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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오른쪽)가 지난 19일 테헤란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사진은 이란 외무부에서 공개한 것.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가 대선 소요 뒤 처음으로 서방에 다시 손을 내밀었다. 하메네이가 26일 “지난 대선 뒤 일어난 소요는 외국 세력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하메네이는 이날 국영TV를 통해 발표된 성명에서 “소동을 일으킨 자들이 미국, 영국 등 외국의 사주를 받았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대선 소요와 외국을 연결지을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 지도부는 6월 12일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자 미·영·프랑스 등 서방국들의 사주와 선동에 의한 것이라며 맹비난했었다. 또 영국·프랑스 대사관 직원들을 체포·기소해 외교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번 하메네이 발언은 서방에 화살을 돌렸던 기존 입장에서 크게 바뀐 것이어서 주목된다.
하메네이는 “3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군중 시위는 사전에 계획됐던 것”이라고 말해, 이란 내 반정부세력과 야당을 쉽게 풀어주지는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당국에 체포된 야당 지도자들과 언론인·지식인들 상당수는 아직도 구금에서 풀려나지 못했고 일부에 대해서는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하메네이는 보수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선 후보와 야당 지도자 구속 요구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소문과 의심만 가지고 중요한 이슈를 처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강경보수파들은 개혁파 후보였던 미르 호세인 무사비, 메흐디 카루비를 잡아 가두라 요구했었다. 정계 거물이자 하메네이의 라이벌인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대통령을 체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대선에서 무사비 편을 들었던 라프산자니는 지난 23일 “하메네이의 명령을 따라 정국 혼란을 끝내야 한다”며 한발 후퇴했다. 이어 하메네이의 성명이 나온 것으로 보아, 양측 간 물밑 화해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BBC는 정국 주도권을 회복한 하메네이가 자신을 추종하는 보수파들의 움직임을 오히려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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