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25

‘지옥같은 아소 탄광’ 일제 강제 징용 광부들의 신음

“돼지우리 같은 숙소에서 먹고 자며 하루 16∼17시간을 일해 한 달에 받은 돈은 20엔이 채 안 됐다. 케이블선에 얻어맞아 생긴 상처에서는 피고름내가 진동했다.” 일제 시절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麻生太郞)의 증조부인 아소 다키치가 세운 아소 탄광 등 일본 탄광에 징용됐던 한인 수난사를 소개한 책이 나왔습니다. 지난 15일 출간된 일본 현대사학자 다케우치 야스토(竹內康人·56)의 은 조선인 광부들의 비참한 삶을 그린 책입니다.다케우치는 일본 정부가 한국에 인도한 ‘한반도 출신 군인·군속’ 명부를 조사해 2011년 조선인 26만여명의 전시 배치상황을 발표했던 역사학자입니다. 일본의 양심적인 학자들의 단체인 ‘강제동원 진상규명 네트워크’의 회원으로, 1980년대 말부터 고향인 시즈오카 현에서 일제 시기 강..

삼성, ‘브라질 공장 노동자 혹사’ 1200억원 소송 당해

삼성전자가 브라질의 아마존에 있는 공장에서 노동자들을 혹사시킨 혐의로 1200억원의 거액 소송을 당했다.BBC방송, AFP통신 등은 브라질 당국이 내륙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의 삼성전자 공장이 노동법을 위반했다며 노동자들에게 2억5000만헤알(약 1200억원)을 배상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삼성전자 마나우스 공장. 사진 http://reporterbrasil.org.br 노동고용부의 요청에 따라 마나우스 공장을 조사한 검찰은 지난 9일 제출한 기소장에서 삼성전자가 “조립라인에서 무리한 작업 속도를 요구해 노동자들을 건강 상의 위험에 빠뜨렸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배상으로 2억5000만헤알의 배상을 청구한다”고 밝혔다.검찰은 노동자들이 휴대전화 1개를 32초에, TV세트 한 대를 6..

국정원 논란, 미국 언론들의 시각

“국가정보원의 ‘인터넷 댓글’ 사건과 뒤이은 2007년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서로 얽힌 두 사건을 꿰어주는 실이 있다. 일각에서 얘기하듯 국정원이 정치적인 앞잡이(political provocater)가 되어, 보수파의 목적을 위해 활동하고 당파적 분열을 키우는 데에 권력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7일(현지시간) 국정원 댓글 사건과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거론하며 국정원 논란을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최근 논쟁에서 정보기관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정원이 야기한 두 사건이 한국의 분열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 사이에는 사회·대북정책 이슈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면서 “..

[공감] 역사교육보다 더 중요한 것

오래전 인터넷에 바칼로레아(프랑스 대학입학 자격시험)의 철학 문제들을 소개한 글이 유행했다. 프랑스의 수준 높은 철학교육은 우리에게만 관심거리인 게 아닌 듯하다. 영국 BBC방송 기자가 프랑스에 살면서 그곳 교육을 보고 느낀 것들을 지난 주말 웹사이트에 올렸다. 제목이 “왜 프랑스는 학생들이 철학을 알아야 한다고 고집하는 걸까”다. 기자가 소개한 프랑스의 철학시험 문제는 이런 것들이다. ‘진실은 평화에 도움이 되나’, ‘폭력 없이 권력이 존재할 수 있나’‘사실(facts)에 위배되면서도 옳은 입장에 설 수 있나’.철학 교과서의 주제들은 의식, 타자, 예술, 존재, 시간, 물질과 정신, 사회, 법, 의무, 행복 같은 것들이라고 한다. 고교 시절 나도 철학 과목을 배웠다. 주로 철학자들의 이름과 시대를 외우..

바그다드, 그 후 10년 (이라크 전쟁 10주년)

10년 전 '황해문화'에 이라크 전쟁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10년 후, 다시 황해문화(2013년 여름호)에 보낸 글입니다. 2003년 1월 18일, 영하의 추위 속에서 미국 워싱턴의 의사당 앞에 수만 명이 모여 ‘전쟁 반대’를 외쳤다. 미국을 ‘깡패 국가’라 부른 것은 북한도 이라크도 이란도 아닌, 미국의 시민들이었다. 시위대의 피켓 중에는 ‘정권 교체(Regime Change)’라 적힌 것들도 있었다. 하지만 시위대가 원하는 정권 교체의 대상은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악마 취급을 하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아니라 부시 자신이었다. 시민들은 부시가 말한 ‘악의 축’이라는 발언을 부시에게로 돌리면서 “이 악이 우리 아이들 머리위에 내리지 않기를” 바랐다. 그날 프랑스에서는 파리를 비롯한 40개 도..

오바마 만난 한인 청년들 “이민은 정책이 아닌 삶의 문제”

올해 23살인 케빈 리(한국명 이현규)는 9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 자라며 그곳의 캘리포니아대학교(UCLA)에서 공부했지만,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는 ‘서류미비 거주자’의 신분에 불과했다. 예전 식으로 말하면 ‘불법체류자’이고,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표현을 빌면 ‘꿈을 가진 사람(dreamer·드리머)’이다.언제나 추방의 공포를 안고 살아온 그에게 지난해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대학을 졸업하는 날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에서 자란 청소년 미등록 이주자 추방유예를 발표한 것이다. 이로써 리는 합법적으로 미국에서 지낼 수 있게 됐지만 그의 부모는 여전히 서류미비 신분이다. 그가 바라는 것은 미국 정부가 ‘인도적이며 포괄적인’ 이민법 개혁을 이루는 것이다. 버락 오바..

일베가 '좌절한 젊은이들이 사회 금기를 깨는 것'이라고?

좌절한 젊은이들이 사회의 금기를 깬다?아침에 신문 기사(아래에 링크해놓은 우리신문 기사;;)를 보며 살짝 심사가 꼬였다. 일베충들이 좌절한 젊은이들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사회의 금기를 깨는 게 아니라, 정 반대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우익권력에 기생해 자신들의 분노를 엄한 곳에 쏟아부으며 가학성을 드러내는 것 아닌가? “일베 현상은 좌절한 젊은 세대가 금기 깨는 가학적 놀이” 광주학살 피해자들이 기득권층인가? 권력층인가? 여성이 우리사회에서 남성보다 우월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나? 이주자들과 그 2세들이 기성권력인가? 누구의 어떤 금기를 깬단 말인가? '진보권력'에 지쳐서?누가 뭐라든 일베충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김대중-노무현 시기가 아닌 이명박-박근혜 집권시기다. 노년의 ‘어버이들’과 젊은 일베충들이 ..

[공감] 윤창중과 인턴 직원... 성범죄 막을 '게임 체인저'는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의혹이 나오자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판세를 뒤바꿀 변수라는 얘기다. 국제정치에 큰 파장을 가져올 6월 이란 대선에 현 대통령의 대리인과 리버럴들의 대부 격인 전 대통령이 출마를 선언했더니, 외신들이 “게임 체인징 후보들”이라고 평했다. 며칠 전 치러진 파키스탄 총선에서 ‘반미’ 노선의 정치인이 승리하자 ‘대테러전의 게임 체인저’라는 기사가 나왔다. 요즘 이 말이 유행인가보다. 우린 국내에서 그보다 더 충격이 큰 게임 체인저를 보고 있다. 며칠 사이에 한국의 모든 뉴스가 윤창중으로 도배되는 것 같다. 근엄하기 짝이 없는 한국의 일간지 1~3면 톱기사 제목에 ‘노팬티’와 ‘알몸’이 줄줄이 등장할 줄이야. 이대로라면 ..

스트로스-칸 vs 윤창중

2011년 5월 15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소피텔 호텔 방에서 한 남성이 벌거벗은 채, 객실을 청소하러 들어온 여종업원에게 덤벼들었다. 이 남성은 여종업원을 화장실에 가두고 성폭행을 하려고 했으나, 여종업원이 강하게 저항하자 실패하고 도망쳤다. 문제의 남성은 프랑스인들에게 말 그대로 망신살을 안겨준 국제통화기금(IMF) 당시 총재 도미니크 스트로스-칸(54)이었다. 성범죄 스캔들로 2011년 IMF 총재 자리에서 물러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경향신문 자료사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주미대사관 인턴직원 성추행 사실이 알려지면서, 2년전 벌어진 스트로스-칸의 사건이 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인터넷으로 나돌고 있는 증권가 소식지, 이른바 ‘찌라시’에 적힌 내용이 스트로스-칸 사건과 몹시 유사하기 때문..

[공감] 보라매병원과 진주의료원-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

벌써 오래 전 일이지만 머릿속에 남아 있는 사건이 하나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이 위탁운영하던 서울 보라매병원에서 한 환자가 숨졌다. 정확히 말하면 ‘퇴원 직후’에 숨졌는데 상황이 간단치 않았다. 환자는 위중했고, 인공호흡기를 떼는 순간 곧바로 사망하리라는 걸 의사들은 알았다. 시립 보라매병원은 돈 없는 이들이 많이 가는 곳이었다. 숨진 사람은 50대 남성으로 기억한다. 첫부인과의 사이에 아이가 있었지만 젊었을 때에 이혼했다. 재혼한 부인이 만삭이었을 때에도 폭행을 한 나쁜 남편이었다. 수사기록만 보면 그렇다. 그는 더 이상 입원해있지 못할 정도로 가난했고, 먹고살 길이 막막한 부인은 호흡기를 떼어달라고 의사들에게 부탁했다. 의사들은 처음엔 말리며 거절하다가 부인의 요청에 못 이겨 퇴원을 시켰다. 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