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25

한류는 계속됩니다

한류(韓流) 열풍이 어디까지 계속될까요. '겨울연가'로 불이 붙은 일본의 한류 열풍이 식을줄을 모릅니다. '욘사마(배용준)' 열기는 '겨울연가'가 끝난 뒤 오히려 더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TV에서는 배용준이 출연한 광고를 심심찮게 볼 수 있고, 심지어는 일본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욘사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까지 나옵니다. 토크쇼마다 패널들이 욘사마 이야기를 하고, 쇼 진행자들이 한복을 입고 나오기도 합니다. 연예인들 얘기만 듣고 있자면, 과연 여기가 일본인지 한국인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지난주, 자주 가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서울에 있는 친구들과 한국 탤런트들 얘기를 했었습니다. 원빈과 권상우를 각각 모델로 내세운 화장품 체인들이 생겨났다는 얘기를 듣게 됐는데, 저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지..

장하준 '개혁의 덫'

사실 이 책은, '서평' 거리가 될 만한 책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신문이나 방송 기사에 대해서 '미디어 비평'이라는 장르가 정착한지 오래이긴 하지만 이 책을 '책'으로 놓고 보면, 신문에 실렸던 칼럼들을 묶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맘먹고 서평을 쓴다는 것이 우습게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책의 내용중에는 관심거리 내지는 논란거리가 될만한 것들이 많았고, 나 개인한테 던져주는 생각거리들도 많았다. 개혁. 개혁이라는 말이 아주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분명 어떤 분야에서든 '개혁'은 의미가 있고 필요한 작업이다. 모순투성이 우리 사회를 고치고 바꾸겠다는데, 사회에 대한 불만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개혁이라는 말 자체에 반기들고 나설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개혁이라는 말은 또한 언제..

딸기네 책방 2004.10.20

[요르단]국경 지대 난민촌에서

CNN 방송은 '불타는 바그다드'의 모습을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다. 불과 며칠전에 방문했던 바그다드가 폭격음과 화염에 휩싸여 있는 것을 보니 가슴이 답답해졌다. 누가 바그다드를 저렇게 파괴하는가. 바그다드가 어떤 도시인가. 지구상에서 몇 안되는, 수천년의 문명을 간직해온 도시 아닌가. 바그다드는 사담 후세인만의 도시가 아니라 셰라자드와 알리바바의 도시, 카디미야의 황금돔과 알 주베이다의 탑을 가진 도시이기도 하다. 바그다드 시내에는 도시를 만들었다는 위대한 칼리프 아부 자파르 만수르의 거대한 두상(頭像)이 있다. 만수르는 자신의 도시가 저렇게 파괴되는 것을 어떤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을까. 미군의 바그다드 본격 공습이 시작된 뒤로 암만에서 만난 외국 기자들 사이에서 단연 화두는 '바그다드'였다. 폴란드 기..

인터뷰/ KOTRA 바그다드 무역관 정종래 관장

나라 전체가 가난했던 1970년대, 한국 노동자들은 '열사의 사막'에서 길을 닦고 건물을 올리며 부국의 기반을 만들었다. '중동'이라는 말을 들을 때 한국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석유와 함께 흑백사진 속에 남아있는 노동자들의 땀에 젖은 얼굴일 것이다. 70년대 '오일붐'을 거쳐 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90년대 걸프전으로 이어지면서 중동의 정세는 계속 변화해갔고 한국의 경제력도 비교될 수 없게 커졌지만, 여전히 중동은 우리에게는 석유라는 천혜의 축복을 받은 부러운 땅이다. 언제고 다시 다가올 엄청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전운이 감돌고 있는 이라크에서 국내 기업들을 위해 홀로 '수출전선'을 지키는 사람이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바그다드무역관의 정종래(鄭宗來·40) 관장. 티그리..

이제는 미국이 대답하라

이제는 미국이 대답하라 마틴 하트-랜즈버그 (지은이), 신기섭 (옮긴이) | 당대 미국의 진보적 학자인 마틴 하트-랜즈버그가 쓴 '한국현대사'입니다. 원제는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인데 번역자가 '이제는 미국이 대답하라'라는 다소 도전적인, 명쾌한 '격문'으로 제목을 바꿔 붙였습니다. 이 책은 조선시대부터 개항기까지 한국의 역사를 개관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방 이후 한국의 분단과 그 과정에서 미국이 저지른 '악행'들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좌파 소장학자인 저자는 그중 해방공간에서 인민위원회-인공을 중심으로 한 한국민들의 자생적, 조직적 건국운동을 집중 조명합니다. 미국이 이를 어떻게 짓밟고 제네바합의를 무시한채 한국에 친미정권을 수립했는지를 밝혀내고, 그것이 남북한의 사회를 어떻게 왜곡했는지를 설명합니다...

딸기네 책방 2000.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