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복잡하고 흥미로운, 하지만 지금은 참혹해진 이란.
그리고 우리에겐 잘 와닿지 않는 신정체제.
이란 헌법 2조- "유일신만이 주권을 갖고 입법권을 갖는다"
물론 실제로 그렇게 종교만으로 정치가 이뤄지지는 않음.
1979년 혁명으로 이란 정부(Neẓām)가 수립됨.
행정부, 입법부(마즐리스), 사법부가 있다는 점은 보통 공화국들과 같음.
1) 행정부-다른 걸프 왕정들과 달리 대통령 직선제, 4년마다 선거로 정권교체. 지방정부도 선거로 뽑음. 그래서 미국의 '독재국가 이란' 비판에는 허점이 많음.
2) 입법부-의회도, 지방의회도 선거로 뽑음.
3) 사법부- 형식적으로 대부분의 국가들과 비슷한 법체계를 가지고 있음.
이렇게만 보면 형식적 민주주의가 있다고 봐야.
하지만 실제로는 대통령 위에 최고지도자 & 혁명수호위원회.
1) 국가 수반과 군 통수권자는 대통령이 아닌 최고지도자.
2) 대선, 총선 후보자들을 혁명수호위원회에서 걸러냄.
비밀 평등 보통 자유선거가 형식상 유지되지만 유권자들의 실질적인 정치적 자유는 극히 제한.
3) 사법에서도 이슬람 종교법이 규정력을 가짐.
(여성들의 증언은 남성들의 증언에 비해 증거능력이 떨어지는 식.)
다만 중요한 것-
최고지도자가 국내 언론들이 말하듯 ‘무소불위 권력’은 아님.
유권자들이 대통령/의회를 선거로 뽑기 때문에 혁명 이후 지금까지 중도-개혁파 대통령이 더 많거나 같음(이라고 표현한 것은 어느 쪽으로 딱히 분류하기 힘들거나 나중에 분류가 바뀐;; 대통령이 있기 때문)
최고권력기구인 혁명수호위 멤버들은 최고지도자, 대법원, 대통령이 나눠서 지명함.
대법관은 최고지도자와 대통령, 의회가 나눠서 지명함.
(최고지도자는 군 총사령관을 지명하고 혁명수호위 절반과 대법관 3명을 지명)
정작 최고지도자는 종신직이긴 해도 선출직.
(최고지도자를 뽑는 위원회가 있는데, 그 위원들은 국민이 뽑음.)
==>> 아주 복잡한 견제 구조가 이란 정치체제의 특징.
이를테면 현 지도자 하메네이는 혁명 뒤 대통령 2연임했던 사람.
성직자 출신이라고 하지만 최고위 성직자는 아니었음.
정치적 협상과 견제와 줄타기에 능란한 정치인.
- 신정체제를 물리적으로 떠받치는 혁명수비대란?
이란 정치체제가 근대식, 서구식 입헌체제+신정의 투트랙이듯이 군도 이중 체계.
이란군은 공화국군(Arteš 아르테슈)과 혁명수비대(Sepâh) 두 갈래로 구성.
이란군은 2020년 외국 기관들 분석으로 총 96만명. 현역군 61만명에 예비군 35만명, 중동 최대 규모의 군대. + 바시지라고 부르는 일종의 민병대(문자 그대로는 법 집행군)가 있음.
혁명수비대는 1979년 4월 이슬람 혁명 와중에 호메이니가 창설.
공화국군은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국가 주권과 영토를 지키는 것, 반면 혁명수비대는 말 그대로 혁명을 유지하고 이슬람공화국이라는 정치체제를 지키는 것. 외국의 간섭을 막고, 다른 나라들에 흔했던 군부 쿠데타 가능성을 차단하고, 이슬람혁명의 유산을 깨뜨리는 이념적 공격을 분쇄하고...
그러다보니 실제 국내정치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혁명수비대.
독자적인 지상군, 해군, 공군, 정보부, 특수부대 보유. 규모는 25만명+바시지 예비병력 30만(바시지 중 현역 9만명도 혁명수비대 산하).
바시지 민병대 통제/ 걸프에서의 작전권/이라크나 시리아 레바논 등 주변 국가들에서의 군사개입/국내 반체제세력 통제 등을 혁명수비대가 맡고 있음. 작년 3월에는 핵 보안사령부도 신설.
(이 때문에 사우디나 미국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것인데, 그 지정 자체가 논란거리. 남의 나라 정규군 부대를 테러조직으로… 하지만 최근 시민들 시위를 유혈진압하는 바람에 유럽연합도 테러조직 지정 경고)
- 혁명수비대는 군사조직일 뿐만 아니라 거대한 기업집단
이슬람혁명에 반대하며 국외로 탈출한 옛 왕정 지지자들과 특권층 자산을 몰수한 것이 혁명수비대의 기본 재원.
사회경제 전방위로 영향력을 키운 것은 2010년대.
2005년 집권한 강경파 아마디네자드는 성직자가 아닌 혁명수비대 출신.
2009년 대선 때 부정선거 항의시위를 유혈진압하고 재집권한 후 아마디네자드 정권은 혁명수비대 권력 강화.
인프라 프로젝트, 석유가스 계약권을 갖고 있고. 100여개 기업을 보유했거나 연계돼 있는 것으로 추산.
연간 사업수입이 120억달러가 넘는다는 보도도.
혁명수비대의 경제활동 규모가 이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서는 10~50% 다양한 추정치.
미국의 솔레이마니 암살 뒤 혁명수비대가 반격하려다가 우크라이나 비행기 오폭한 뒤 이란 국민들 사이에서도 여론이 몹시 안좋아짐.
그리고 이번 시위 유혈진압- 혁명수비대 사령관 호세인 살라미는 강경발언을 연일 내뱉고 있지만 이 사태를 계속 강경대응으로 갈지, 탈출구를 찾아낼지.
-이란의 경제 상황
작년 GDP 명목 세계 11위, 실질(구매력기준) 21위
1인당 실질 GDP 연 18,663 (PPP, 2022)
경제성장률은 트럼프 제재 강도 높였던 2018년 −5.4%, 2019년 −7.6%. 그 뒤 다시 플러스로 돌아갔지만 워낙 위축됐던 터라 성장이라 볼 수는 없음.
작년 실업률 한자릿수 퍼센트, 청년실업률은 23% 추정
석유가 전체 수출의 절반 넘는 56% 정도 차지.
수출 중국 의존도가 48.3%로 매우 높음. 그 외 인도 12.1%, 그리고 한국 7% 순. 수입상대에서도 중국 27.5%.
한국도 이란 수출 많은 나라였는데 2018 이후 90%가 줄어듦.
하메네이가 1월 30일 기업가들 모아놓고 "이란산 제품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
경제 다각화와 제조업 활성화 캠페인 중.
제재 때문에 제조업 성장이 늘어난 것은 사실. 작년에는 고유가 덕에 재정도 3% 흑자.
하지만 체감은 다를 듯. 식량가격이 치솟음.
이란 통계청 1.21 발표, 작년 물가상승률 46.3%. 올해엔 60% 될 거라고.
지난달 리알화는 달러 대비 44,000 리알로 사상 최저치로 폭락
수입품 줄어들고 영양실조 늘고. 특히 유제품과 육류 소비가 줄어 아이들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이란인터내셔널, 보건부 수치를 바탕으로 한 분석에서 "6세 미만 어린이의 약 16%가 영양실조이며, 성장기 어린이 80만명이 에너지와 단백질 부족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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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MBC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고 있는데요.
지난주에 이란에 대해 구기연 박사님이랑 얘기나눴는데 놀면 머하나 싶어 그 때 준비했던 내용 올려봅니다.
글로 깔끔하게 정리하면 좋겠지만...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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