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인 듯. 개와 고양이 중에 어느 편을 고르라고 한다면 당연히 고양이를 고를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 적 있다. 굳이 두 종류 중에 고르지 않고 이 세상 수많은 유전자 조합들에 문을 열어놓는다 하더라도 나는 고양이 부류의 인간이다. 전생에 만일 어떤 동물이었다고 한다면, 필시 나는 고양이였을 것같다. 필립 풀먼의 3부작에는 자신과 영혼을 같이 하는(사실상 우리 세계에서 영혼이라 부르는 것과 동일한 존재인) 데몬이라는 것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그 소설을 읽으면서 떠올린(혹은 상상한) 나의 데몬은 의심의 여지없이 고양이였다. 다만 그 고양이의 털이 까만지 하얀지 혹은 파란색인지 황금색인지 얼룩덜룩한지에 대해서만 상상의 여백이 있었을 뿐, 나의 데몬은 물을 필요도 없이 고양이였다. (개와 고양이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