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56

조로아스터(1)

샤나메를 읽기 위해서는 고대 이란의 종교적 전통과 문화에 대해 알아야 하고, 그러려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조로아스터라는 종교입니다. 최정만, 정리된 것을 인터넷에서 퍼오고 거기에 제가 아는 내용들을 덧붙여서 다듬었습니다. 저자는 기독교도 관점에서 썼기 때문에 틀과 인용구들만 빌어오고 거의 다 뜯어고쳤어요^^ 1. 개관 아시아의 어느 지역에서 기원전 3000년경 네 무리의 인간들이 각지로 흩어져나간다. 한 무리는 북쪽 스칸디나비아 쪽으로, 한 무리는 서쪽 그리스 로마로, 한 무리는 동쪽 아시아 쪽으로, 또 한 무리는 동남 아시아 쪽으로. 그 중 조로아스터교와 관련된 그룹은 네 번째 동남쪽으로 간 무리다. 인도와 이란에 정착한 이 무리를 인도-이란 족(Indo-Iranians)이라고도 하고 아리안족(Ary..

오리엔탈리즘- 뒤늦게 읽은 고전

오리엔탈리즘 Orientalism 에드워드 W. 사이드. 박홍규 옮김. 교보문고 너무 유명하고 중요하고 의미 있는 책이라, 뭐라뭐라 끄적일 만한 의견 따위 있을리 없고. 다만 생각보다 재미없었다는 점, 그래도 늦게나마 읽기는 잘했다는 점. 18세기 이래 유럽의 오리엔탈리즘을 주로 중근동에 대한 유럽의 문헌들을 바탕으로 다루고 있는데, 저자 자신은 ‘중근동 이외의 지역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마찬가지다’라면서 오리엔탈리즘을 굉장히 폭넓게 정의하고 있다. 읽는 동안 지겨우면서도 감동을 좀 하면서 책장을 넘겼는데 머리 속에 이 생각 저 생각 많이 떠올랐지만 정리를 못했다. 첫째 유럽이 중동/아시아 말고 라틴아메리카나 아프리카를 대해온 태도도 ‘오리엔탈리즘’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는지(아니면 다른 틀이 필요한 것..

딸기네 책방 2007.02.09

사우디와 이란... 앙숙들의 접촉 뒤엔 '배경'이 있기 마련

이 동네 이야기, 오랫동안 참 관심이 많았는데 요즘은 담당;;이 아니다 보니 아무래도 글 쓸 일은 적다. 오늘은 담당자가 휴가 간 기념으로 -- 특히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라든가 하는 것들은 남들에겐 전혀 관심없는 이야기이겠지만 나는 아주 재미있어하는 이야기여서 오랜만에 글 올림. 중동의 오랜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이라크와 레바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례적인 접촉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두 지역강국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사우디가 미국을 대신해 이란과 접촉하는 역할을 맡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AP통신은 사우디의 반다르 빈 술탄 왕자가 지난달 테헤란을 방문, 레바논 시아파 정치조직 헤즈볼라가 주도하는 총파업과 시위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란이 나서줄 것을 요청한 것으..

미국의 실패한 '대리외교' 정책

"미국의 강경파 정부관리들은 중동분쟁의 원인이 시리아에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과연 누가 시리아를 상대로 위기를 풀 것인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레바논 베이루트를 `깜짝 방문'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스라엘-레바논 간 얽히고설킨 문제의 실타래를 푸는데 실패했다. 미국은 이란과 북한, 시리아를 `악의 축'으로 지목해 압박을 가하고 있으나 이란 핵문제나 북핵문제, 중동 분쟁 등에서 보이듯 위기국면을 해소하는 데에는 거푸 실패하고 있다. 이런 실패의 원인은 미국의 `대리 외교'에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이 적을 만들어놓고 직접 상대하기보다는 다른 나라를 대리로 내세우는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리아 외면한 중동외교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는 25일 라이스장관..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배경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고질적으로 반복됐던 갈등에서 촉발됐지만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격변을 맞고 있는 중동 전체의 세력구도와 연관돼 있다.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의 몰락 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를 중심으로 한 기존 `친미 연대' 대신 중동에 이란을 중심으로 한 반미 `시아 벨트'라 형성되면서 일어난 분쟁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을 대리로 내세워 미국과 이란이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중동의 질서재편 계기로 작용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 분쟁의 시작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이었다. 팔레스타인 하마스 정권을 치기 위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은 하마스가 아닌 레바논 헤즈볼라의 반격을 샀다. 이스라엘은 1980년대 말..

메카 콜라, 잠잠 콜라

이슬람 창시자 무하마드를 모독한 만평 때문에 이슬람권에서 덴마크 등 유럽산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지요. 더불어 `만악(萬惡)의 근본'으로 여겨져온 미국에 대한 감정도 더욱 나빠졌는데요(사실 무하마드 만평 파문의 근본도 미국의 일방주의와 그간의 횡포에 있다고 봐야겠지요). 이런 분위기를 타고, 서방 문화의 상징인 코카콜라 대신 이슬람권 토착 상표의 콜라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로이터통신이 21일 보도한 내용입니다. 이것이 메카콜라랍니다. 디자인은 코카콜라 표절 같네요 ^^;; 대표적인 것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본사를 둔 메카콜라 제품. 이 회사의 타우피크 카틀루티 회장은 최근 매상이 3배나 늘어나, 곧 메카콜라를 두바이 증시에 상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무하마드 만평은 용납할..

낙타 이야기 2

지난주에 이어, 아랍뉴스에 소개된 낙타 이야기. 과거 한국의 농민들에게 소 한마리가 전재산을 상징했던 것처럼, 아랍의 유목민들에게는 낙타가 그만큼 소중한 존재였다. 하지만 요사이 유목민의 후예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젊은이들 중에는 낙타에 대해 잘 모르거나 관심없는 이들이 많다. 아랍뉴스는 그렇게 `전통을 모르는 젊은 세대들'을 위해 낙타 특집까지 마련해서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낙타가 슬플 때 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우리 농촌 어르신들이 그렁그렁한 소의 눈망울을 보며 애잔함을 느끼듯, 유목민들은 낙타의 큰 눈에서 슬픔을 보는 모양이다. 어린 새끼를 억지로 떼어놓을 때 낙타 암컷들은 눈물을 흘리며 소리내어 운다고 한다. 이누이트족은 눈(雪)을 표현하는 수십가지 단어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낙타 이야기 1

낙타를 가리켜 중동의 유목민들은 `사막의 배'라 부른다. 열사의 사막에 고속도로가 깔리고 거대한 유조차들이 씽씽 달리는 요즘도 유목민들에게 낙타는 없어선 안 될 벗이다. 기름 천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자동차에 밀리는 신세가 된지 오래이긴 하지만 유명한 `자나드리야 축제' 등의 낙타 경주는 사라지지 않았고, 낙타젖과 낙타고기를 찾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사우디 영자신문 아랍뉴스가 22일(현지시간) 리야드 근교에서 사육되고 있는 낙타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현지인들은 아라비아 낙타를 털 빛깔에 따라 밝은 갈색털을 가진 슈울, 흰색에 가까운 우푸르, 어두운 밤색 털을 가진 무자힘 등 세 종류로 나눈다. 사하라 사막의 베르베르족이 낙타를 교통수단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기록상 3세기까지 거슬로 올라간다. 그..

라마단 시작

전세계 이슬람권이 4일과 5일부터 라마단 금식 성월(聖月)에 들어간다.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하람 알 샤리프 성소와 예루살렘 알 아크사 사원 등 이슬람권 주요 성원(聖院)들이 라마단의 시작을 선포했다고 알자지라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음력인 이슬람력 9월(라마단) 초승달이 뜨는 날부터 한달간 계속되는 금식 성월은 올해 대부분 지역에서 4일부터 시작되며, 일부 지역에서는 5일 시작된다. 라마단의 한달 간 무슬림들은 낮 동안 물 한 방울 마시지 않는 금식을 한다. 해가 지면 `금식을 깬다'는 의미의 `이프타르'라는 식사를 하며, 가족과 친지들이 한곳에 모여 잔치 음식들을 즐긴다. 라마단은 새로 초승달이 뜨는 날부터 사흘간 이어지는 `이드 알 피트르' 축제와 함께 끝이 난다. 가난한 이들에게 음식을 ..

니자르 카바니, '분노한 사람들'

분노한 사람들 오, 가자의 학생들이 우리를 가르친다 모든것을 잊어버려 가진 것 없는 우리를 가르친다 우리는 인간이니 인간이 되라고 가르친다 어린 그들이 우리를 가르친다 바위가 어떻게 아이들의 손 안에 들어가 귀중한 다이아몬드가 되었는지 어린아이의 자전거가 지뢰가 되었는지를. 비단 매듭이 매복이 되고 고무젖꼭지조차도 가둬놓지 않으면 칼이 된다는 것을 오, 가자의 학생들은 방송 따위는 염두에 두지 않는다 우리 말은 듣지 않는다 공격 공격 전력을 다해 모든 걸 손에 꼭 붙들어쥐고. 우리에게는 묻지 않는다 우리, 계산 밖에 모르는 사람들 덧셈 뺄셈만 아는 사람들 너희들의 전쟁은 계속된다 우리들은 포기해다오 우리는 군대에서 도망쳐온 도망자들이다 밧줄을 늘어뜨려 우리를 매달아다오 우리는 죽어야할 사람들이다 묏자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