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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긴급위 재소집…오늘 밤 신종코로나 '비상사태' 결정

딸기21 2020. 1. 3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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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지난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다시 긴급위원회를 열고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국제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를 선언할지를 논의하기로 했다.

 

WHO는 29일 스위스 제네바 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시간 30일 오후 9시30분 긴급위원회를 다시 소집한다고 밝혔다. WHO는 지난 22일과 23일 연달아 긴급위원회 회의를 했지만 비상사태를 선언할 단계는 아니라며 확산 상황과 질병 정보를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29일 기준으로 한국을 비롯해 일본, 태국, 미국, 프랑스, 독일 등 감염증 17개 국가로 확산되자 긴급위원회를 재소집했다. 중국의 확진 환자는 70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는 170명에 이른다.

 

“사람 간 전염 확인”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독일, 베트남, 일본 등 중국 이외 나라에서 사람 간 전염 사례 3건이 확인됐다”고 소집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시 주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고 대응에 적극 관여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 대부분이 가벼운 증상을 보였지만 20%는 폐렴이나 호흡곤란 같은 심각한 증세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고 AP통신 등은 보도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중국은 세계의 연대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세계가 과거의 전염병들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WHO 긴급대응팀 책임자 마이크 라이언 박사도 기자회견에 나와 “전 세계가 함께 대응에 나설 때”라며 글로벌 협력을 촉구했다.

 

30일 소집될 긴급위원회는 독일 등 3개국에서 확인된 사람 간 전염 등 새로운 사실들을 고려해 비상사태를 선언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WHO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 세계를 휩쓴 뒤 2005년 국제적으로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해를 미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글로벌 대응체계를 재정비하면서 비상사태를 선언하기 위한 절차 규정을 만들었다.

 

이 규정에 따르면 ‘공중보건의 위험이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들로 전파될 수 있을 때’, ‘국제적인 공동대응이 요구될 가능성이 있을 때’ 비상사태를 선언할 수 있다. 규정은 ‘심각하고, 이례적이며, 예기치 못했던’ 질병 상황이 발생해 한 국가의 국경을 넘어 국제적인 행동이 즉시 필요한 경우라고 부연하고 있다.

 

‘비상사태’ 선언되면 출입국 통제 가능

 

WHO 사무총장은 이런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되면 긴급위원회를 소집한다. 위원회는 비상사태를 선언할지를 결정해 사무총장에게 알리고, 그에 따른 조치들을 권고하게 된다. WHO는 위원회의 조언에 따라 질병 발생국가나 다른 국가들에 ‘임시 권고(temporary recommendations)’ 조치들을 요구한다. 임시 권고에는 불필요한 국가 간 이동을 제한하는 조치들이 포함될 수 있다. WHO는 해당지역에 조사단을 파견하고 출입국 제한을 권고할 수 있다. 이번에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2009년 신종플루, 2014년 야생형 소아마비, 2014년 에볼라, 2016년 지카바이러스, 2018년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에볼라에 이어 6번째가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중보건비상사태’ 선언 절차. WHO 웹사이트

 

긴급위원회는 질병 확산 상황이나 위험성뿐 아니라, 발생국의 협조 여부를 가지고도 비상사태를 결정할 수 있다. 발생국이 WHO나 감염이 확산된 다른 나라들과 일관성 있게 협력하지 않을 경우 비상사태를 선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런 규정을 둔 데에는 사스 사태 때 중국이 WHO에 정보제공을 미루고 주변국들에 투명하게 상황을 알리지 않아 초기 대응에 실패했던 탓이 컸다. 또 긴급위원회 위원 중에 전염병 발생국의 전문가가 최소 1명은 들어갈 수 있게 해, 해당국과의 소통 채널을 만들었다.

 

WHO 대응 늦었나

 

최근 두 차례 긴급위원회 회의에서 비상사태 선언을 미뤘던 것은 중국 밖 확산이 심각하지 않아서이기도 했지만,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이 설명한 대로 중국이 적극 협조하며 사스 때보다 투명성을 높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초창기 중국 당국의 대응만 지켜보며 WHO가 확산을 막기 위한 강력한 예방조치들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온 WHO 긴급대응팀 라이언 박사는 중국 당국의 대처에 대해 “이례적인 위기에 직면해 특단의 대응조치를 만들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들의 사망률이 2% 정도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긴급위원회 위원이자 WHO에서 동물원성 전염병을 담당하고 있는 또다른 전문가 마리아 판케어코프는 “치사율을 평가하고 결론내리기엔 너무 이르다”며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판케어코프는 사람의 침방울 등 ‘비말감염’을 통해 사람 사이에 전염되는 것뿐 아니라, 의료기기나 집기·생활용품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돼 전염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WHO는 최근 3건의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글로벌 위험수준을 ‘보통’으로 평가했던 것에는 유감을 드러냈다. WHO는 27일에야 위험수준을 ‘보통’에서 ‘높음’으로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