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은 추울까. 좀전에 잠시 햇빛이 나는가 싶더니, 또다시 하늘이 회색으로 변했다. 비나 눈이 올 것 같은 날씨다.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행복한 토요일이었던 어제는 아침 9시에 일어나 집 뒤편 가게에 갔다온 것 외에는 하루 종일 집 안에서 뒹굴며 잠을 잤다. 가게에 갔다오는 길에 보니 보도블럭에 떨어진 물 자국이 미끄러웠다. 설마 저게 얼음이랴 싶었는데, 차들 지나가지 못하게 막아놓은 시뻘건 드럼통 위에 고인 것이 분명히 얼음이었다. 가게 아저씨는 '얼음이 얼었네요' 하는 내 말에 무슨 봉창두드리는 소리냐는 듯이 '오늘 영하잖아요' 라고 했는데, 얼음이 언 것을 보니 그제서야 겨울이 왔다는 것이 실감났다. 오늘은 아예 찬 공기 속으로는 콧배기도 내밀어보지 않은채 집안에 틀어박혀 온돌공주 노릇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