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서 바이든 만나고, 독일 총리 손님 맞고, 베이징 가서 시진핑 만나는 룰라.
중남미 규합하고, 지역기구들 재건 선언에 중재외교.
2000년대 남미 좌파 바람, 2010년대 우파의 반격, 최근 몇년 새 다시 중도/좌파 쪽으로 남미 정치지형이 돌아서고 있다고들 한다. 그러나 지금의 정세는 좌우로 설명하기 힘들다. 각국 사정에 따라 제각각, 좌우의 의미조차 불분명.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룰라의 브라질이 목소리를 많이 낼 것이라는 점. 브라질은 남미의 맹주, 한 나라가 아닌 하나의 대륙의 정치적 위상을 가짐. 마침 비슷한 성향의 정권들이 주요국에 포진한 상황에 남미를 규합할 룰라가 재등장한 것.
룰라는 취임사에서 ‘남미의 통합’을 얘기. 하지만 과거 전성기와 비교해 이번엔 여건이 안 좋음. 국내 경제 문제+정치적 분열. 박빙 지지율로 당선한 대통령이 멋대로 할 수는 없음. 그럼에도 룰라의 브라질 위상은 올라갈 것.
(보우소나루는 트럼프 예찬하고 이스라엘 네타냐후,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등 극우파 지도자들과만 친분 과시.
G20 무대에선 아마존 파괴로 손가락질받고 해외 순방도 거의 안 했음.)
첫 번째 과제는 역내 이슈 해결과 중남미 통합
1) 베네수엘라 문제
미-베네수엘라 갈등으로 역내 복잡. 2019~2022 베네수엘라-콜롬비아 갈등은 겨우 풀렸지만. 룰라는 이달초 베네수엘라에 대표단 보냄. 내년 베네수엘라 대선, 룰라가 마두로 설득해 야권과의 타협 이끌지.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중재자로 나서 극한 대립 해소할 수 있을지.
2) 아이티 불안 해소- 브라질의 외교적 기량을 시험하는 시험대.
브라질은 2004~2017년 아이티에 파견된 유엔 평화유지군(MINUSTAH) 병력을 제공. 브라질군 떠난 뒤 아이티 대통령 피살되는 등 정정불안과 폭력사태, 인도적 재난. 그간 유엔 안보리 아이티 논의는 미국, 멕시코, 에콰도르 등이 주도. 하지만 브라질이 나설 것. 미국 패권 경계하는 러시아와 중국이 아이티 파병 반대해왔는데 브라질이 설득할 수도?
3) 강대국에 뺏긴 남미 영향력 되찾는다
역내 분열로 미주개발은행, 미주기구, 남미공동시장 등 지역 기구 수장도 못 뽑았을 정도. 그 틈에 미러중+심지어 이란까지 영향력 키우려 나섬. 이제 브라질이 그 자리를 되찾으려 할 것. 보우소나루가 탈퇴한 남미국가연합(UNASUR, 우나수르) 재가입 선언한 것은 그 일환.
라틴아메리카·카리브국가공동체(CELAC)도 재가입. 미국, 캐나다 뺀 미주 33개국 공동체. EU와 중국이 선호하는 기구, 보우소나르가 탈퇴. 1월 아르헨티나 CELAC 정상회의에서 룰라는 록스타급 인기.
반면 미주기구는 미국캐나다 중심, 좌파 정부들이 불신하는데 룰라가 북미와 대화하며 중화시킬 가능성.
4) 기후대응,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 위한 지역협력 주도
브라질 외교장관, 아마존권 8개국 모임인 아마존조약협력기구(ACTO) 부활시킬 정상회의를 열 것이라고 발표
역내 협력 주도하면서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도덕적 우위를 다질 것
* 3/16 브라질리언 리포트 - 칠레, 아르헨, 콜롬비아, 멕시코 등 전직 우파 대통령들 ‘자유와 민주주의’ 조직결성
2017년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에 반대하며 ‘리마그룹’ 결성한 정상들, 지금은 다 현직에서 탈락. 칠레 대통령이 좌파 정권들에 맞서 전직들 규합하려 하지만 호응은 낮아 보임 보우소나루도 빠졌고.
세계 무대로 펼쳐 보면
과거 룰라는 BRICs 단합 추진하고 2010년 미-이란 갈등 중재 시도. 이번에도 우크라-러 중재 나서며 보폭 넓힘.
브라질이 선호하는 것은 다극적 세계 질서. 어느 진영에 서지 않는 비동맹 지도자 위상 추구.
1) 미국과 브라질
2월 이란 전함 2척 브라질 기항 허용. 룰라 과거 집권 때도 이란과 우호적 관계. 미국이 비난하긴 했지만,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 말을 보면 브라질과 전함 문제 의견 나눴다고. 중도적 입장 강조하면서 미국과의 대립도 피해간 듯.
우크라 무기공급 거부했지만 러-우크라 양측 오가며 중재 나섬.
-바이든 정부도 룰라의 귀환을 환영. 보우소나루보다 믿을 만한 협력 파트너.
공통 관심사와 협력의제 많음. 둘 다 취임 일성, ‘미국이 돌아왔다’ ‘Brazil is back’.
지금의 남미 ‘좌파’, 실용주의 온건성향 정부들. 바이든 정부도 위협으로 여기기보다는 파트너십으로 가려 할 것.
-보우소나루는 퇴임 이틀전 미국행. 플로리다에서 대선 부정 등등 트럼프식 주장 되풀이.
로버트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 보우소나루가 "브라질 선거에 대한 허위 정보를 계속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
보우소나루는 6개월 비자 요청했는데 브라질 정부는 보우소나루 송환 원함. 국무부 고위관리, 최근 상원 외교위에서 구체적인 언급은 안했지만 "브라질 정부의 모든 요청을 신속하게 처리할 것."
-브라질은 바이든이 내세우는 기후대응 리더십의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음.
작년 브라질 대선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운명이 걸려 있는 '지구의 미래'에 대한 국민투표라고들.
대선 승리 뒤 당선자 신분으로 지난해 11월 룰라가 이집트 기후협약 당사국총회 나타나자 환호 물결.
룰라는 브라질의 대표적인 환경운동가 마리나 시우바를 환경장관에 앉혔고 며칠 전에는 아마존 원주민들 만남.
미국은 아마존의 지속 가능성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다자간 아마존 기금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 지난달 룰라의 워싱턴 방문 이후 미 정부는 이 기금에 5천만 달러를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힘. 바이든 대통령 기후특사 리처드 듀크, 브라질과 환경 협력 하려면 빨리 예산 확보해줘야 한다고 의회 압박.
-바이든-룰라 또 다른 공통 의제, 민주적 거버넌스와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것.
브라질의 트럼프 보우소나루는 대선 때 거짓주장 퍼뜨리고 선거결과 불복.위협과 거짓 주장 일관. 하지만 전자투표 시스템 비롯해 정부 기구들 효과적으로 신속히 작동. 연방대법원, 평화적 권력이양 약속부터 하라며 보우소나루 면담 거부. 군대는 “정치개입 없다” 신호.
2019년 볼리비아 군부 쿠데타로 원주민 대통령 모랄레스 축출. 그러나 1년 뒤 대선에서 친모랄레스 대통령 당선.
[브루킹스연구소] After a victory for democracy, what is Brazil’s road ahead?
브루킹스연구소 “브라질 민주주의는 현재 심각한 위협에서 살아남았다.” 2020년 대선 뒤 미국 상황과 비교하며 “브라질은 2020년 미국 대선의 경고에 귀를 기울였다, 이제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브라질의 교훈을 배울 때”
윌슨센터- “룰라와 바이든은 민주주의 세계의 리더, 역내 민주주의 수호라는 우선적인 의제를 갖고 있는 대통령”
2) 중국과 브라질
중국 의존도- 2013년 브라질 전체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20%. 2020년에는 무려 32%. 작년엔 27%. 브라질은 또한 라틴아메리카에서 중국의 최대 투자 대상국. 코로나19로 중국 공장들이 멈추니 브라질은 직격탄.
룰라, 고위 관료들과 기업대표단 240명 이끌고 26~31일 베이징과 상하이 방문. 대두, 철광석 수출 늘리길 희망.
글로벌타임스, 서방 언론들이 양국 협력 방해하려 해도 양국 상생협력 늘 것이라며 룰라 방문에 의미 부여.
하지만 미국 방문이 먼저, 그 다음이 중국이었다는 점. 중국과의 사이엔 갈등요인도. 우루과이-중국 FTA 움직임, 룰라는 메르코수르와의 포괄적 협정 선호. 아르헨티나는 중남미 최초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가입했고 파타고니아에 중국 군사기지가 있는데, 브라질은 이 또한 경계함.
브라질이 중-러와 계속 관계 맺는 것에 미국이 불편해 하겠지만 브라질 외교 정책은 불개입, 자결권, 국제 협력,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기본원칙으로 정한 1988년 헌법에 기초. 룰라는 그에 충실, 균형외교 중시.
3) 브라질에 앞다퉈 손 내미는 유럽
지난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브라질 방문. 프랑스 마크롱도 브라질 방문 조율 중.
지지부진했던 유럽연합-메르코수르 간 FTA 협상 진척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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