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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비밀 핵시설' 사찰 시작

딸기21 2009. 10. 2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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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이란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알자지라방송 등은 네 명의 핵과학자들로 구성된 IAEA 사찰단이 이날 테헤란에 도착했으며, 곧바로 테헤란 북서쪽 쿰의 우라늄 농축시설 조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사찰단은 사흘에 걸쳐 조사를 할 예정이며, 기존 사찰대상인 나탄즈나 이스파한 등지의 핵시설은 방문하지 않고 쿰에만 머물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지난달 이슬람 성지인 쿰 근교 산악지대에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을 만들고 있음을 공표했다. 미국 등 서방은 정찰위성 등을 통해 이 시설의 존재를 감지, 이란을 압박하려고 했으나 이란 측이 이를 알고 미리 발표하고 나오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다. 이란은 “IAEA와의 약속에 따라 존재를 알린 것”이라며 사찰을 수용했고, 이란 핵협상 파트너인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P5+1) 등 6개국은 허를 찔린 셈이 됐다.
테헤란에서 100㎞ 가량 떨어진 쿰의 새 우라늄 농축시설은 2006년부터 건설에 들어가 내년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원심분리기 3000기를 설치할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이란 정부가 밝힌 것 외에 자세한 현황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핵시설의 존재는 이달초 재개된 이란 핵 협상의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앞서 서방은 IAEA가 이란의 우라늄을 러시아로 옮겨 농축한 뒤 이란에 핵발전용으로 재공급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내놨고, 이란도 이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이란에서는 계속 다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핵 협상 대표를 지낸 알리 라리자니 마즐리스(의회) 의장은 24일 서방 측의 핵 제안은 ‘속임수’라며 맹비난했다. 이란 국영TV는 “우라늄을 외국으로 보내 농축하느니 차라리 농축된 우라늄을 외국으로부터 매입하는 편이 낫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은 농축활동을 중단하라는 서방의 요구에 “그렇다면 우리에게 농축우라늄을 팔라”며 맞서왔다.
이란은 서방의 핵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조금 고칠 필요가 있다”며 최종 답변을 다음 주로 미뤘다. 사찰단의 보고가 협상에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란 정부도 서방도 일방적인 주장 혹은 거부를 고집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4일 프랑스·러시아 정상들과 통화, 이란 핵협상에서 ‘완전한 협력’을 약속받았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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