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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캄보디아] 캄퐁 플럭 수상촌

내려서 사람들 만나본 것도 아니니 가봤다고 하기도 뭣하지만. 시엠립에서 두번째 투어. 가는 길에 들러 본 시장. 바나나 튀김이 보여서 냉큼 사먹었다. 이건 지나칠 수 없지(라고 하면서 바나나도 사먹고 땅콩도 사 먹음). 전기는 대체로 다 들어와 있는 것 같은데 등유를 병에 넣어 시장에서 파는 걸 보면 아직 전기화가 많이 부족한듯. 수상촌은 밤에도 거의 한 집 한 전등인 것 같았고. 수상촌 초입에서 배를 타고. 똔레삽 호수의 수상촌이 몇 곳이 있는데 대부분 베트남에서 넘어 온 사람들이 사는 곳이고 여기 캄퐁 플럭은 캄보디아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에 그래도 땅에 말뚝을 받고 있는 집들이 많이 늘어서 있다. 지금 건기라 물이 말라서 기둥이 다 드러나 있는데 우기에는 바로 밑에까지 ..

[2023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따프롬. 바욘

캄보디아 시엠립. 올만에 요니도 포함된 가족 여행. 앙코르 패스 3일권 일인당 62달러. 들어가며 본 모습. 앙코르와트는 역시 장관이다. 가이드는 꽝이었음 다음 방문지는 따프롬. 나무에 잡아먹힌 사원으로 워낙 유명한 곳이다. 2009년에 방문했을 때보다 나무뿌리들이 그래도 많이 정리가 되어 있는 것 같았다. 당시엔 인도팀이 와서 복원을 도와주고 있었는데. 2009년의 앙코르와트 2009년의 따프롬 그 다음은 바욘 사원. 사실 멋있기는 앙코르와트보다 여기가 더 멋있었다. 원숭이도 많고.

[구정은의 '세계, 이곳'] 내전, 지진... 알레포의 진짜 적은 어쩌면

지진이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를 강타했다. 시리아 최대도시 알레포의 유적도 피해를 입었다. 인프라는 내전으로 이미 무너진 상태였다. 툭하면 정전에, 콜레라마저 돌고 있었다. 그런 곳에 지진이 겹쳤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건물이 무너져 주민들을 덮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AFP통신은 가족 12명을 잃은 남성의 절규를 전했다. "잔해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구출할 방법이 없다, 구해줄 사람도 없고 장비도 없다." 내전은 거의 끝났다지만 알레포는 여전히 정부가 통치하는 지역과 야당 혹은 무장세력 구역인 곳으로 나뉘어 있다. 그러니 효과적인 구조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얼어붙은 날씨와 비바람마저 구조를 방해한다. 내전 기간 도시에서 공방이 벌어지는 동안 어떤 이들은 20여차례나 피란길에 올랐다 ..

이란, 신정체제, 혁명수비대, 경제상황

참 복잡하고 흥미로운, 하지만 지금은 참혹해진 이란. 그리고 우리에겐 잘 와닿지 않는 신정체제. 이란 헌법 2조- "유일신만이 주권을 갖고 입법권을 갖는다" 물론 실제로 그렇게 종교만으로 정치가 이뤄지지는 않음. 1979년 혁명으로 이란 정부(Neẓām)가 수립됨. 행정부, 입법부(마즐리스), 사법부가 있다는 점은 보통 공화국들과 같음. 1) 행정부-다른 걸프 왕정들과 달리 대통령 직선제, 4년마다 선거로 정권교체. 지방정부도 선거로 뽑음. 그래서 미국의 '독재국가 이란' 비판에는 허점이 많음. 2) 입법부-의회도, 지방의회도 선거로 뽑음. 3) 사법부- 형식적으로 대부분의 국가들과 비슷한 법체계를 가지고 있음. 이렇게만 보면 형식적 민주주의가 있다고 봐야. 하지만 실제로는 대통령 위에 최고지도자 & 혁..

존 엘리엇, <대서양의 두 제국>

대서양의 두 제국 - 영국령 아메리카와 에스파냐령 아메리카 1492~1830 | 트랜스라틴 총서 19 존 H. 엘리엇 (지은이), 김원중 (옮긴이). 그린비 2017-08-30 갈레아노의 을 읽고 다른 책들도 좀 샀는데, 를 연달아 읽기 전에 오랫동안 꽂아두고 있던 이 책을 먼저 읽는 게 좋겠다 싶어 꺼내들었다. 일종의 크로스체크랄까. 결론적으로, 아주 도움이 됐다. 갈레아노의 책이 '얻어맞고 억눌리고 싸운'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영국 학자 엘리엇의 이 책은 반대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책의 주제이자 목적은 두 제국의 지배를 받은 아메리카, 즉 미국과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적 경로가 어떻게 발전해갔으며 무엇이 그들을 다르게 만들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식민지 정복 이후 두 아메리카 세계의 궤적을 훑..

딸기네 책방 2023.01.28

[구정은의 '현실지구'] 세계 경제는 러시아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의 4층집. 빨간 발코니와 빨간 간판에 “인도 최대 경제 마하라슈트라” “웰컴 투 마하라슈트라”라는 글이 쓰여 있다. 해마다 이곳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에 맞춰 인도 마하라슈트라주가 매입한 건물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 집의 이름은 ‘러시아 하우스’였다. 러시아의 포럼 참석자들이 숙박을 하기도 하고, 참석자들을 불러모아 경제발전을 선전하고 투자를 받고 거래를 트는 데에 쓰던 공간이었다. 경제무역장관을 지내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막심 오레슈킨, 푸틴 측근 겐나디 팀첸코가 지분을 가진 화학회사 시부르 등이 이 건물을 사서 2018년부터 운영해왔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다보스에 대표단을 못 보내게 된 올해 이 ..

[구정은의 '수상한GPS'] 즉위 10년 프란치스코, 바티칸 달라질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각) AP통신과 인터뷰를 하면서 동성애를 범죄로 처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신은 모든 자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고 했고,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해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한다. 형사적인 죄와 종교적인 죄를 구분하면서, 동성애가 종교적 즉 기독교 관점에서는 죄악일지 몰라도 세속법으로 형사처벌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다. 교황은 동성애를 범죄로 다루는 법이 “부당하다”며 가톨릭교회가 이런 법을 없애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도 말했다. 동성결혼을 ‘시민결합’ 등의 형식으로 인정해서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보호해주는 곳들이 늘고 있지만, 동성애 지향을 갖고 있거나 그 사실을 밝히는 것만으로도 범죄자로 처벌하는 나라들이 적지 않다. AP에 따르면 현재 67개국..

[2022 이탈리아] 베네치아, 페기 구겐하임에서 만난 작품들

이제는 가물가물해진 이탈리아 여행. 반년도 훌쩍 넘었다. 이제야 사진을 정리하는 게으른 여행자. 마냐님이 억지로 끌고 가서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의 작품들을 보았는데 생각보다 좋았다. 전시의 주제는 초현실주의. 설명이 많았는데 거의 읽지 않았고 그나마도 당연히 까먹었음. 하지만 재미는 있었다. 모리스 허쉬필드는 이 전시회에서 처음 접했는데, 1930~40년대 미국 화가라고. 어딘가 모르게 남미스러웠는데 정작 화가는 폴란드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이다. 옷공장에서 일하다가 일을 그만둔 뒤에 독학으로 미술을 배웠는데, 그림을 시작한 것이 1937년, 65세 때였다. 그래도 화랑가의 관심을 받았고, 짧은 작품활동 뒤 1946년 사망. 그러니 작품을 남긴 기간이 9년밖에 되지 않는다. MoMa - Morr..

[구정은의 '수상한 GPS'] 돌아온 룰라, 그때와 지금의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일 취임했다. 2000년대 2번 연임, 이번이 3번째 집권이다. 지난해 10월 노동자당(PT) 후보로 다시 대선에 나와 자이르 보우소나루 당시 대통령에게 승리했고 보우소나루는 지난해 말 미국으로 떠나서 새 대통령 취임식에도 안 왔다고 한다. 1945년생이고 상파울루 노동자 출신이다. 1970년대 말 브라질 군사독재 기간에 노조 운동을 이끈 지도자였으며 1980년 군사독재정권이 끝난 뒤 노동자당 창당 주역이 됐다. 1986년 상파울루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진출했다. 1989년, 1994년, 1998년 대선에 출마했지만 모두 낙선. 그래도 1990년대 브라질 대통령은 종속이론가인 좌파 지식인 엥히케 카르도주였고, 그 시절에 노동자당은 브라질 정치..

<불의 기억>, 갈레아노가 들려주는 아메리카 서사시

불의 기억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박병규 옮김. 따님. 갈레아노의 , , 그리고 모두 너무 좋았다.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을 읽지 않은 게 늘 아쉬웠는데 누구누구님의 뽐뿌질에 결국 넘어가 작년에 책을 샀다. 그리고 올해의 첫 책은 이걸로 정했다! 역사책 아닌 역사이야기, 책이라기보다는 노래이고 시이고 이야기. 처참하면서도 아름답고, 생생하다. 유럽인들의 문법대로 정리하지 않아도 '역사는 현재다'. 마음과 기억 속에 남아 있으니까. 노래와 그림 속에 살아 있으니까. 갈레아노가 보여주는 것은 그런 노래, 그런 그림들이다. 신랄함과 함께 특유의 유머가 살아 있다. 그래서 더 신랄하다. "북쪽 지방의 큰 호수 옆에 살던 소녀는 문득 자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놀라운 세계에 눈을 뜬 소녀는 모험의 길..

딸기네 책방 2023.01.05