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 "6월 조기총선" 전격 발표...영-프-독 올해 모두 선거, 격변의 유럽

딸기21 2017. 4. 18.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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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가 18일 전격적으로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오는 6월 8일에 총선을 치른다고 합니다. 이로써 올해에 유럽의 주축인 영국, 프랑스, 독일이 모두 총선과 대선을 치르는 상황이 됐습니다. 유럽이 격변을 맞고 있습니다.


메이 총리는 이날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며 "사람들이 결정하게 하자"고 했습니다.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것을 두고 망설이기도 했지만, 맞서 싸우기로 결정했다. 불확실성과 불안정의 위험을 제거하자"고 했습니다. 메이는 오는 19일 하원에 조기총선을 공식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메이 특유의 '정면돌파' 승부수를 던진 셈입니다. 메이는 지난해 6월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브렉시트에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투표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집권 보수당 내에서 EU 탈퇴 캠페인에 앞장섰던 정치인들마저 다 뒤로 물러서자 결국 총리직을 떠맡았습니다. 비록 스스로는 '잔류파'였으나 총리가 된 뒤에는 국민투표로 드러난 민심을 따르겠다고 했고, 브렉시트를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EU 탈퇴 방식과 협상을 놓고도 메이는 '하드 브렉시트'라는 강공을 택했습니다. EU 단일시장에 남기 위해 '구걸'하는 대신, EU를 완전히 떠나고 각국과 무역·관세협정도 완전히 새로 맺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지난달 29일 메이는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브렉시트 결정을 공식 통보했습니다. 이로써 EU 탈퇴 조항인 리스본조약 50조가 발동됐습니다. 


하드 브렉시트의 틀에서 협상 절차에 들어가 큰 스케줄을 잡은 메이는 이번에는 국내 정치에서 조기총선이라는 카드를 내놨습니다. 메이는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가 된 게 아니라, 캐머런이 물러나면서 자리를 물려받았습니다. 이제 아예 새로 총선을 치러 국민들의 확고한 신임을 얻고, 명실상부 자신이 주도하는 새 정부를 꾸리겠다고 선언한 셈입니다. 그는 18일 성명에서 사법권과 국경 통제권을 되찾기 위한 브렉시트 협상에 "다른 정당들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연정에서 떨어져나간 자유민주당을 향해서는 의회를 개점휴업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고 했고, 야당 노동당에는 최종협상에 반대표를 던지겠다며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를 주도하는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정부가 하는 일에 모두 반대한다고 질타했습니다. 조기총선을 치르지 않으면 이런 정당 간 게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브렉시트 절차를 뜻대로 진행해나가겠다는 메이의 결정 뒤에는 물론 냉정한 승부 계산이 들어 있습니다. 강경좌파 제러미 코빈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은 지리멸렬합니다. 브렉시트에 반대한다면서도 제대로 캠페인을 하지 않았고, 결국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지난 12~13일 발표된 유고브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보수당 44%, 노동당 23%, 자민당 12%였습니다. 차기 총리로는 메이가 50% 지지를 얻은 반면 코빈이 총리가 돼야 한다는 사람은 14%에 그쳤습니다.


프랑스는 오는 23일 대선 1차 투표를, 다음달 7일에는 결선을 치릅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프랑스 사회당은 정권을 잃을 게 확실합니다. 9월에는 독일이 총선을 실시합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좌파 사민당과 극우파 양쪽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영국은 총선과 브렉시트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게 됐습니다. 포퓰리스트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분열이 가속화되는 유럽은 과연 어디로 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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