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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핀란드 나토 가입, 어떻게 되고 있나

딸기21 2023. 3. 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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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O Secretary General Jens Stoltenberg meets Swedish and Finnish foreign ministers in July 2022. One NATO diplomat told CNN it's likely that Finland breaks from Sweden and goes for membership alone. Yves Herman/Reuters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핀란드, 스웨덴 안에서 나토 가입 찬성 여론이 높아짐. 4월 중순, 핀란드와 스웨덴 정부는 안보 평가보고서를 통해 NATO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발표. 5.17 스웨덴 가입 신청, 이튿날 핀란드 가입신청. 유럽연합, 두 나라 나토 가입 지지한다고 발표. 하지만 그날 튀르키예는 반대 목소리를 냄. 스웨덴이 튀르키예 정부가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인민방위군(YPG)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6월 28일,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의에서 튀르키예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을 지지하기로 합의. 그래서 7월 5일 30개 회원국 대사들이 스웨덴과 핀란드의 가입 의정서에 서명하고 캐나다 덴마크 아이슬란드 노르웨이가 두 나라의 가입을 승인. 9월 27일 슬로바키아까지 30개 회원국 가운데 터키와 헝가리 빼고 28개국이 승인을 했음.

튀르키예가 두 나라의 가입을 승인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에르도안 대통령, 핀란드 가입신청 승인할 준비가 돼 있지만 스웨덴은 안 된다는 입장. 공식적인 이유는 쿠르드 조직을 지원하는 스웨덴이 나토 가입하면 튀르키예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것. 스웨덴에 망명 중인 쿠르드 인사들을 튀르키예로 보낼 것을 요구. 스웨덴은 송환 거부. 튀르키예로 보내면 가혹한 처벌을 받거나 생명의 위협까지 받으니까. 튀르키예가 나토가입 반대한 뒤 스웨덴에서는 오히려 쿠르드 지지 시위, 터키 대사관 앞 꾸란 불태우기, 에르도안 모의 처형 등 일어남.

7월 11일 리투아니아 빌니우스에서 나토 정상회담 열릴 때까지 가입할 수 있기를 핀란드와 스웨덴은 바라고 있는데. 그 때까지 튀르키예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

 

대선, 총선 앞둔 에르도안의 주판알 튕기기


5월 튀르키예 대선, 총선. 국민 다수는 쿠르드족 분리주의에 강경 반대하는 입장. 스웨덴 나토가입 승인에 튀르키예 국민 90%가 반대한한다는 보도도. 반서방과 반쿠르드 정서를 부추겨놓고 나토 문제에서 뒤로 물러서면 에르도안이 구축해온 프레임이 깨짐. 에르도안도 그런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음. 

 

A participant jumps onto a banner showing a portrait of Turkish President Recep Tayyip Erdogan during a demonstration organized by The Kurdish Democratic Society Center against the Turkish leader in Stockholm on January 21, 2023. GETTY



당장의 정치적 목적 외에, 전략적 목표도 봐야. 튀르키예는 처음부터 나토 회원국이었고. 1990년대까지 유럽연합 가입에 적극적이었음. 하지만 유럽국들이 거부. 반이슬람 정서+ 튀르키예 노동자들의 이주 물결을 걱정하는 반이민 정서도 있었고. 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유럽 경제가 휘청. 유럽에 목을 맬 필요가 줄어듦. 

에르도안은 서방과 거리를 두고 이슬람권으로 방향을 바꿈. 중앙아시아 투르크어계열 언어를 쓰는 나라들을 규합하고, 아프간 문제에서 중재자로 나서고, 북아프리카와 중동 내전들에 개입하고. 

유라시아 지렛대 되려는 튀르키예, 러시아와의 이중적 관계

 

그러면서 반서방 러시아와 이중적인 관계를 맺음. 한편으로는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와 반대되는 입장, 러시아 전투기가 시리아 향하다가 튀르키예 국경을 넘어오자 격추시켜버린 일도. 그 때 푸틴이 ‘내 등에 칼을 꽂았다’고 격앙. 

 

동시에 한편으로는 전략적으로 미국-유럽의 질서에서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력. 유라시아 전체의 세력균형 지렛대 역할을 하려고 하는 것. 2020년 러시아 미사일 샀다가 미국 제재를 받았는데 러시아가 현금 투입해서 에르도안 정부를 받쳐줬다는 얘기도. 

물론 튀르키예가 스웨덴을 위해 물러설 여지는 있음. 에르도안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정치적 자본이 많아짐. 정치적 이익을 챙기는 선에서 합의를 볼 가능성. 현실적으로 튀르키예가 요구할 수 있는 것- 미국이 제재를 풀어주거나 미국산 최신예 전투기를 튀르키예가 들여갈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방안. 스웨덴으로부터 쿠르드 지도자 넘겨받는 것보다 훨씬 남는 장사.

1월 23일 에르도안 대통령이 스웨덴에 "나토 가입에서 우리에게 지지를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서방 언론들은 튀르키예가 단호한 입장이라고 보도했지만, 에르도안이 쓴 튀르키예어 단어로 미뤄 호의를 기대하지 말라 정도로 해석해야 한다는 얘기도. 물론 7월 11일 나토 정상회의 이전까지 합의를 못할 수도. 그렇게 되면 핀란드 혼자 가입하게 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음.

 

튀르키예와 협상 중인 두 나라

지난 1월 덴마크 극우 정치인이 스웨덴의 튀르키예 대사관 밖에서 꾸란 불태움. 그러자 튀르키예는 스웨덴 및 핀란드와의 협상을 취소. 9일 브뤼셀에서 협상이 재개됨. 작년 마드리드 회의 때 튀르키예가 두 나라 가입 지지해주기로 하면서 요구했던 게 있음. 스웨덴이 ‘테러조직’ 쿠르드조직 불법화하는 것. 협상 앞둔 튀르키예 외교장관은 스웨덴이 지난해에 했던 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음.

스웨덴이 어쩔 수 없이 양보하려는 움직임은 보이고 있음. 9일 협상 재개될 때 스웨덴 측은 테러조직 일원이 되거나 지지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임. 의회 표결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부는 6월 1일 발효를 목표로 하고 있음. 그렇게 되면 일단 튀르키예 체면을 세워줄 수 있을 것.

 


'우경화' 지탄받는 헝가리, 이 참에 유럽과 밀당?

헝가리 의회가 원래 3월 6일 핀란드 스웨덴 나토가입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는데 2주 뒤로 미뤘음. 3월 20일 결정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 보도. 오르반 빅토르 총리, “집권 연정 안에서 이견이 있어서 그렇다”고 했는데. 헝가리는 명시적으로 반대한다기보다는 다른 것을 얻어내려고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봐야.

2010년 오르반 집권 이후 유럽연합과 헝가리 간 마찰 극심. 반이민 극우 성향이 너무 심해 신종 파시즘 비난받을 정도. 이민자 문제가 대표적인 이슈. 지난해 유럽연합이 러시아 제재 들어갔을 때 헝가리는 유럽연합 회원국인데도 러시아 가스를 계속 사들이고 루블화 결제도 해주고. 그래서 러시아에 전쟁자금 내주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음. 

그러나 오르반이 푸틴과 가장 가까운 EU 지도자인 것은 사실이더라도 러시아 제재에 대해 유럽연합 안에서 거부권 행사하고 딴지 걸면서 주로 기금 지원 등 돈을 요구하는 입장이었음. 헝가리는 EU 법을 다방면에서 위반해 유럽연합 기금 지원이 보류된 처지. 


오르반은 얼마전 인터뷰에서 "헝가리에 대해 거짓말을 퍼뜨리면서 우리 동맹이 되려 하느냐"며 스웨덴과 핀란드를 비난함. 두 나라가 헝가리 정치상황 과거에 비판했던 것에 대한 앙갚음. 6일 표결은 미뤄졌지만 의회 토론을 열렸는데 여당 의원들은 핀란드와 스웨덴 대표들이 헝가리를 모욕했다면서 열변을 토했다고. 하지만 결국은 승인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 그 대신 경제적 이득을 얻어내려 할 것.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있었던 이유는

러시아와의 오랜 악연, 하지만 독립과 치열했던 전쟁 이후 소련/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균형 추구. 그런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가안보의 기본 전제가 변함. 결국 나토가입 결정.

 

3월 1일 핀란드 의회는 나토 가입신청 의결. 국경 경비 강화 작업도 시작됨. 핀란드 남동부 러시아와 이어지는 이마트라 국경검문소 일대 3km 걸쳐 울타리 강화. 6월말까지 끝낼 예정. 3억8000만유로 들여서 러시아와의 국경 70km에 걸쳐 2025년까지 울타리 정비하고, 그 외 200km 국경에는 3m 높이 철조망 설치한다고. 러시아로부터의 대량 이주를 막기 위한 목적이 큼. 

 

Senior border guard officer Juho Pellinen walks along a fence marking the boundary area between Finland and Russia near the border crossing of Pelkola, in Imatra, Finland on November 18, 2022. Alessandro Rampazzo/AFP/Getty Images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있었던 이유는

노르웨이는 스웨덴의 지배를 받다가 1905년 평화적인 ‘연합 해체’ 형식으로 독립. 북유럽 안보 문제와 나토 가입 문제는 스웨덴-노르웨이 관계와 엮어서 봐야.

스웨덴은 전통적으로 중립국 지위. 2차 대전 때에도 참전하지 않은 나라. 하지만 이면이 있음. 1939년 11월 소련이 핀란드를 공격하면서 북유럽 위기. 이어 1940년 독일이 노르웨이 공격. 스웨덴이 전통적으로 위협으로 느껴온 것은 러시아였기 때문에 러시아가 핀란드를 침공했을 때에는 중립 외피 속에서도 어느 정도는 도왔다고. 하지만 노르웨이를 공격한 것은 스웨덴과 우호적이었던 독일이었고, 스웨덴은 곧바로 중립을 내세워 도움을 거절함. 노르웨이 국왕 망명도 안 받아줌.

그 당시부터 2차 대전 끝난 뒤 상당 기간 북유럽 안보동맹 이야기가 나왔으나 각국 입장이 달라 실현되지 않음. 어떤 스웨덴 학자의 표현을 빌면 “노르웨이는 스웨덴과의 연합 비슷한 어떤 것에도 동의할 수 없었고, 스웨덴은 자국과 노르웨이를 동등하게 대할 마음이 없었다”고. 

 

프랜시스 세예르스테드, <사회민주주의의 시대>

스웨덴이 러시아의 군사행동을 막아주는 잠재적 보호막이긴 하지만 북유럽 안보동맹으로 묶이게 되면 스웨덴에 휘둘린다는 생각에 노르웨이는 1949년 덴마크와 함께 나토 가입. 반면 스웨덴은 가입하지 않음. 노르웨이 영토에 나토 기지가 주둔하게 되고, 덴마크와 노르웨이에 핵무기가 배치될 수 있었기 때문에 스웨덴은 여기에 적극 반대. 스웨덴은 한때 자체 핵무장을 신중히 검토했으나 비무장 쪽의 견해가 승리했음.

유럽연합 가입 문제에서도 다른 길. 당초 스웨덴은 덴마크, 노르웨이와의의 북유럽 관세동맹을 주장. 그러나 노르웨이는 경쟁력이 높은 스웨덴의 산업부문, 덴마크의 농업부문과 경쟁하길 원치 않아 자유무역을 꺼려 했고 유럽연합 가입 안 함. 
(물론 그러면서도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경제적으로나 안보에서나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고.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지 않음으로써 안보 체제에서 고립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르웨이가 통신 채널이 돼서 애를 많이 써줬다고. 전후 스웨덴이 나토 회원국이 아니면서도 군사원조를 받았는데, 여기에도 노르웨이가 역할을 했다고.)

'위스키 온더락스'에서 잠수함 침범까지, 스웨덴과 러시아와의 관계

루스(러시아)라는 말이 원래 러시아에 정착한 북유럽 바이킹의 지도자를 가리키는 말에서 나왔다고. 12세기 이래로 중세 스웨덴과 러시아 사이에 10여차례 전쟁. 17세기 발트해를 둘러싼 전쟁에서는 러시아가 승리, 결과적으로 스웨덴은 역내 강대국 자리를 잃음.

 

1700년 대북방전쟁에서는 스웨덴군이 모스크바까지 갔지만 결국 패배. 이 때 러시아군이 스웨덴 포로들 잡아갔고. 시베리아 등지로 강제이주시키기도. 상트페테르스부르크를 건설하는 데에도 스웨덴 포로들이 동원됐다고. 19세기 유럽이 나폴레옹 전쟁에 휩싸였을 때 러시아는 스웨덴을 공격. 그 시기에 핀란드가 러시아로 넘겨졌음. 

냉전 시절 1981년 소련 잠수함이 스웨덴 영해로 들어간 사건. 위스키급 잠수함이라 해서 ‘위스키 사건(Whiskey on the rocks)’이라고들 하는데. 21세기 들어와서도 관계는 계속 냉랭. 2008년 조지아의 일부 지역이 분리독립을 선언하자 러시아가 냉큼 이를 공식화. 그러자 스웨덴은 이를 히틀러의 공격에 비유, 마찰. 메드베데프, 2009년 유럽연합과 러시아 간 정상회담이 스톡홀름에서 열리게 되자 '중립적인 장소가 아니다'라며 반발하기도.

 

NATO Secretary General Jens Stoltenberg during a joint press conference with Sweden's Prime Minister Ulf Kristersson after a meeting with all Swedish party leaders who are in favor of a Swedish NATO membership in Stockholm, Sweden, Tuesday, March 7, 2023. (Jonas Ekstromer/TT News Agency via AP)



문제는 2014년 우크라이나 마이단 혁명과 동부 분쟁 시작된 이후. 서방이 러시아 제재 들어가고 러시아와 유럽 간 긴장 고조. 러시아가 그럴 때에 늘 자극하는 것이 스웨덴. 바다로 유럽 본토와 좀 떨어져 있고. 무엇보다 나토 동맹국이 아니니까.
러시아 폭격기들이 수시로 발트해 지나가면서 스웨덴 영공 근처에서 작전. 러시아 잠수함들 몇 차례 스웨덴 근해 출몰. 2014년 러시아 잠수함이 스웨덴 영해에 들어갔다가 스웨덴 군사당국에 적발됐고 이듬해 좌초된 러시아 잠수함 스웨덴 영해에서 발견. 
 
2018년 영국에서 러시아인 독살사건. 러시아는 자신들 짓이 아니라며, 이 사건에서 사용된 독극물은 스웨덴도 생산한다고 주장. 결국 이 말싸움으로 양국 외교관 맞추방까지. 그 때 러시아와 긴장이 높아지자 스웨덴은 냉전 끝난 이후 처음으로 자국민들에게 전쟁 대비 팜플렛 배포. 2020년10월에는 발트해에서 러시아 군사행동 경계하기 위해 군사비지출을 5년 안에 40% 늘리기로 결정.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들어가면 러시아는 누구를 위협할까

러시아는 당연히 격앙된 반응. 작년 12월 푸틴이 미국과 나토에 이른바 ‘안전보장’ 문서화 요구. 스웨덴 나토 가입하면 ‘심각한 군사적 정치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하면서, 그리고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가입 하겠다고 밝혔을 때, 계속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고.

 

하지만 스웨덴과 핀란드를 상대로 도발을 할 가능성은 낮음. 두 나라의 안보관련 기관들은 나토 가입과 그로 인한 러시아의 반발에 따른 안보위협 등을 면밀히 평가, 나토 동맹에 들어가는 쪽이 낫다는 결론을 내린 것.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추가 도발에 나선다면, 그 상대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아닌 옛소련권에 속해 있던 발트3국(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쪽일 가능성이 훨씬 높음. 러시아가 조지아에 이어 우크라이나(그리고 몰도바)에서 벌인 일들은 독립적인 주권국가임을 인정치 않고 러시아에서 떨어져나간 조각들로 여기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줌. 그만큼 위기의식이 크기 때문에 발트3국이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에 열심인 것. 

주권국가들의 동맹 가입을 가지고 러시아의 행위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을 부른 것이니까.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추구한 것 자체도 러시아의 위협 때문. 냉전 끝나고 독립 뒤 나토 가입 타진하다가 한동안 뜻을 접었는데 2014년 러시아가 동부 분란을 일으킨 뒤 우크라이나 의회와 정부가 강경한 반러시아 친서방으로 돌아섰던 것. 결과를 원인으로 돌려서는 안 됨.

나토에 들어가려는 나라, 가입 불발된 나라는


나토 가입하려면 희망 국가가 행동계획을 내놓고 기존 회원국 모두의 승인을 얻어야. 지금 가입신청을 내고 협상중인 나라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핀란드, 스웨덴 3개국. 

가장 최근에 가입한 북마케도니아 사례: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에 그리스가 계속 반발하면서 두 나라 간 마찰. 그 문제로 그리스가 나토 가입 반대. 마케도니아와 그리스 정상이 2018년 6월 협상을 해서 프레스파 협정 체결, 이듬해인 2019년 2월 마케도니아가 '북마케도니아'로 국명을 바꿈. 그리스의 반대를 무마한 뒤 곧바로 가입의정서에 서명했고 1년 여 뒤인 2020년 3월 27일 회원국이 됐음. 

 

2022년 6월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nbsp;WPA Pool/Getty Images



러시아의 반대+나토 회원국 사이의 이견으로 가입하지 못한 나라도. 대표적인 예가 조지아. 2008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잠재적인 회원국이라는 공감대가 이뤄졌지만 곧이어 러시아의 조지아 침공이 벌어짐.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미국이 물러섬. 2014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조지아가 "회원국으로 가는 길"에 있지 않다고 말함.

카타르도 2018년 6월 NATO 가입 의사를 밝혔으나 NATO는 창립조약 10조에 따라 유럽 국가들만 추가로 가입할 수 있다며 거부. 카타르와 나토는 현재 안보협정을 통해 협력하는 상태.

나토 회원국들은 동맹 체제에 어느 정도 기여하나


미국이 나토 예산 4분의3을 메우고 있는 형편. 원래는 각국이 GDP의 2% 이상을 국방예산으로 지출하기로 돼 있지만 실제 그렇게 하는 나라는 없고. 독일이 미국 트럼프 정부 때 압박이 심해지자 2% 맞추겠다고 약속, 방위비 늘리고 있는 정도.

회원국들의 나토 참여 여부는 제각각. 예를 들어 창립회원국인 덴마크, 아이슬란드, 노르웨이는 자국 영토에 영구적인 기지나 핵탄두를 두지 않겠다고 선언. 또 작전 대상 국가의 요청이 없는 한 나토연합군의 군사활동에서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힘. 다만 덴마크는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나토 출범 이전부터 미군이 가지고 있던 툴레 공군기지는 그대로 두도록 했는데, 나중에 이 기지의 핵무기 배치가 드러나면서 덴마크 안에서 큰 논란. 

 

[구정은의 '수상한 GPS']미사일과 우라늄, 그린란드의 선택은

프랑스는 196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드골-미테랑주의' 정책 아래 나토 회원국이면서도 독자적인 군사안보 노선을 추구. 그러다가 니콜라 사르코지 정부 시절인 2009년에 나토 통합사령부와 국방계획위원회에 복귀하기로 했음. 그러나 여전히 미국이나 영국과 달리 핵잠수함 등의 운용에서 독자노선 걷고 있음.

 

나토와 비회원국들의 협력관계는


냉전 끝나고 1994년 나토는 '평화를 위한 동반자 관계(PfP) 프로그램'을 만들어 역외 국가들과의 안보협력을 확대. 나토가 파트너 국가들과 양자관계를 맺고, 파트너 국가가 제각기 군사협력의 범위를 결정.
소련 무너지고 출범한 러시아 중심의 국가간 협력기구인 독립국가연합(CIS) 회원국들도 모두 파트너십 맺고 있음. 1997년에는 유럽-대서양 파트너십협의회(EAPC)가 설립. 나토 회원국이 아닌 나라들까지 포함해서 50개국이 참여하는 군사협력기구. 

2001년 9.11 테러 뒤 미국이 아프간을 공격, 대테러전을 시작하면서 나토의 새로운 역할이 논의대상이 됐음. 유럽연합은 2002년 12월 '베를린 플러스 협정'에 따라 나토와 포괄적 협정에 서명. 국제적인 위기상황에서 유럽측 회원국들이 행동하기를 원할 경우에, 나토 전체가 찬성하지 않더라도 나토 자산을 사용할 수 있게 한 것. 북대서양조약 6조에는 나토의 작전범위가 '북회귀선 이북'으로 제한돼 있음. 그래서 유럽국들이 이를 피해갈 수 있는 길을 연 것.

 

나토 공군기지가 있는 독일의 람슈타인 미군기지. WIKIPEDIA



이스라엘, 북아프리카 국가들과도 협력하기 위해 1994년 '지중해 대화'를 만들었고. 2004년에는 중동 국가들을 연결하는 '이스탄불 협력 이니셔티브'가 만들어짐. 이를 통해서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아랍 6개국이 가입된 걸프협력회의(GCC)와도 협력할 길이 열림. 

 

데이비드 바인, '기지 국가'

다만 이 모든 협력관계들은 나토의 규약이나 제도로 규정된 것들은 아님. 1998년 나토는 확대나 파트너십을 제도화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정했음. 그 대신 비회원국들과의 협력을 늘릴 수 있도록 일반지침을 만들었음. 2000년 나토 내부의 합의에 따라 협력 국가들은 '접촉국가(Contact Countries)'라는 용어로 정리. 그 외에는 파트너 등으로 관계를 규정. 남미의 콜롬비아도 몇년 전부터 파트너가 됐고. 요 몇년 사이에는 호주, 뉴질랜드, 일본 한국이 이른바 중국의 부상에 대처하기 위해 나토가 주된 협력대상으로 삼는 나라로 부상. 

 

[한겨레21] 흑해에 꽂은 미국의 칼... 바이든식 '근육 자랑', 줄 서는 나라들

우크라이나는 회원국이 아니지만 2014년부터 일종의 배려 내지는 안전보장 제스처 차원에서 나토와 흑해에서 합동 군사훈련. 2021년 훈련 때 남아공 이집트 인도 일본 한국 등등 거의 세계 주요국들 망라하는 대규모 훈련. 이 훈련에 러시아는 거세게 반발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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