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딸기의 하루하루 251

20241017 일기

머릿속이 복잡하다. 내 머릿속이 복잡한 일이 자주 있지 않은데 ㅎㅎ 대학원도 다녀야 하고 그러니 대학원 학비도 벌어야 하고 하고 있는 일 중에 점점 마음이 떠나가는 것도 있고. 간만에 출장 다녀와서 마음이 어수선하기도 하고. 자신감은 원래도 없었지만 더 없어지고 있고. 자신감이 아니라 늘 재미로 무언가를 해왔는데 재미가 없다=마음이 가지 않는다=자신이 없어진다. 다음달 오빠 10주기 추모 모임도 생각해야 하고. 지금도 잘 모르겠다. 어떻게 그렇게 일찍 세상을 떠날 수가 있어? 그리고 오늘 우리 홉이가 제대함.

툴루즈 로트랙 전시회

선릉역 부근 마이아트뮤지엄에서 하고 있는 툴루즈 로트랙 전시회. 로트랙을 특별히 좋아한다기보다는 라는 작품을 너무 좋아해서 항상 마음에 담아 두고 있는데. 주인공을 칠하지 않고 비워두는. 구도가 매우 역동적. 는 오지 않았고 이번 전시회는 판화작품만. 하지만 작품 숫자도 많고 기대 이상으로 알차고 재미있았다. 이 작품 인상적이었음. 이 작품도 구도가 특이하고. 서커스 판화집 작품들 하나하나 다 좋았음. 맨 마지막 전시실은 로트략 외의 19세기 말 아르누보 포스터 작품들. 순간 알폰스 무하인 줄 알았으나… 이것도 무하는 아니었고… 이제 진짜 무하. 아르누보에 무하 안 나오면 안 되지. 무하의 사계. 정말 이쁘당. 전시장 벽 색깔이 참 이뻤다. 영화 보면 아르누보 풍으로 색깔이 정말 정말 이쁘다. 이번 전시..

푸바오와 ‘판다 외교’

미국 닉슨 시절의 미-중 화해와 판다 외교가 유명하지만 판다가 정치적 선물이 된 것은 오래 전부터다. 다만 외교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청나라 때 쓰촨이나 티벳 동부 주민들이 중국 정부에 판다를 공물로 보냈다고 한다. 현대 판다 외교의 첫 번째 사례는 1941년 장제스 부인 쑹메이링이 국민당을 지원해주는 미국에 판다를 보낸 것이다. 미국에 판다가 간 것이 처음은 아니었고 1937년 미국인이 시카고 동물원에 처음 판다를 들여갔는데 외교적 차원에서 처음 간 것이 1941년 여름이었다는 얘기. 장제스 부인의 '판다 외교' 쑹메이링 여사가 살아 있는 판다를 포획해오게 해서 충칭으로 잡아온 뒤 미국 브롱크스 동물원으로 보내게 했다. 충칭에 있던 미국 라디오 리포터가 사회를 맡아서 미국 황금시간대에 중계되도록 기념..

남양주 비루개 식물원 카페

2021년 8월 14일 토요일. 좀 멀긴 했다. 이 무렵 강화도 조양방직 다녀오고 나서 서울 근교 카페를 한동안 찾아다녔다. 회사 그만두고 놀게 되면서 주말에 아주 신이 났던 모양이다. 비루개에 갔던 날은 남양주 목향원이라는 식당에 들러서 1인당 2만원(으로 기억; ; 가물가물) 하는 숯불돼지구이와 쌈을 먹었는데 제법 훌륭했던 기억이. 수국을 많이 본 날이었다.

100년 된 물건들이 들어왔다

엄마네 집 이사를 앞두고, 오래된 물건들을 우리집으로 가져왔다. 놋쇠 상자는 외할아버지가 20대 때 만드신 거라고 한다. 외할아버지가 1900년대 초반생이시니까 100년 가까이 된 물건이다. (비포 사진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못 찍었음.) 우리 집 재미난 여대생과 함께 어제 오후 내내 과탄산소다와 식초를 가지고 수세미로 문질렀다. 거의 암갈색이던 것을, 비록 얼룩이 남아 있긴 하지만 반짝거릴 정도로 환하게 만들었다. 안에는 금은보화를 넣어놨…..;; 외할아버지는 내가 서른 무렵에 돌아가셨지만 할아버지와 얽힌 추억은 별로 없다. 늦게 결혼하셔서 늦게 엄마를 낳으셨기 때문에 다른 집 할아버지들보다 훨씬 연세가 많았다. 그래서 내게 할아버지는 언제나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나이 드신 분이었다. 선원이었고 ..

삼각지-남영동-용리단-이태원 식당 카페

삼각지 고가차도 부근 시후쿠- 고가도로 아래 구석탱이에 있는데다 넘 작아 보여서 자리 없는 줄 알고 안 갔는데 알고 보니 안쪽에 자리가 생각보다 넉넉하게 있었음. 유케동(육회), 규동, 믹스동, 차슈면, 쿠로마요라멘을 먹어봤는데 다 맛있었음. 다음에 가면 탄탄면도 먹어보고, 꼭 음식 사진을 찍어보겠음. 밀도메인- 베르디움 1층 조그만 빵집. 청년들이 하는데 빵 겁나 맛있음. 달달이는 없고 주로 식량(?)용 빵들. 오전에 가서 갓구운 거 사다 먹은 뒤 빵에 대한 나의 세계관이 바뀌었음. 몽탄- 고기가 좀 느끼. 기름기가 많음. 내 취향은 아님. 맛은 있지만 그렇게까지 대기하고 먹을 일인지. 숯불나라가 더 좋음. 또한 몽탄은 알바와 직원들을 막 대한다고 함 용산 양꼬치- 양 통다리구이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안..

봄, 산책

늘 걷는 길. 늘 예쁘고 오늘도 예쁨. '용한집' 들어오면서 산책길 대로변 코스의 분위기는 매우 어수선해졌지만. 그래도 공원 들어오면 분위기가 너무나 좋다. 용산가족공원에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넘어 오는 길의 연못. 오솔길을 지나 박물관 마당으로. 석탑은 언제나 좋음. 호수와 정자도 좋음. 수국이 핀 걸 보니 여름인가 보다. 몇 분만 걸어 나오면 이런 풍경으로 바뀐다.

[근교 카페] 강화도 조양방직

도통 돌아다니는 일이 없었는데, 일을 그만두면서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진 관계로 요즘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습니다. 2주 연달에 주말에 찾아갔던 곳, 조양방직. 강화도에 가본 것이 30년만입니다. 그때 나름 (인터넷 시절도 아니었는데) '맛집'이라고 찾아갔던 식당이 있었어요. 인터넷 검색해보니 너무 유명해져서 서비스와 음식이 나빠졌다고 해서 패스. 그 대신에 '대청마루'라는 솥밥집을 갔는데 매우 만족. 이제 어디 가볼까, 하다가 들른 곳이 조양방직입니다. 조양방직은 1937년 홍재용, 홍재묵 형제가 설립한 방직공장이다. 설립 당시 125,000원(현시가 60억 원 내외)의 자본금으로 시작하였으며 700여 평의 2층 건물과 50여대의 직조기를 갖추고 인견과 마직물 염색을 주로 하였다. ... 홍씨 집안이 ..

광화문의 아랍 건축, 그리고 오만 이야기

서울 광화문, 한글길을 살짝 올라가면 한국에서 보기 드문 아랍풍 건물이 보입니다. 주한 오만대사관입니다. 아마 지나치는 분들 모두 한번씩 고개를 돌려 쳐다봤을 겁니다. 건물이 정말 이쁘거든요. 이국적인 모양새 때문에 '들어가서 구경하고 싶다'고 늘 생각했는데, 며칠 전 기회가 왔습니다! 이란 전문가인 구기연 박사님 덕분에 중앙일보 채인택 선배, 한겨레 조일준 기자와 함께 오만대사관을 방문했습니다(이분들과 친하게 지내면 즐거운 일이 좀 생깁니다 ㅎㅎ).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당연히 문. 아랍/이슬람 건축에서 가장 예쁜 것은, 아니 어느 곳의 건축을 찾아가도 가장 마음에 담기는 것이 제 경우에는 문이더라고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지하로 내려가 대사관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실내도 이쁘죠? 넓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