산하 특별법정을 만들어 재판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고, 유엔에 이스라엘 전범행위 특별조사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인권단체인 ‘국제면책반대연합(ICI)’이 ICC에 이스라엘의 전범 행위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이 단체의 마이 칸사 변호사는 “이스라엘은 살상무기들을 동원,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반인도 범죄를 저질렀다”는 내용을 담은 25쪽 분량의 청원서를 ICC에 제출했다. 칸사는 “이스라엘과 미국 지도자들을 국제법정에 세워야 한다”며 조사를 촉구했다. 이날..

13년만에 붙잡힌 보스니아 학살자

보스니아 내전 '인종청소'의 주범인 옛 세르비아 정치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63/사진)가 21일(현지시간) 13년간의 도피 끝에 결국 체포됐습니다. 보리스 타디치 세르비아 대통령이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카라지치가 이날 밤 베오그라드에서 보안요원들에 의해 체포됐다고 발표했는데요. AP통신 등은 카라지치가 현재 세르비아 내 전범재판소로 옮겨져 유전자 감식을 비롯한 신원확인 절차를 밟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카라지치는 베오그라드에 있는 세르비아 재판소에서 조사를 받은 뒤 조만간 헤이그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로 이송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라지치 체포에 총력을 기울이도록 세르비아 정부를 압박해왔던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즉시 환영했구요. 을 내는 것이 아마도 업무의 상당 부분을 차지..

국제형사재판소 10년의 공과 실

종족말살(제노사이드) 같은 반인도 범죄를 처벌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국제형사재판소(ICC)가 10주년을 맞았다. ICC는 대량학살 등 반인도 범죄를 단죄하는데 대한 국제적인 준거틀로서 기능해왔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의 거부로 인해 반쪽짜리 성과를 내놓는데 그치고 있으며, 반인도범죄의 예방보다는 이미 축출된 제3세계 독재정권들에 대한 뒷처리 재판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 본부 '수단 파문'에 가려진 10주년 ICC의 설립을 결정지은 '로마조약'이 탄생한지 10년이 된 17일 ICC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국제앰네스티 등 인권단체들의 축하가 이어졌다. 반 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념식에 부친 축하메시지에서 "ICC의 설립..

타리크 아지즈

지난 19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의 외무장관으로서 서방을 향해 독설을 퍼부어 유명해졌던 `사담의 입' 타리크 아지즈(71) 전 이라크 부총리가 29일 바그다드에서 재판정에 섰다. 죄목은 부총리 시절 자행한 민간인 불법 처형. 2003년 체포된 뒤 한동안 `투항설'이 나돌기도 했던 아지즈의 입에 다시 한번 시선이 쏠리고 있다. 법정에 선 타리크 아지즈 /AP 아지즈는 이날 다른 7명의 피고인들과 함께 기소돼 바그다드 그린존(특별보안구역)에 설치된 특별 법정에 섰다. 혐의는 1992년 바그다드 도매시장에서 물가 통제정책을 따르지 않은 상인 42명을 체포, 재판도 없이 이틀만에 사형에 처한 사건에 관여했다는 것. 함께 기소된 이들 중에는 이미 사형을 당한 사담 후세인의 조카 알리 하산 알 마지드(일명 `케미..

일본 '전범 무죄론' 다시 고개 드나

군 위안부 강제동원 등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쟁범죄 행위를 부인해 국제적 비난을 받아온 일본 정부가 또다시 `A급 전범 무죄론'을 들고 나올 태세를 보이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달말 인도 방문 때 과거 일본 제국주의 지도부의 2차 대전 전쟁범죄 무죄를 주장했던 인도인 판사 라다비노드 팔의 유족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아사히(朝日), 마이니치(每日) 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오는 22일 인도를 방문, 일본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인도 의회에서 연설하는 등 인도와의 동맹 관계를 강조할 계획이다. 아베 총리는 방문 이틀째날인 23일 콜카타(캘커타의 현 이름)에 살고 있는 팔의 유족들과 만나기 위해 일정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팔은 2차 대전 뒤 열린..

킬링필드에서도, 다르푸르에서도... 학살자들은 처벌되지 않는다

캄보디아 프놈펜에 살고 있는 올해 일흔살의 옴솜이라는 여성은 몇년째 법정에서 들려올 소식만을 기다리며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옴솜의 30여년 전 크메르 루주 병사들에게 남편을 빼앗겼다. 닭 한 마리를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병사 3명에게 끌려간 남편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다섯 아이를 두고 있던 옴솜은 당시 여섯째 아이를 가져 임신 7개월째였다. 남편이 끌려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폴포트 정권은 `범죄를 없앤다'는 미명 하에 프놈펜 빈민가 주민들을 모두 외곽으로 내쫓았다. 옴솜이 쫓겨간 곳은 감옥 옆에 있는 천막촌이었고, 밤마다 고문 당하는 이들의 절규가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폴포트 정권은 무너졌지만 `정의의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 "복수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다만 내 남편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를..

코소보의 비애... 독립은 힘든 것

Delegates from Serbia, left, and Kosovo, right, wait for the start of a final contentious round of talks on the future status of Kosovo, headed by U.N. special envoy Martti Ahtisaari and his deputy Albert Rohan, back row center from left, at the Austria Center in Vienna, on Wednesday, Feb. 21, 2007. (AP Photo/Hans Punz) 옛 유고연방 세르비아의 코소보 자치지역의 독립 문제를 놓고 세르비아계와 알바니아계의 고질적인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분리독립협상이 세르비..

찰스 테일러

아프리카의 잔혹한 학살자 법정에 서게 될까 지난 1990년대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지에서 내전을 일으켜 수십만 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찰스 강카이 테일러(58)가 유엔 전범법정에 넘겨졌다. 재판이 본격화되면 `세계 최악의 지옥' 중부아프리카 내전 당시의 잔혹상이 낱낱이 드러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르완다, 옛 유고연방에 이어 라이베리아 내전의 反 인도주의 범죄가 국제법정에서 어떤 판결을 받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주와 체포 AP통신 등은 테일러가 나이지리아의 망명지에서 도주를 시도했다가 체포돼 29일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으로 압송됐다고 보도했다. 테일러는 이틀전인 27일 나이지리아 북부 칼라바의 망명처를 탈출, 이웃한 카메룬으로 탈출하려다 붙잡혔다. 테일러는 1990년대 라이베리아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