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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아프간 대공세'

딸기21 2009. 7. 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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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오바마의 전쟁’이 시작됐다.
아프간 주둔 미군이 2일 새벽 1시(현지시간) 탈레반 근거지인 남부 헬만드 주에서 해병대 4000명과 전투기 등을 투입해 대공세를 시작했다. ‘한자르(칼의 공격) 작전’이라 이름 붙여진 이번 공격은 지난해 말부터 계속돼온 미군 증파 뒤 첫 대공세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아프간전 전략발표 뒤 대규모 전투이기도 하다. 작전을 앞두고 미군은 지난 두달간 헬만드 주에 해병대 8500명을 증파하는 등 준비를 해왔다. 아프간군 650명도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 파키스탄도 헬만드 접경지대에 병력을 배치, 협공을 준비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남부 헬만드주 캠프 드와이어에 주둔 중인 미국 해병대 병사들이 
2일 ‘한자르 작전’에 참가하기 위해 헬기를 타려고 줄을 서 있다.|AFP


AP통신은 동틀 무렵 헬만드 주도 라슈카르가로부터 30㎞ 떨어진 나와 지역에서 교전이 시작돼 반군들이 사살됐고, 미군 사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헬만드는 아프간의 주요 아편 생산지로,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헤로인의 90%가 여기서 나온다. 2006년까지 영국군이 관할했으나 치안은 갈수록 나빠져 결국 미군에 넘겨졌다. 하지만 탈레반의 2006년 봄 대공세 때 다시 탈레반 치하로 들어가, 파키스탄 국경을 넘나드는 반군의 근거지가 됐다.
미군의 당면 목표는 오는 8월20일 아프간 대선 전까지 탈레반에 빼앗긴 지역들을 회복하는 것이다. 미군은 이를 위해 지상과 공중에서 대규모 병력을 투입, 초고속으로 공격을 하는 쪽으로 전술을 바꿨다. 과거 미군은 지상전 대신 공습에 주력, 민간인들을 대거 희생시켰다. 이 때문에 민심을 잃고 탈레반 소탕도 못하는 악순환을 겪었다. 
또다른 특징은 미군이 전투 후 철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헬만드 주둔 미군 해병대 사령관 래리 니콜슨 장군은 공격 개시와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에는 우리가 들어간 땅에서는 곧바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전투 뒤에도 남아 현지 치안을 확보한 뒤에 아프간 군에 관할권을 넘길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을 데이비드 매키어넌에서 스탠리 매크리스털 중장으로 교체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작전은 특수전 전문가인 매크리스털 사령관이 두 달에 걸쳐 현지 상황을 조사한 뒤 지시한 것”이라 보도했다.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 1일 “신임 사령관이 동원할 수 있는 부대의 종류와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전에서 알카에다 소탕 전과를 올린 매크리스털은 멀린 합참의장,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중부사령관으로부터 전폭적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3만2000명인 아프간 주둔병력을 연말까지 6만8000명, 내년에는 8만명, 2011년까지는 최대 13만4000명으로 늘린다.

하지만 작전의 성패를 속단하긴 이르다. 탈레반은 매설폭탄이나 로켓추진수류탄(RPG)을 이용, 주로 야간에 공격한다. 험지를 이용한 게릴라 전술을 미군은 돌파해야 한다. 
보급로도 문제다. 탈레반 세력이 강해지면서 미군과 나토군의 남쪽 보급로는 거의 막힌 상태다. 북쪽의 우즈베키스탄과는 사이가 나쁘고, 키르기스스탄도 올초 러시아 측의 회유로 미군 기지사용 연장을 거부했다. 러시아를 설득해 북방의 보급로를 여는 게 미국에겐 중요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6~8일 러시아 방문 때 아프간전 협력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이 전비 지출을 계속 늘릴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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